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계 합용 병서

1. 본문

ㅂ계 합용 병서(ㅂ系合用竝書)는 한글 겹낱자 조합 원리 중 하나인 합용 병서의 한 종류로, ㅂ으로 시작하는 겹낱자를 말합니다.
정의 및 종류:

• 합용 병서: 서로 다른 낱자를 가로로 조합하여 겹낱자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 ㅂ계 합용 병서: ㅂ으로 시작하는 겹낱자들을 지칭합니다. (예: ㅳ, ㅄ, ㅶ, ㅷ, ᄡ, ᄣ, ᄧ)

• 15세기: ㅂ계 합용 병서의 ㅂ 음은 실제로 발음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싸다[包]'의 중세 국어 형태 'ᄡᆞ다'는 신라시대 한자 쌀 포(包)의 새김 '*바ᄉᆞᆯ(所瑟)'과 연결됩니다.
• '흰쌀'의 중세 국어 형태 'ᄒᆡᆫᄡᆞᆯ'은 고려시대 《계림유사》에 '한보살(漢菩薩)'로 기록되었습니다.
• '쌀, 씨, 쓰다, 짜다, 뜨다' 등은 중세 국어에서 ㅂ계 합용병서로 시작했는데(ᄡᆞᆯ, ᄡᅵ, ᄡᅳ다, ᄧᅡ다, ᄠᅳ다), 이 단어들이 합성어('햅쌀·좁쌀·찹쌀', '볍씨', '몹쓸·몹시', '짭짤하다', '부릅뜨다·홉뜨다')에서 ㅂ 음이 덧납니다.
• 근대 국어: ㅂ계 합용 병서는 된소리(경음)로 변화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 현대 국어: ㅂ계 합용 병서는 쓰이지 않고, ㅄ만이 받침으로 사용됩니다.

• ㅅ계 합용 병서가 된소리 표기로 사용된 것에 비해 ㅂ계 합용 병서는 이전의 흔적으로만 남은 표기였기 때문에 근대 이후 폐기되었습니다.
• '물건을 쓰다'라는 의미의 '쓰다'에서 파생된 '~로ᄡᅥ'는 조선 후기까지 꽤 오랫동안 쓰였습니다.
• 고전 그리스어의 pt-(프톨레마이오스, 프테라노돈)나 ps-(프시케) 등이 중세 한국어의 ㅂ계 합용 병서와 비슷한 발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