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G

2. 줄거리

소규모 가전 업체 '기무라 전기'의 엔지니어 세 명, 코바야시, 나가이, 오타는 사장으로부터 회사 홍보를 위해 3개월 안에 이족보행 로봇 '뉴 시오카제'를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하지만 로봇을 선보일 로봇 박람회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개발 중이던 로봇이 오작동으로 창문 밖으로 추락해 완전히 파손된다. 컴퓨터와 하드웨어는 물론 로봇의 골격까지 망가져 버린다.

해고될 위기에 처한 세 사람은 남은 로봇 외형 안에 사람을 넣어 박람회를 넘기기로 계획한다. 그들은 배우를 뽑는다는 명목으로 가짜 오디션을 열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은퇴 후 조용히 살고 있던 73세 노인 스즈키 시게미츠를 선택한다. 스즈키는 이것이 코스튬 쇼라고 생각하고 뉴 시오카제의 외형을 입고 로봇 박람회에 참가한다. 행사장에서 스즈키가 연기하는 뉴 시오카제는 우연히 떨어지는 기둥에 깔릴 뻔한 로봇 오타쿠 대학생 사사키 요코를 구출한다. 이 사건으로 뉴 시오카제는 하룻밤 사이에 일본 전역의 영웅으로 떠오른다.

갑작스러운 인기에 전국 각지에서 공연 요청이 쇄도하자, 세 사람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게 된다. 결국 스즈키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뉴 시오카제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부탁한다. 스즈키는 처음에는 격노했지만,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절박한 세 사람의 처지를 동정하여 결국 요청을 수락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출장 시 최고급 호텔 숙박과 호화로운 식사 등 파격적인 대우를 요구한다. 약점을 잡힌 세 사람은 스즈키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회사에 경비를 청구할 수도 없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스즈키는 행사장에서 무단으로 사라져 딸과 손주들을 만나러 가는 등 돌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세 사람은 스즈키가 실종된 줄 알고 애를 태우지만,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어 속수무책이다. 나중에 돌아온 스즈키를 오타가 꾸짖자 스즈키는 얌전해지고, 오타는 불평하면서도 허리가 아픈 스즈키를 위해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을 붙여주는 등 점차 정이 든다.

한편, 뉴 시오카제의 열렬한 팬이 된 요코는 세 사람에게 자신의 대학교 로봇 연구 동아리에서 강연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강연을 수락했지만, 세 사람은 학생들의 진지하고 수준 높은 연구 태도에 감명을 받아 진짜 로봇 개발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게 되고, 실제 작동하는 뉴 시오카제를 다시 개발하기 시작한다.

졸업 논문 주제로 뉴 시오카제를 정한 요코는 기무라 전기에 취업하기 위해 회사를 찾아온다. 하지만 오타는 새로운 직원이 들어와 뉴 시오카제의 비밀이 밝혀질 것을 두려워하여 요코에게 "로봇 분야에 맞지 않는다"며 냉담하게 대한다. 깊은 슬픔과 배신감을 느낀 요코는 뉴 시오카제 안에 사람이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고, 지역 케이블 TV 방송국의 기자 이타미와 손잡고 기무라 전기의 비밀을 폭로하려 한다.

같은 시기, 해외의 한 연구자가 뉴 시오카제가 가짜 로봇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논란이 커지자 기무라 전기 사장은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 회견을 열기로 결정한다. 한편, 이타미는 스즈키에게 접근하여 사람이 안에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며 기자 회견에서 직접 정체를 밝히라고 압박한다.

마침내 기자 회견 당일, 요코는 코바야시가 로봇 동아리 학생에게 맡긴 봉투를 전달받는다. 봉투 안에는 세 사람이 그동안 밤낮으로 노력하여 개발한 새로운 뉴 시오카제의 설계도가 들어 있었다. 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된 요코는 이타미의 폭로를 막기 위해 기자 회견장으로 달려간다.

요코가 도착했을 때, 회견장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이타미가 뉴 시오카제의 머리를 강제로 열어 내부를 촬영하려 하자, 스즈키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었다. 결국 수많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뉴 시오카제는 회견장 창문 밖으로 추락하여 크게 파손된다. 하지만 추락한 것은 스즈키가 행사장에서 만난 코스플레이어에게 얻은 재료로 만든 가짜 로봇(더미)이었다. 진짜 스즈키는 미리 준비한 냉장고 안에 숨어 있다가, 사람들이 추락 현장으로 몰려간 틈을 타 조용히 기무라 전기를 빠져나간다. 스즈키에게 남은 것은 손주들과 함께 찍은 뉴 시오카제 사진과 허리에 붙이던 자석 4개뿐이었다.

1년 반 후, 요코는 정식으로 기무라 전기 로봇 개발부에 합류하여 4명의 팀원이 된다. 그들은 '뉴 시오카제 2'를 개발하지만, 국제 로봇 컨퍼런스에서의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시험 운전 중 사고로 로봇이 창밖으로 추락해 파손된다. 다시 한번 위기에 처한 네 사람은 예전처럼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스즈키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스즈키는 새로운 사건의 시작을 예감하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