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덕선생전

1. 본문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은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한문 단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그의 문집인 《연암집(燕巖集)》 중 〈방경각외전(放璚閣外傳)〉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제목의 의미: '예덕선생(穢德先生)'에서 '예(穢)'는 '더럽다'는 뜻으로, 똥을 치우는 일을 하는 엄 행수(嚴行首)를 가리킵니다. 박지원은 엄 행수를 '예덕선생'이라 높여 부르며, 당시 사람들이 천하게 여기던 직업에 대한 편견을 깨고 새로운 가치관을 제시합니다.
등장인물:

• 선귤자(蟬橘子): 이덕무(李德懋)의 호로, 박지원의 절친한 친구입니다. 작품 속에서 예덕선생, 즉 엄 행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물입니다.
• 엄 행수(嚴行首): 똥을 치우는 일을 하는 인물로, 예덕선생으로 불립니다. 겉모습은 더럽지만,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 자목(子牧): 선귤자의 제자로, 엄 행수를 천한 사람이라 여기며 선귤자와 논쟁을 벌이는 인물입니다.

줄거리: 선귤자의 벗인 예덕선생은 똥을 치우는 일을 하는 엄 행수입니다. 어느 날 선귤자의 제자인 자목이 선귤자에게 엄 행수와 같은 천한 사람과 벗하는 것을 비판합니다. 이에 선귤자는 엄 행수의 삶과 가치관을 옹호하며, 진정한 벗의 의미와 직업의 귀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핵심 내용:

• 직업관: 예덕선생전은 겉으로 보이는 직업의 귀천보다는 그 일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와 가치관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똥을 치우는 일도 성실하고 떳떳하게 한다면 존경받을 만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 벗의 의미: 진정한 벗은 신분이나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의 인격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관계임을 보여줍니다.
• 실학 사상: 박지원은 이 작품을 통해 실생활에 유용한 학문과 실천적인 삶의 태도를 중시하는 실학 사상을 드러냅니다.

예덕선생전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사회의 통념에 도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