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어업사건

2. 역사적 배경

분쟁의 발단이 된 상황은 다음과 같다. 분쟁 지역인 노르웨이 해안은 지리적으로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직선 거리로만 1500km가 넘는 긴 해안선은 전체가 산악 지형이며, 수많은 피오르와 만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또한, 수많은 섬, 작은 섬, 암초들이 해안선을 따라 흩어져 있는데, 이 중 일부는 'skjærgård'(암석 방벽)라 불리는 연속적인 군도를 형성한다. 이 때문에 육지와 바다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으며, 육지 지형이 바다까지 이어져 실제 노르웨이 해안선은 육지 지형의 가장 바깥쪽 선으로 간주된다.

이 해안 지역에는 예로부터 물고기가 풍부한 얕은 어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본토와 섬 주민들은 이곳에서의 어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해 왔다. 과거 수 세기 동안 영국 어선들이 노르웨이 해안 근처에서 조업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노르웨이 국왕의 항의 이후 17세기 초부터 약 300년간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1906년, 개량된 강력한 장비를 갖춘 영국의 트롤 어선들이 다시 나타나면서 상황이 변했다. 영국 어선들의 조업 활동은 노르웨이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했고, 지역 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에 노르웨이는 외국 선박의 조업을 금지하는 구역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후 양국 어선 간의 충돌 사건이 점차 빈번해졌고, 결국 노르웨이 정부는 1935년 7월 12일, 칙령을 통해 노르웨이의 독자적인 어업 구역을 설정하고 선포했다.

칙령 발표 이후에도 영국과 노르웨이 양국 정부는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948년과 1949년, 노르웨이 당국이 자국이 설정한 어업 구역 내에서 조업하던 다수의 영국 트롤 어선을 나포하고 처벌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결국 영국 정부는 이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