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흠지

1. 본문

정흠지(鄭欽之, 1378년 ~ 1439년)는 조선 전기의 문신입니다. 자는 요좌(堯佐)이며, 본관은 동래(東萊)입니다.
생애 및 업적:

• 관직: 사마시에 합격한 후 음보로 지평에 올랐습니다. 태종 8년(1408년)에는 민무질의 일파로 몰려 유배되기도 했으나, 이후 복귀하여 이조 정랑, 병조 정랑, 사간원 좌헌납, 사헌부 장령 등을 역임했습니다. 세종 즉위 후에는 집의, 지형조사, 대언, 지신사 등을 거쳐 이조 참판, 사헌부 대사헌, 형조 판서에 올랐습니다. 충청, 경상, 전라 3도의 순무사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 외교 및 군사: 함길도 도관찰사로 부임하여 새로 설치된 4진의 수비와 민심 안정에 공헌했으며, 중추원사(中樞院事)를 역임했습니다.
• 천문 및 역법: 경사(經史)에 능통하고 천문에 밝아 세종의 명으로 역법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세종은 정흠지, 정초, 정인지 등에게 명하여 《칠정산(七政算)》을 편찬하도록 하였는데, 이는 조선의 역법 체계를 정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칠정산은 내편과 외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편은 명나라의 대통력을 교정하여 날짜, 24절기, 한양의 일출 및 일몰 시각을 계산하고, 외편은 서역의 회회력법을 수정하여 일식과 월식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세종이 철원군에서 강무(講武)할 때 짐승을 많이 잡은 자에게 벼슬로 상을 주려 하자, 정흠지는 "지금 짐승을 많이 잡은 자를 벼슬시키면 뒤에 전공(戰功)이 있는 자에게는 장차 무엇으로 상을 주려고 하시옵니까."라고 간언하여 이를 중지시킨 일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