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스와 레나

3. 구성

이 희곡은 총 3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1막: 포포 왕국의 레온스 왕자와 피피 왕국의 레나 공주는 각자의 아버지에 의해 정략결혼이 결정되지만, 이를 거부하고 각자 왕국을 떠난다. 레온스는 하인 발레리오와 함께 남쪽으로 향하고, 레나는 가정교사와 함께 도피한다.
• 제2막: 도피 중 우연히 같은 여관에 머물게 된 레온스와 레나는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만나 사랑에 빠진다. 레온스는 레나에게 구애하지만 거절당하고 자살을 시도하다 발레리오에게 저지당한다.
• 제3막: 레온스는 레나와 결혼하기 위해 포포 왕국으로 돌아간다. 신랑 신부가 없는 결혼식장에 발레리오가 가면을 쓴 레온스와 레나를 오토마타(자동인형)로 속여 등장시킨다. 페테르 왕은 이들을 결혼시키고, 식이 끝난 후 두 사람이 정체를 밝히자 본래 정해진 상대였음이 드러나며 결혼이 성사된다.

3. 1. 제1막

3. 2. 제2막

3. 3. 제3막

4. 분석

레옹스와 레나는 왕자와 공주로서 주어진 의무와 정해진 결혼을 피하려는 두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각자의 왕국을 떠나 도피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 결혼에 이른다. 이는 과연 운명이 정해놓은 결과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일까?

극 중에서 레옹스와 레나는 운명으로부터 벗어나려 하지만, 역설적으로 운명의 힘에 이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1막에서 레옹스는 자유롭게 삶을 즐기는 발레리오를 만나는데, 이 만남은 그의 도피를 암시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비슷한 시각, 레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포포 왕국의 왕자와 결혼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슬퍼한다. 이때 레나 곁에는 가정교사가 있는데, 그의 역할은 발레리오와 유사하게 레나의 도피를 돕는 조력자가 된다. 레나는 레옹스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를 사랑할 수 없다고 느끼며, 스스로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이는 레옹스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결국 가정교사는 레나를 왕국 밖으로 데리고 나가 결혼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공교롭게도 레옹스와 레나는 모두 이탈리아로 향하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다. 서로 결혼할 운명이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도망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서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예측 가능한 사랑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레옹스는 레나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고백하지만, 레나는 즉답을 피한다. 극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길게 다루기보다는 빠르게 결혼을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가 사랑 자체보다는 '운명'이라는 주제에 더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일 수 있다. 서로의 만남이 운명이라고 믿는 순간, 그들의 결합은 필연적인 것이 된다.

3막에서 레옹스와 레나는 발레리오, 가정교사와 함께 결혼식을 위해 포포 왕국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로봇으로 변장하고, 발레리오는 이들을 페터 왕에게 소개하며 결혼식을 연출하려 한다. 마침 왕국에서는 결혼식 준비가 모두 끝났지만 정작 신랑, 신부가 없는 상황이었고, 페터 왕은 진짜 왕자와 공주 대신 이 로봇들을 결혼시키기로 결정한다. 결혼식이 거행된 후, 레옹스와 레나가 변장을 벗자 모두가 그들이 진짜 왕자와 공주임을 알게 되고, 그들의 사랑 역시 진실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극은 운명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레옹스와 레나의 도피는 부모 세대의 결정에 대한 반항으로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모가 원했던 결혼을 한 셈이다. 만약 그들이 운명에 순응하여 처음부터 결혼했다면,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불행했을 수도 있다. 뷔히너는 운명이 하나의 정해진 길이 아닐 수도 있음을 암시한다. 어쩌면 운명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며, 다양한 선택과 경험을 통해 도달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발레리오와의 만남, 왕국 탈출, 이탈리아 여행 등 레옹스와 레나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은 결국 운명이라는 문으로 향하는 여러 경로 중 하나를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