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반정

1. 본문

문체반정(文體反正)은 조선 후기 정조 시대에 일어난 문체 개혁 운동입니다. 당시 유행하던 패관소품체(稗官小品體)를 배격하고, 고문(古文)으로의 복귀를 추구한 정책입니다.
배경:

• 패관소품체의 유행: 명나라 말, 청나라 초에 유행한 자유롭고 개성적인 문체인 패관소품체는 조선 후기 지식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연암 박지원입니다.
• 정조의 문제의식: 정조는 패관소품체가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과 문풍을 해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문체가 바르지 못하면 사상 또한 바르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고문(古文)으로의 복귀: 정조는 패관소품체를 배격하고, 한문 문장의 정통으로 여겨지는 고문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습니다.
• 규장각 설치 및 서적 간행: 정조는 규장각을 설치하여 고문 관련 서적을 편찬하고 보급하는 데 힘썼습니다.
• 패관소품체 금지: 패관소품체로 쓰인 서적의 수입을 금지하고, 과거 시험 등에서 패관소품체를 사용하는 것을 억제했습니다.
• 문체 순화: 정조는 신하들에게 문체를 순화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처벌하기도 했습니다.

• 문학적 영향: 문체반정은 당대 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박지원과 같은 패관소품체 작가들은 탄압을 받았으며, 고문체를 따르는 경향이 강화되었습니다.
• 정치적 영향: 문체반정은 단순한 문체 개혁을 넘어, 정조의 정치적 의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노론 벽파를 견제하고 남인 시파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 사상적 영향: 문체반정은 주자학적 가치관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상(예: 서학, 양명학)의 유입을 억제하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 긍정적 평가: 문풍을 바로잡고 유교적 가치관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 부정적 평가: 문학의 다양성과 자유로운 사상을 억압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 문체반정은 '문체순정(文體純正)', '비변문체(丕變文體)', '문체지교정(文體之矯正)', '귀정(歸正)'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당시에는 '문체반정'이라는 용어 대신 '기사순정(其辭醇正)', '비변귀정(丕變歸正)'과 같은 표현이 사용되었습니다.
• 문체반정은 조선뿐만 아니라, 청나라의 문자옥(文字獄), 일본의 이학금지(異學禁止)와도 연관 지어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