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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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사표(乞師表)는 608년(신라 진평왕 30년)에 승려 원광이 진평왕의 명을 받아 수나라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작성한 외교 문서입니다. '걸병표(乞兵表)'라고도 합니다.
배경: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의 잦은 침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특히 진흥왕 시기 한강 유역을 차지한 후 나제 동맹이 파기되면서 양국으로부터 협공을 받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진평왕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나라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기로 결정하고, 당대 최고의 학승이자 문장가였던 원광에게 걸사표를 짓도록 명했습니다.
내용 및 의의:원광은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죽이는 것은 승려로서 할 일이 아니지만, 대왕의 나라 백성으로서 대왕의 명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라며 걸사표를 지었습니다. 이는 원광의 불교적 가치관과 현실 인식, 그리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걸사표의 원문은 현재 전해지지 않지만,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611년 신라는 수나라에 사신을 보내 걸사표를 전달했고, 이에 수 양제는 612년 10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침략했습니다. (하지만 고구려는 살수대첩에서 수나라 군대를 크게 물리쳤습니다.)
결론:걸사표는 비록 수나라의 고구려 침략이 실패로 끝났지만, 신라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료입니다. 또한, 원광의 뛰어난 문장력과 더불어, 불교 사상과 현실 인식이 조화된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