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혼

2. 행적

잠혼은 황호(黃皓)와 함께 삼국지의 대표적인 간신으로 꼽힌다.^[3] 음험하면서도 아부를 잘하여 손호(孫皓)의 총애를 받아 구경의 반열에 올랐다.^[3] 토목공사를 일으키기 좋아하여 이를 부담하는 백성들이 고통스럽게 되자 민심이 오나라를 떠났다.^[3]

잠혼은 간사하게 손호에게 아첨하여 총신이 되었고, 멋대로 노역을 일으켜 백성을 괴롭혔다.^[3] 예를 들어 잠혼은 운양에서 북상하여 장강으로 이어지는 단도까지 운하를 파게 했고, 또한 두야(단양 소속)에서 소신(곡아 소속)까지 뚫어 운하 양쪽 둑이 산과 같다고 말할 정도로 엄청난 노력을 들여 공사를 했다.^[3]

280년 진나라에서 오나라 정벌군을 일으켜 공격해 오자 내부적으로 약화되어 있던 오나라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였다. 3월에 왕준이 이끄는 진나라 군대가 건업(建業)에 이르러 오나라가 망하기 직전이 되자 오나라의 신하 수백 명이 궁중에 있는 잠혼을 밖으로 끌어내 죽였다.^[3] 손호는 사람을 보내 막으려 하였으나 끝내 막지 못했다.^[3]

천새 원년(276년)에 세워진 『봉선국산비』에는 "상서혼"이라는 문자가 보인다.^[5] 그 후, 천기 2년(278년) 경에는 구경의 위위에 취임하여, 정부 시설의 수리를 상표했다.^[5] 궁문에서 주작교까지 양쪽에 부사를 짓고, 남녀가 다른 길을 가게 하기 위해 큰 길을 내고, 또한 양쪽에 높은 담을 쌓아 기와로 덮었다.^[5]

한편, 손호의 불합리한 분노를 사 장상이 처형될 뻔하자 상서였던 잠혼은 공경 이하 백여 명을 이끌고 머리를 조아리며 탄원하여 사형을 면하게 해 주었다는 행동도 있었다.^[4]

천기 4년(280년) 3월, 오나라가 진에 공격받아 진나라 군대가 건업에 육박하자 손호의 측근 수백 명은 머리를 조아리며 "병사가 무기를 들지 않는 이유는 잠혼 때문이다"라고 호소했다.^[6] 손호는 혼잣말로 "만약 그렇다면, 저 놈으로 백성에게 사죄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그들은 "알겠습니다"라고 즉시 잠혼을 체포했다. 손호는 잇따라 처형을 중지하는 사자를 보냈지만, 이미 죽은 뒤였다.^[6]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손호의 아첨하는 신하라는 점은 그대로지만, 신분은 환관 (중상시)으로 되어 있다(이야기 중에 잠혼을 황호에 비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진나라 군대에 괴로워하는 손호에게 장강에 쇠사슬과 쇠송곳을 설치하여 방해하는 계책을 진언, 실시했지만 『진서』「왕준전」과 마찬가지로 돌파당한다. 진나라 군대가 성 아래로 육박하자 군신들은 잠혼의 죽음을 요구했고, 손호의 명을 기다리지 않고 궁중에 몰려들어 잠혼을 찢어 그 살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