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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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실(胎室)은 왕실에서 자손을 출산했을 때 그 태(胎)를 봉안하는 곳을 말합니다. 태는 태아의 탯줄과 태반을 의미하며, 예로부터 생명의 근원으로 여겨져 출산 후에도 소중하게 보관되었습니다. 특히 조선 왕실에서는 태를 국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여겨 더욱 중요하게 다루었으며,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명산에 태실을 만들어 안치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태실은 일반적으로 태옹(胎甕)이라 불리는 항아리에 태를 넣어 땅에 묻고, 그 위에 석조물을 세워 완성합니다. 왕세자나 왕세손 등 왕위를 계승할 위치에 있는 사람의 태는 특별히 석실을 만들어 보관하기도 했습니다.

태실은 처음 아기가 태어났을 때 만들어진 '아기태실'과, 훗날 태실의 주인이 왕위에 오르면 석조물을 추가하여 화려하게 장식하는 '가봉태실'로 구분됩니다.

조선시대에는 태실을 만들기 위해 전국 각지를 찾아다녔기 때문에, 지명에 '태(胎)'자가 들어가는 곳은 과거에 태실이 있었던 곳으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봉산, 태봉리, 태장동 등의 지명이 이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전국의 태실을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으로 강제 이전하면서, 원래 태실이 있던 자리(초안지)와 그곳에 놓여있던 석물 등의 문화유산은 훼손되거나 방치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현재 원래 위치에 제대로 보존되어 있는 가봉태실은 많지 않으며, 일부는 도굴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