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헌장

2. 설립 배경 및 정치적 목표

1976년 플라스틱 피플 오브 유니버스(The Plastic People of the Universe)라는 록 밴드 멤버들이 체포된 것을 계기로, 77 헌장의 초안이 작성되었다. 첫 준비 모임은 1976년 12월 10일 야로슬라프 코르잔(Jaroslav Kořán)의 아파트에서 열렸다.^[2][3]

1977년 1월 6일, 다양한 직업, 정치적 견해, 종교를 가진 최초의 242명의 서명자들의 이름과 함께 헌장이 발표되었다.^[4] 바츨라프 하벨(Václav Havel), 루드비크 바쿨리크(Ludvík Vaculík), 파벨 란도프스키(Pavel Landovský)는 헌장을 체코슬로바키아 연방 의회와 체코슬로바키아 정부에 전달하려다 체포되었고,^[5] 원본 문서는 압수되었지만,^[5] 사본은 사미즈다트(samizdat) 형태로 유통되었으며, 1월 7일에는 르몽드(Le Monde),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rankfurter Allgemeine Zeitung), 타임스(The Times)를 비롯한 여러 서구 언론에 실리고, 라디오 자유 유럽(Radio Free Europe)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와 같은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금지된 방송국을 통해 체코슬로바키아 내부로 전파되었다. 1월 27일에는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도 실렸다.^[6]

77 헌장은 정부가 1960년 체코슬로바키아 헌법, 1975년 유럽 안보 협력 회의의 최종 문서(헬싱키 협정의 바스켓 III), 1966년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경제적·사회적·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 정부가 서명한 여러 문서의 인권 조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비판했다.^[7] 또한 서명자들을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서 인권과 시민권 존중을 위해 개별적으로 그리고 집단적으로 노력하려는 의지로 하나 된 느슨하고 비공식적이며 개방적인 단체"라고 묘사했다. 77 헌장은 조직이 아니며, 규정이나 상설 기구가 없고, "어떠한 반대 정치 활동의 기반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조직적인 반대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한 체코슬로바키아 법의 범위 내에 머무르려는 신중한 노력이었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이 군사 개입으로 짓밟힌 지 약 10년 후인 1977년 1월, 구스타프 후사크(Gustav Husák)의 정상화 체제 하에서 자행된 인권 탄압에 대한 항의와 후사크 지도부가 비준한 헬싱키 협정의 인권 조항 준수를 촉구하는 문서가 작성되었다. 이 문서는 국제연합의 인권선언과 체코슬로바키아 헌법을 참고하고 있다.^[17] 문서는 243명의 서명과 함께 서독 신문에 공개되었다.

1977년 1월 25일, 오스트리아 정부는 77 헌장에 서명한 사람들의 망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달 26일, 중국의 인민일보는 이를 "소련 지배 투쟁의 부활"로 평가했다.^[18]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같은 해 2월 2일 체코슬로바키아 공산당 기관지는 "할 말은 다 했다"며 서명자들에 대한 비판 캠페인 중단을 시사했다.^[19] 이후에도 당국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서명을 철회하는 사람들도 나타났지만, 1980년대까지 약 1,200명의 서명을 모았다.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주창하며 국내외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