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꽃

1. 본문

최두석 시인의 시 "성에꽃"은 추운 겨울날 새벽 시내버스 창문에 낀 성에를 보며,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1980년대의 암울한 시대 상황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 새벽 시내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화자는 새벽 버스 창문에 낀 성에를 "찬란한 치장"이라고 표현하며,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이라고 묘사합니다. 이는 추운 현실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서민들의 삶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 어제 이 버스를 탔던 처녀 총각 아이 어른

> 미용사 외판원 파출부 실업자의 입김과 숨결이

> 간밤에 은밀히 만나 피워낸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

성에꽃은 버스를 탔던 다양한 사람들의 입김과 숨결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화자는 이를 "번뜩이는 기막힌 아름다움"이라고 표현하며,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 나는 무슨 전람회에 온 듯 자리를 옮겨 다니며 보고

> 다시 꽃이파리 하나,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에 취한다

화자는 성에꽃을 보며 전람회에 온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섬세하고도 차가운 아름다움"이라는 역설적인 표현을 통해,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간직한 서민들의 삶을 강조합니다.

> 어느 누구의 막막한 한숨이던가

> 어떤 더운 가슴이 토해낸 정열의 숨결이던가

화자는 성에꽃을 보며, 그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삶을 떠올립니다. "막막한 한숨"과 "정열의 숨결"이라는 대조적인 표현을 통해,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드러냅니다.

> 일없이 정성스레 입김으로 손가락으로

> 성에꽃 한 잎 지우고 이마를 대고 본다

화자는 성에꽃을 지우고 이마를 대는 행위를 통해,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따뜻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 덜컹거리는 창에 어리는 푸석한 얼굴

> 오랫동안 함께 길을 걸었으나

> 지금은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여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1980년대의 시대적 상황이 드러납니다. "면회마저 금지된 친구"는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갇힌 친구를 의미하며, 암울했던 시대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최두석의 "성에꽃"은 성에라는 자연 현상을 통해 서민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시대 현실에 대한 비판을 담아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