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산 대숭복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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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산 대숭복사비(初月山 大崇福寺碑)는 신라 말의 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이 지은 비문으로, 경주 초월산에 위치했던 대숭복사의 건립 배경과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비는 최치원의 사산비명(四山碑銘) 중 하나로, 다른 비들이 주로 선사들의 탑비인 것과 달리 왕실에서 세운 절에 대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주요 내용:

• 건립 배경 및 연혁: 대숭복사비는 886년(헌강왕 12년) 헌강왕의 명으로 최치원이 비문을 짓기 시작하여, 진성여왕 10년(896년)에 완성되었습니다. 비문에는 원래 원성왕릉 자리에 곡사(鵠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798년 원성왕릉을 조성하면서 곡사를 남쪽으로 옮겨 대숭복사(大崇福寺)라 개칭하고 왕릉의 원찰로 삼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 왕실과의 관계: 경문왕 대에 원성왕릉의 능역을 다시 꾸미고 곡사를 중건했으며, 헌강왕이 곡사의 이름을 숭복사로 바꾸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최치원의 아버지 최견일이 곡사 중창과 대숭복사 개창 과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대숭복사가 신라 왕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사산비명 중 유일한 왕실 관련 비문: 최치원의 사산비명은 지리산 쌍계사 진감선사 대공탑비, 보령 성주사 낭혜화상 백월보광탑비, 문경 희양산 봉암사 지증대사 적조탑비, 그리고 초월산 대숭복사비로 구성됩니다. 이 중 대숭복사비는 다른 세 비석이 고승들의 부도탑비인 것과 달리 신라 왕실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어, 신라 하대의 역사를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습니다.
• 비석의 현황: 안타깝게도 대숭복사비는 현재 온전하게 남아 있지 않고 파손된 상태입니다. 비석 조각 일부는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비문의 내용은 필사본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비문의 필사본과 파손된 비편 일부를 토대로 비문을 새긴 비석이 숭복사지에 복원되었습니다. 비석 받침인 쌍귀부는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 대숭복사비는 신라와 당나라의 외교 관계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 비문은 최치원의 뛰어난 문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 숭복사지는 경주시 외동읍 말방리에 있으며, 현재는 터만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