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소설)

1. 본문

이태준의 소설 "복덕방(福德房)"은 1937년 《조광(朝光)》에 발표된 단편 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몰락해 가는 구세대 인물들을 통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애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갈등을 보여줍니다.
줄거리:소설은 구한말 무관 출신으로 지금은 가옥 중개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복덕방 주인 서참의, 재판소에 다니는 조카 덕에 대서업을 하려고 일본어를 공부하는 박희완 영감, 그리고 무용가 딸을 둔 땅 투기꾼 안초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이들은 복덕방에 모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소일합니다.

안초시는 딸에게 서해안에 항구가 생긴다는 정보를 듣고 땅을 사라고 권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빚에 쪼들리게 됩니다. 그는 딸에게 돈을 빌리려 하지만 거절당하고,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안초시의 장례식에 참여한 서참의와 박희완 영감은 젊은 세대의 행태에 반감을 느끼며 장지까지 따라가지 않고 돌아섭니다.
주요 등장인물:

• 안초시: 몰락한 양반으로, 땅 투기에 실패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는 인물입니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에 얽매여 있는 구세대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 서참의: 복덕방 주인으로, 안초시와 박희완 영감과 함께 소설의 중심축을 이루는 인물입니다.
• 박희완 영감: 대서업을 꿈꾸며 일본어를 공부하는 인물로,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만 결국 실패합니다.

작품의 의의 및 평가:"복덕방"은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소외되고 몰락해 가는 구세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비극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봉건적 가치관과 식민지 자본주의적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겪는 갈등과 소외를 보여줍니다.

이태준은 이 작품을 통해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기보다는, 서민 생활의 한 단면을 부각시키고, 수동적인 인물들을 통해 딜레탕티즘(dilettantism)적인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