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페이

2. 시술 과정

레너드 리 베일리는 로마 린다 대학교 메디컬 센터에서 베이비 페이에게 비비 심장을 이식하는 시술을 진행했다. 이 시술은 초기에 성공적인 것으로 보였으나, 페이는 21일 후 이식 거부 반응으로 인한 심부전으로 사망했다.

주된 사망 원인은 페이의 O형 혈액이 이식된 AB형 비비 심장에 대해 항체를 생성하면서 발생한 체액성 반응으로 분석된다.^[2] 이러한 혈액형 부적합은 당시로서는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O형 혈액을 가진 비비는 전체의 1% 미만으로 매우 드물었고, 로마 린다 대학에서 기증자로 고려할 수 있었던 어린 암컷 비비 7마리는 모두 AB형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다.

베일리는 적절한 인간 아기 심장을 구할 시간이 부족하여 비비 심장을 선택했다. 그는 페이의 몸이 동종응집소를 생성하기 전에 인간 심장으로 동종이식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적합한 기증자를 제때 찾지 못했다. 이 시술 이전까지는 인간 심장을 이용한 유아 심장 이식조차 성공 사례가 없었는데, 이는 유아용 인간 심장 자체가 매우 부족했기 때문이다.^[1]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일리는 오랫동안 종간 심장 이식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양, 염소, 비비를 대상으로 150건 이상의 이식 실험을 수행한 경험이 있었다.^[1]

베일리 이전에도 여러 외과의사들이 비비 심장 이식을 실험했으며, 일부는 미래에 이식용 비비를 사육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베일리는 진화적으로 인간과 더 가까운 다른 영장류 대신 비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는 진화를 믿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3] 비록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지만, 베이비 페이는 당시까지 비인간 심장을 이식받았던 다른 환자들보다 2주 더 오래 생존한 기록을 남겼다.^[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