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고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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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정사(孤峯精舍)는 충청북도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에 위치한 조선시대의 건축물입니다. 1984년 12월 31일에 충청북도 기념물 제51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고봉정사는 조선 중기 최수성(崔壽城, 1487~1521)이 고봉(孤峯)이라 칭하고 학문을 연마하고 즐기던 곳에 세운 정자입니다. 김정(金淨, 1486~1520)이 고봉이라고 칭한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중종 14년(1519) 기묘사화 이후에는 구수복이 이곳에서 은거하며 학문을 연마했습니다.

원래의 정자는 낡아서 없어졌고, 구수복의 5세손인 이천이 봉우리 아래로 옮겨 지으면서 지금의 건물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고봉정사에서는 매년 봄에 충암 김정, 원정 최수성, 병암 구수복 선생의 넋을 기리는 제향을 봉행합니다.

고봉정사는 조선시대 이름 높은 선비가 벼슬을 하지 않고 지방에 은둔하면서 학생들에게 학문을 가르쳤던 일종의 사립학교인 '정사(精舍)'의 역할을 했습니다. 보은에는 고봉정사와 풍림정사 두 곳이 있습니다.

고봉정사 뒤뜰에는 작은 언덕에 고봉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선비의 풍류와 운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고봉정사 담장은 곡선으로 이어져 운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변에는 노거수와 봄꽃들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풍경을 더합니다.

고봉정사 내에는 능성구씨의 족보를 넣은 석함인 '능성구씨 보갑'이 있습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석함은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4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고봉정사는 2단으로 쌓인 기단 위에 부정형(不定形)의 호박돌을 기초로 세워졌으며, 둥근 기둥으로 떠받쳐져 있고 목조 기와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습니다. '고봉정사' 현판은 원래 송시열이 썼다고 전해지지만, 현재는 최규하 전 대통령이 쓴 글씨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