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천도운동

1. 본문

서경천도운동은 고려 인종 때 묘청과 정지상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서경 세력이 수도를 개경(개성)에서 서경(평양)으로 옮기자고 주장했던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이자겸의 난과 함께 고려 문벌 사회의 모순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경:

• 이자겸의 난 (1126년): 인종은 이자겸의 난을 겪으면서 개경 문벌 세력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자겸을 지지했던 세력이 많았기 때문에, 왕권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새로운 세력의 등장: 척준경 제거에 공을 세운 정지상을 중심으로 기존 개경 문벌 세력과 다른 새로운 세력이 성장했습니다. 이들은 여진(금)과의 관계에서도 자주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 개경파 vs 서경파: 자주적 문벌 세력은 대부분 서경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자연스럽게 개경파와 서경파의 대립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김부식은 개경파, 정지상은 서경파의 중심인물이었습니다.

• 묘청의 등장: 정지상 등 서경 세력은 정치적 변화를 위해 서경을 강조하며, 승려 묘청을 이용했습니다. 묘청은 풍수지리와 도참사상을 활용하여 서경 천도를 주장했습니다.
• 인종의 서경 행차 (1127년): 인종은 서경에 행차하여 척준경을 제거하고, 유신정교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정치 쇄신을 표방하는 것으로, 수도가 아닌 서경에서 발표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 서경 천도 주장: 묘청은 인종에게 서경에 신궁을 건설하고, 황제를 칭하며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고, 금나라를 정벌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고려의 자주성을 선언하는 것이었습니다.
• 개경파의 반대: 김부식을 비롯한 개경 문벌 귀족들은 서경 천도에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이들은 유교 이념을 바탕으로 사회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천도 좌절: 인종은 개경파의 반발과 여러 자연재해 등을 이유로 서경 천도를 포기했습니다.

• 묘청의 난 (1135년): 서경 천도 운동이 실패하자 묘청 등은 서경을 거점으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나라 이름을 '대위', 연호를 '천개', 군대를 '천견충의군'이라 칭했습니다.
• 반란 진압: 김부식이 이끄는 관군에 의해 묘청의 난은 진압되었습니다.

• 문벌 귀족 사회의 모순 표출: 서경천도운동은 고려 사회 내부의 모순, 족벌, 지역, 이념, 외교 정책 등의 대립을 보여주었습니다.
• 자주적 vs 사대적: 신채호는 저서 "조선사연구초"에서 서경천도운동을 '1천 년래 제일의 사건'으로 평가하며, 낭불 양가 대 유가의 싸움, 국풍파 대 한학파의 싸움, 독립당 대 사대당의 싸움, 진취 사상 대 보수 사상의 싸움으로 규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