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부연록

1. 본문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은 조선 초기의 학자 김시습이 지은 한문 소설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소설은 '용궁에 가서 잔치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주인공 한생(韓生)이 꿈속에서 용궁에 초대받아 겪는 일을 다룬 몽유록(夢遊錄) 계열의 소설입니다.
줄거리:글재주가 뛰어난 한생은 어느 날 꿈속에서 용왕의 초대를 받아 용궁으로 가게 됩니다. 용왕은 새로 지은 누각의 상량문을 한생에게 부탁하고, 한생은 훌륭한 글을 지어 용왕을 기쁘게 합니다. 용왕은 한생을 위해 잔치를 베풀고, 한생은 용궁의 진귀한 물건들을 구경합니다. 잔치가 끝난 후 용왕은 한생에게 선물로 구슬과 비단을 줍니다. 꿈에서 깬 한생은 세속의 명리를 멀리하고 명산에 들어가 자취를 감춥니다.
주요 내용 및 특징:

• 몽유 구조: '현실-꿈-현실'의 몽유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꿈속에서의 경험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 작가의 경험 반영: 김시습이 어릴 적 뛰어난 글재주로 세종의 칭찬을 받았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한생은 김시습 자신, 용왕은 세종, 용녀는 문종과 단종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 이상 세계와 현실의 대립: 한생이 꿈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융숭한 대접을 받는 것은 이상적인 세계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꿈에서 깬 후 세상을 등지는 모습은 현실과의 괴리를 나타냅니다.
• 다양한 등장인물: 용왕, 용녀뿐만 아니라 강하(江河)의 군장, 곽 개사(郭介士), 현 선생(玄先生)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잔치를 벌이는 장면은 화려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 불교적 요소: 천마산 박연이라는 연못 속에 용궁이 있다는 설정은 현실과 신성한 공간이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불교의 조동오위 사상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