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

1. 본문

초분(草墳)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관을 땅 위나 돌 축대, 또는 평상 위에 올려놓고 이엉 등으로 덮어 임시로 매장하는 장례 풍습입니다. 지역에 따라 초빈(草殯), 외빈(外殯), 소골장(掃骨葬), 초장(草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초분의 절차:1. 임시 매장: 임종에서부터 입관, 출상까지는 유교식으로 진행하지만, 바로 땅에 묻지 않습니다. 대신 관을 땅이나 돌 축대, 평상 위에 놓고 이엉, 짚, 풀 등으로 덮어 1~3년 동안 그대로 둡니다.

2. 제사: 초분 기간 동안 명일(돌아간 날)이나 명절에는 초분 앞에서 제사를 지냅니다.

3. 탈육(脫肉) 및 본장(本葬): 1~3년 후 시신이 탈육되면 뼈만 추려내어 깨끗이 씻거나(세골장, 洗骨葬) 찧어서(증골장, 烝骨葬) 살을 모두 떼어낸 후 땅에 묻습니다(본장).
초분의 의미와 특징:

• 복장제(復葬制): 두 번의 매장 절차를 거치는 복장제라는 점에서 한 번의 매장으로 끝나는 유교식 장례(단장제)와 차이가 있습니다.
• 재생(再生)의 의미: 뼈를 깨끗이 씻어 묻음으로써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 임시 무덤: 초분은 최종적으로 하관하기 전까지 시신을 임시로 두는 곳입니다.

• 기원: 초분의 기원은 전파론과 독립발생론으로 나뉩니다.
• 전파론: 남방 문화 요소로서의 복장제 또는 세골장을 강조합니다.
• 독립발생론: 인간 정신성의 보편성에 의해 전파론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 분포: 과거에는 전국적으로 분포했으나, 현재는 주로 서남해안의 도서 지방에서 발견됩니다. 특히 전라도 지방에서는 씻김굿(무속의 사령제)과 복합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 효 사상: 조상에 대한 예의를 다해야 후손들이 덕을 얻는다고 믿었습니다.
• 전염병: 전염병으로 사망한 경우 초분을 하기도 했습니다.
• 객사: 객지에서 사망한 경우에도 초분을 했습니다.
• 경제적 이유: 집안이 가난하여 장지를 구하지 못하거나, 사망 당시 후손들이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초분을 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