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군묘

2. 역사

중종반정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연산군은 강화 교동도(현재의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에 유배되었고, 그곳에서 31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이후 부인 신씨가 중종에게 상소하여 1513년 경기도 양주군 해동면 원당리(현재 서울특별시 도봉구 방학동)로 이장되었다.

당시 이 지역은 양주군에서도 사람이 드물게 다니고 민가가 많지 않은 야산지대로 알려졌다. 연산군은 재위 시절 사화를 일으켰고, 민생고를 가중시키고 학자들을 귀양 보내거나 참수하도록 명령하였으며, 국고를 탕진하여 연회를 베푸는 데 시간을 보냈던 이유로 사람들의 접근을 멀리하기 위해 사람이 드물게 다니는 야산지대에 안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태종의 후궁인 의정궁주 조씨의 묘와 세종의 차녀인 정의공주의 묘가 있다. 연산군묘 사이에 의정궁주의 묘가 함께 안장되어 있으며, 그 아래로는 연산군의 딸인 휘순공주와 그의 남편이자 연산군의 사위인 능양위 구문경의 묘가 있다.

묘의 시설은 대군(大君)의 예우로 장례하여 무덤, 곡장(曲墻), 묘비 1쌍, 혼유석(魂遊石) 1쌍, 망주석(望柱石) 1쌍, 장명등(長明燈) 1쌍, 향로석(香爐石) 1좌, 재실(齋室)은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병풍석(屛風石), 석양(石羊), 석마(石馬), 사초지(莎草地), 문인석(文人石) 등은 세우지 않았다. 묘비 앞면에는 '연산군지묘(燕山君之墓)'라고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무덤이 만들어진 연월인 '정덕팔년이월이십일장(正德八年二月 二十日葬)'이라고 새겨져 있다.

1960년대에 서울특별시 성북구로 편입되었다가 1973년에 도봉구가 분리되면서 현재 도봉구 관할지역이 되었다. 주변 지역은 도시화되었으나, 연산군묘는 국가 사적이었기 때문에 개발에서 제외되어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조선왕조 임금의 왕릉과는 달리 능이 아닌 묘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2. 1. 폐위와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