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기념비

2. 역사

1850년대 초, 라벤나의 한 광장에 단테의 동상을 세우려던 계획이 취소되었다. 조각가 엔리코 파치는 이 시기 묘비 제작이나 주택 장식 같은 소규모 개인 작업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는 조반니 두프레를 대신하여 시에나의 비앙키 부인을 위한 작품을 완성했으나, 작업 비용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2]

1857년부터 1859년 사이, 이번에는 피렌체에서 단테 동상 제작을 위한 움직임이 다시 일어났다. 애국심이 강했던 파치는 당시 토스카나 대공국을 통치하던 합스부르크 왕가와의 불편한 관계를 보여주는 일화를 겪었다. 시라쿠사 백작 레오폴도(나폴리 국왕의 동생)가 토스카나 대공 레오폴도 2세의 내무장관과 함께 파치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였다. 백작은 왜 단테 조각상 주변에 동물들(사자, 독수리)이 있는지 물었다. 파치는 사자들이 오랫동안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를 상징해 온 '마르초코'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작이 독수리가 왜 당시 토스카나를 지배하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상징인 쌍두독수리가 아니냐고 묻자, 파치는 "이것은 몰락한 로마 제국의 잿더미에서 부활한 로마의 독수리"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이 대답 후 백작과 그의 수행단은 작업실을 떠났다. 이 일은 파치의 동상이 산타 크로체 광장에 세워지기 약 5년 전에 있었다.^[3]

동상은 단테 탄생 600주년을 기념하여 1865년에 마침내 세워졌다. 동상의 받침대는 루이지 델 사르토가 설계했다. 그러나 라벤나 출신의 조각가가 피렌체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단테의 동상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일부 피렌체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단테의 유해 소유권을 두고 그의 고향인 피렌체와 망명지였던 라벤나 사이에 오랜 기간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은 동상이 세워진 산타 크로체 광장에 위치한 산타 크로체 교회 내부에 단테를 기리기 위해 화려하게 만들어졌지만 비어 있는 기념 무덤에서도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동상 받침대에는 단테의 주요 작품 이름들과 함께, 동상 건립 비용을 지원한 여러 이탈리아 도시들의 문장이 새겨진 방패를 든 네 마리의 '마르초코' 사자상이 있다.^[4]

처음에는 광장 중앙에 설치되었던 이 동상은 1966년 아르노 강 범람 이후, 현재의 위치인 성당 정면 옆으로 옮겨졌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