거북놀이

1. 본문

거북놀이는 한국의 전통 민속놀이 중 하나로, 주로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서 추석날 저녁에 행해집니다. 마을 사람들의 무병장수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잡귀와 잡신을 쫓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거북놀이의 유래거북놀이의 유래는 정확하게 기록된 바는 없지만,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 수로신화: 삼국유사에 수록된 수로신화의 <구지가>에 거북이 등장하는데, 주술적인 의미로 소원을 비는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거북놀이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거북이 물의 상징으로 농경 사회에서 중요한 존재였음을 보여줍니다.
• 설고총서: 신라 문무왕 때 공주의 병을 고치기 위해 15세 소년들에게 수수잎으로 거북을 만들어 놀게 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을 근거로 한다면 거북놀이의 주 연령층이 15세 정도의 청소년이며, 병을 고치는 목적으로 행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구전 설화: 경기도 이천 지역에서는 신라 문무왕 때 공주가 병이 나자 소년들에게 수숫잎으로 거북이 탈을 만들어 쓰고 놀게 했더니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거북놀이 방법1. 거북 만들기: 추석을 앞두고 마을 밭에서 수숫대와 수수잎을 모아 거북 모양을 만듭니다. 수수잎은 거북의 몸통을 꾸미고, 질라아비(거북을 이끄는 사람)의 복장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2. 길놀이: 거북이 만들어지면 거북몰이가 거북의 목에 줄을 매어 끌고, 농악대(꽹과리, 북, 소고, 징, 장구 등)가 풍물을 치며 마을을 한 바퀴 돕니다.

3. 집집마다 방문: 길놀이 후에는 비교적 부유한 집을 찾아가 대문 앞에서 수문장굿을 치고,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 마당으로 들어갑니다.

4. 굿과 축원: 마당에서 우물굿(용왕굿), 마당굿을 치고, 상쇠가 마을과 가정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축원을 합니다.

• "거북아 거북아 놀아라. 만석 거북아 놀아라. 천석 거북아 놀아라. 이 집에 사는 사람 무병장수 하사이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 무병장수 하사이다." (천안 지방)

5. 음식 대접: 거북이가 엎드려 움직이지 않으면 거북몰이가 집주인에게 먹을 것을 청하고, 집주인은 떡, 과일, 술 등의 음식을 대접합니다.

6. 다른 집 방문: 음식을 먹고 나면 거북이는 주인에게 절을 하고, 다시 춤을 추며 다른 집으로 이동합니다.
지역별 거북놀이

• 경기도 이천: 이천 거북놀이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놀이 과정과 기물의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천거북놀이보존회를 통해 거북놀이의 조사, 연구, 보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충청남도 천안: 천안 거북놀이는 고려 현종 때 가뭄과 흉년을 극복하기 위해 거북놀이를 했다는 유래가 전해집니다.
• 함안: 함안 지역 어린이들은 평상시에도 거북놀이를 즐겼다고 하며, 마을 간 친목과 단결, 그리고 장수와 평화를 기원하며 행해졌습니다.
• 충청북도 음성: 음성 거북놀이는 길놀이, 문굿, 샘굿(용궁굿), 터주굿, 조왕굿, 마당놀이 순서로 진행됩니다.

거북놀이의 의미거북놀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닙니다.

• 무병장수 기원: 거북은 십장생 중 하나로 장수를 상징합니다. 거북놀이를 통해 마을 사람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합니다.
• 마을의 안녕과 풍요 기원: 잡귀와 잡신을 쫓아내고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합니다.
• 공동체 의식 강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여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화합을 도모합니다.
• 수확에 대한 감사: 풍요롭게 수확한 것에 감사하는 수확 의례적 속성을 지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