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도스

2. 역사

1979년 6월, 시애틀 컴퓨터 제품(SCP)은 8086 컴퓨터 키트 데모를 실시하고 11월부터 출하를 시작했지만, 운영 체제가 없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SCP가 제공한 소프트웨어는 Microsoft BASIC-86뿐이었다. 당시 마이크로 컴퓨터용 주요 운영 체제는 디지털 리서치의 CP/M이었지만, 1980년 시점에서는 16비트 버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SCP는 개발용 보드를 디지털 리서치에 제공하지 않았고, 디지털 리서치가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지, CP/M의 16비트 버전을 디지털 리서치가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SCP가 생각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당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은 SCP의 사내에도 2대밖에 없었다. 사용할 수 있는 운영 체제가 없는 채로, 팀 패터슨은 1980년 4월에 QDOS 개발을 시작했다.

패터슨이 설계한 86-DOS는 내부 API가 CP/M과 동일했으며, 사용자 명령의 일부도 공통되었지만, 자체적인 명령도 몇 가지 도입되었다. DEC 미니 컴퓨터에서 사용되던 명령과 유사한 CP/M의 PIP "파일 복사 서브 시스템"은 "COPY" 명령으로 대체되었다. "COPY 복사 원본 복사 대상" 형태로 단순화되었고, PDP-11 운영 체제의 흐름을 잇는 VAX/VMS의 COPY 명령과 유사하게 되었다. 또한, CP/M은 플로피 디스크를 교체할 때 컨트롤 키를 눌러야 했고, 평판이 좋지 않았다. QDOS가 '''86-DOS'''로 판매되었을 때, CP/M의 특징 대부분은 채택되지 않았다. 패터슨은 CP/M의 파일 시스템을 그대로 복사하지 않고, FAT 파일 시스템을 사용했다.

1980년대 후반, IBM은 IBM PC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면서 운영 체제로 CP/M을 고려했다. 그러나 IBM은 CP/M이 아닌 86-DOS를 채택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게리 킬달이 IBM 직원과의 만남을 피했다거나, IBM 중역들을 몇 시간이나 기다리게 하고 자가용 비행기를 띄웠다는 빌 게이츠의 이야기가 유명하지만, 진실인지는 불분명하다. 패터슨 등에 따르면, 킬달은 상업적 거래에 관여하지 않고 변호사인 아내 도로시 킬달(맥에웬)에게 맡겼으며, 그녀가 IBM과의 비밀 유지 계약(NDA)에 서명하는 것을 꺼렸다고 한다.^[2] 킬달은 NHK 스페셜 『신·전자 입국』 인터뷰에서 IBM 중역이 처음에 디지털 리서치를 방문했을 때, 이미 다른 상업적 거래 일정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아내가 대신 대응했는데, NDA 체결을 둘러싼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2] 다만, 킬달의 동료 고든 유뱅크스는 "그녀는 서명했다"고 말하며, 킬달은 PL/1 컴파일러에 매달리고 있어서 당시에는 CP/M의 16비트 프로세서로의 이식에는 관심이 없었다고도 말한다.

다른 설에서는 IBM과 디지털 리서치 사가 가격 면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IBM은 25만 달러에 CP/M을 통째로 매입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킬달은 1 copy당 10달러의 로열티를 원했다.^[3]

IBM과 디지털 리서치 간에 CP/M 공급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협상이 이루어졌고, IBM이 25만 달러에 CP/M을 매입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 것은 킬달 자신이 인정하고 있다.^[2] NDA를 둘러싼 문제가 처음에는 있었을지라도, 그 후 양사 간에 NDA가 체결되었고, 구체적인 가격 협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IBM 측 관계자와 킬달의 증언이 크게 엇갈리는데, NHK 인터뷰에서 IBM 측 협상 담당자였던 잭 삼스는 "킬달과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한 반면, 킬달은 "삼스와는 여러 차례 만나 협상했다"고 말했다.^[2]

결과적으로 IBM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운영 체제 제공을 의뢰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그것을 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PC용 ROM BASIC 인터프리터도 제공하고 있었다. 1980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는 SCP로부터 86-DOS의 비독점적 라이선스를 25000USD에 구입했다. 1981년 5월에는 팀 패터슨을 영입하여 86-DOS를 IBM PC에 이식했다. IBM은 개발에 밀접하게 관여하여 수령 전에 300개 이상의 버그를 보고했으며, 사용자 매뉴얼도 작성했다.

1981년 7월, PC 출시 한 달 전, 마이크로소프트는 SCP로부터 86-DOS의 모든 권리를 50000USD에 구입했다. 86-DOS는 외형이 CP/M과 유사하며, TRANS 명령을 사용하여 8080 소스 파일을 8086 기계어로 변환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기존의 8비트 CP/M 프로그램을 쉽게 이식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86-DOS를 IBM에 라이선스하고, PC DOS 1.0으로 제공했다. 이 라이선스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회사에도 DOS를 판매할 수 있었다. 이 거래는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후에 SCP는 마이크로소프트가 IBM과의 관계를 비밀로 하여 운영 체제를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 100만달러로 화해했다.

IBM은 DOS를 60달러에 판매했는데, 이는 240달러의 CP/M-86보다 훨씬 매력적인 가격이었다. 디지털 리서치 사는 CP/M의 시스템 콜, 프로그램 구조, 사용자 인터페이스 거의 모든 것을 DOS가 모방했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를 고소하려 했으나, IBM과 같은 거대 기업을 상대로 소송할 자금과 승산이 없어 포기했다.

1982년 IBM이 하드 디스크를 지원하는 DOS 버전을 요청했을 때, PC DOS 2.0은 DOS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재구성했다. 1983년 3월까지, 86-DOS에서 유래한 소스 코드는 극히 일부만 남아 있었다. 가장 오래 살아남은 부분은 원시적인 라인 에디터인 EDLIN이다. QBasic 기반 그래픽 에디터(EDIT)가 제공된 MS-DOS 5.0이 1991년 6월에 출시되기 전까지, EDLIN은 마이크로소프트 버전 DOS에서 제공된 유일한 에디터였다.

2. 1. 기원

2. 2. IBM의 관심

2. 3. PC DOS의 탄생

2. 4. 지적 재산권 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