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비

1. 본문

신도비(神道碑)는 죽은 사람의 묘로(墓路), 즉 신령이 지나가는 길인 무덤의 남동쪽에 세우는 비석입니다. 주로 무덤 앞에 세워지며, 고인의 생애와 업적을 기록하여 후세에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기원 및 역사:

• 중국: 진송(晉宋, 5세기 초) 시대에 황제와 제후들이 신도비를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한(漢)나라 양진(楊震) 때에는 종2품 이상의 관직을 지낸 사람에 한하여 신도비를 세웠습니다.
• 한국: 고려시대부터 신도비를 세운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왕릉이나 2품 이상의 관직을 지낸 인물에 한하여 신도비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조선 문종은 왕릉에 신도비를 세우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조선 초기에는 종2품 이상을 지낸 인물에 한해 신도비를 세울 수 있었으나, 1675년(숙종 1년) 이후부터는 정2품 이상 관직을 지냈거나 정2품 이상으로 추증된 인물에 한하여 비를 세울 수 있는 것으로 제도화되었습니다.

• 일반적으로 귀부(龜趺, 거북 모양 받침돌)와 이수(螭首, 용 모양 머릿돌)를 갖춘 형태입니다.
• 비문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집니다.
• 비액(碑額): 신도비의 제목으로, 인물의 간략한 직함, 시호, 이름 등을 담습니다.
• 비제(碑題): 인물의 전체 직함을 적고, 끝에 '신도비명병서(神道碑銘幷序)'를 붙입니다.
• 찬자(撰者): 비문을 지은 사람의 직함과 이름을 적습니다.
• 서자(書者): 비문 내용을 붓으로 쓴 사람의 직함과 이름을 적습니다.
• 전자(篆者): 비액 부분을 전서체로 쓴 사람의 직함과 이름을 적습니다.
• 서문(序文): 주인공의 생애, 경력, 가계 등을 적은 부분으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합니다.
• 명문(銘文): 인물의 행적을 전통적인 시 형식으로 요약한 부분으로, 비문의 핵심입니다.

• 신도비는 무덤의 위치를 알려주는 역할도 합니다.
• 조선시대 사대부의 묘역 입구에 세워져 조상신을 묘소로 인도하는 길인 신도(神道)를 표시했습니다.
• 비문의 내용은 주로 고인의 공적을 기록하며, 건립 시기는 사망 후 100년 전후가 일반적이지만, 천년이 지난 후에 세워지기도 합니다.
• 머릿돌 윗면을 둥글게 처리하고 구름무늬를 조각하고 삼족오(三足烏)가 있는 해와 방아 찧는 토끼가 있는 달을 포함시킨 형식의 신도비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