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사택지적비

1. 본문

부여 사택지적비(扶餘 砂宅智積碑)는 백제 의자왕 때 대좌평을 지낸 사택지적이 절을 세운 것을 기념하여 만든 비석입니다. 1948년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의 도로변에서 발견되었으며,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내용:비문의 내용은 사택지적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느끼는 세월의 덧없음과 인생의 무상함을 탄식하고, 불교에 귀의하여 사찰을 건립하게 된 동기를 담고 있습니다. 비문은 중국 육조시대에 유행했던 사륙변려체(四六騈儷體)로 쓰여졌으며, 글씨체는 구양순체(歐陽詢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원문 일부 (현재 남아있는 부분):甲寅年正月九日奈祇城砂宅智積 (갑인년 정월 9일 내기성의 사택지적은)

慷身日之易往慨體月之難還穿金 (강신일지이왕개체월지난환천금)

以建珍堂鑿玉以立寶塔巍巍慈容 (이건진당착옥이립보탑외외자용)

吐神光以送雲莪莪悲貌含聖明以 (토신광이송운아아비모함성명이)
해석:갑인년(654년으로 추정) 정월 9일, 내기성의 사택지적은 날이 쉬이 가고 달이 돌아오기 어려움을 슬퍼하며, 금을 캐어 진귀한 집(법당)을 짓고, 옥을 깎아 보배로운 탑을 세우니, 그 높고 자비로운 모습은 신령스러운 빛을 토하며 구름을 보내는 듯하고, 우뚝 솟은 슬픈 모습은 성스러운 밝음을 머금고...
역사적 가치:

• 백제인의 손으로 제작된 유일한 비석: 비석의 형태를 갖춘 유물로서 백제인이 직접 제작한 유일한 사례입니다.
• 백제 후기 귀족의 삶과 사상: 백제 최고위직인 대좌평을 지낸 사택지적의 개인적인 기록을 통해 당시 귀족들의 삶과 불교, 도교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 백제 관등 연구: 비문에 등장하는 '대좌평'이라는 관직은 백제 관등 체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입니다.
• 백제의 문화 수준: 유려한 문체와 뛰어난 서체는 당시 백제의 높은 문화 수준을 보여줍니다.

• 발견: 일제강점기 부여신궁 건설을 위해 모아둔 석재들 사이에서 1948년 발견되었습니다.
• 형태: 화강암 재질로, 높이 102cm, 폭 38cm, 두께 29cm이지만, 비석의 일부가 깨져나가 완전한 형태는 아닙니다.
• 보물 지정: 2014년 12월 31일 보물 제1845호로 지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