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

2. 주요 등장 인물

형제슈퍼 사장 김반장은 원미동 사람들의 중심 인물 중 하나이다. 그는 이웃들에게 친절하게 대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나(경옥)'는 김반장이 자신의 셋째 언니인 '선옥'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여, 김반장이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쭈쭈바'를 사주거나 오토바이 뒤에 태워준다고 생각한다.

'몽달 씨'라는 별명을 가진 원미동 시인은 김반장을 동경하여 그의 가게 일을 돕거나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몽달 씨가 피투성이가 된 채 김반장의 가게로 도움을 청하러 온다. 하지만 김반장은 자신의 가게에 해가 될 것을 걱정하여 몽달 씨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쫓아낸다. 이 사건으로 김반장은 동네 사람들에게 '진국'이라는 칭찬을 듣게 되지만, 모든 것을 지켜본 '나'는 김반장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받게 된다.

'나'는 몽달 씨에게 김반장이 몽달 씨를 쫓아내는 것을 보았다고 이야기하고, 몽달 씨는 '나'의 말에 정색을 하며 평소와는 다른 까맣고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나'는 몽달 씨가 기억상실증에 걸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고, "김반장은 나쁜 사람이야, 그렇지요?"하고 묻지만, 몽달 씨는 "아니야."라고 대답한다.

원미동에서 가장 넓은 땅을 가진 강노인은 자식 문제로 땅을 팔아넘긴 후 남은 땅에서 농사를 짓는다. 인분과 같은 천연 비료를 고집한 탓에 악취가 발생하고, 건물들 사이에 농사짓는 땅이 있다는 것에 대해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겪는다. 강남부동산은 땅을 팔 때 돈을 받고 싶어 강노인을 꼬드기지만, 강노인은 팔지 않겠다는 고집을 피운다. 밭에 연탄가루가 뿌려지는 피해를 입으면서까지 고집을 꺾지 않지만, 땅을 팔게 되었다는 헛소문으로 인해 자식들의 빚쟁이까지 몰려온다. 결국 부인과 싸운 뒤 강노인은 강남부동산으로 향하고, 그전에 정들었던 밭에 물을 준다. 강노인은 도시 개발로 인해 사라져 가는 농촌의 현실과 전통 가치의 상실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은혜엄마네는 원미동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집 곳곳이 고장 나는 어려움을 겪는다. 천장에서 물이 새는 것을 시작으로 난방 파이프, 주방 하수구, 보일러 굴뚝, 자물쇠 보조키까지 문제가 발생한다. 이웃의 으악새 할아버지는 은혜네 목욕탕 파이프가 터져 자신의 집 천장에 물이 샌다고 알려왔고, 결국 광복절 휴일에 욕탕 수리를 하게 된다.

지물포를 하는 주씨는 막일을 하는 가리봉동 임씨를 소개해 주었다. 임씨는 원래 연탄 장수였지만, 여름에는 이런 일도 한다고 했다. 은혜엄마와 남편은 임씨의 허름한 행색을 보고 견적을 부풀릴 것을 우려하여 감시했지만, 임씨는 옥상까지 고쳐주고도 애초 견적보다 훨씬 적은 7만원만 청구했다.

은혜엄마 남편은 임씨를 의심했던 것을 부끄러워하며 김반장네 형제슈퍼에서 맥주를 대접한다. 술에 취한 임씨는 연탄을 대주던 스웨터 공장 사장이 돈을 떼먹고 가리봉동에 더 큰 공장을 차렸다는 하소연을 한다. 임씨는 비가 오면 돈을 받으러 가리봉동에 간다며 "죽일 놈들. 죽여! 죽여!"하고 고함을 질렀고, 은혜엄마 남편은 그 '죽일 놈들'에 자신이 포함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오줌이 마려운 척하며 술값을 내고 나왔다.

몽달 씨는 원미동에서 '몽달 귀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퀭한 눈과 부스스한 머리, 물들인 군용 점퍼와 낡은 청바지 차림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며, 시를 외우는 것이 취미이다. 제대로 된 말보다는 외워둔 시구를 짜깁기한 듯한 말을 읊조리곤 한다.

몽달 씨는 형제 슈퍼를 운영하는 김 반장을 동경하여 그의 일을 돕거나 '나'(경옥)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어느 날 밤, '나'는 부모님의 싸움을 피해 김 반장의 가게에 갔다가 몽달 씨가 피투성이가 된 채로 가게에 들어오는 것을 목격한다. 몽달 씨는 김 반장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김 반장은 자신의 가게에 해가 될까 봐 몽달 씨를 모르는 척하며 쫓아낸다.

이후 몽달 씨는 상처가 나은 후 다시 김 반장의 일을 돕는다. '나'는 몽달 씨에게 김 반장이 그를 쫓아낸 것을 보았다고 말하지만, 몽달 씨는 "아니야"라고 대답하며 '나'를 속상하게 한다. 잠시나마 깨어난 듯 보였던 몽달 씨는 금세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나'에게 시가 적힌 종이를 건네준다. 그 종이에는 "...... 마른 가지로 자기 몸과 마음에 바람을 들이는 저 은사시나무는, 박해받는 순교자 같다. 그러나 다시 보면 저 은사시나무는 박해받고 싶어하는 순교자 같다. ......."라고 적혀 있었다.

'원미동 시인'으로 불리는 몽달 씨는 순수하고 엉뚱한 면모를 지녔지만, 세상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김반장과의 관계를 통해 소시민들의 연대와 배신, 그리고 진정한 이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경주 엄마는 '방울새' 편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사회 운동으로 수감된 남편을 대신해 아이를 키우고 있다. 경주 엄마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의 현실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경주에게 아빠 이야기를 해주다가 경주가 “아, 방울새는 동굴에서 살고 있구나”를 “아빠는 동굴에서 살고 있구나”로 잘못 듣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연립 주택의 지하실에서 생활하는 '나'는 화장실이 없는 셋방을 계약할 때 주인집 여자가 언제든지 자기 집 화장실을 쓰면 된다고 했으나,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 용변 보는 일로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나중에 유부남을 끌어들여 사는 주인집 여자의 처지를 알게 되자 '나'는 오히려 그녀를 동정하게 된다.

2. 1. 김반장

2. 2. 강노인

2. 3. 은혜엄마

2. 4. 몽달 씨

2. 5. 경주 엄마

2. 6. '나' (지하 생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