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흥사리 매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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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흥사리 매향비(泗川 興士里 埋香碑)는 경상남도 사천시 곤양면 흥사리에 있는 고려 시대의 비석입니다. 1978년 3월 8일에 대한민국의 보물 제614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매향(埋香)이란 향나무를 땅에 묻거나 향을 피우는 의식으로, 하늘과 땅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향비는 이러한 의식을 행하는 과정, 시기, 관련 집단 등을 기록한 비석입니다.

사천 흥사리 매향비는 거의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사용하여 비문을 새겼으며, 표면의 굴곡이 심합니다. 글자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가로·세로가 잘 맞지 않으며, 각 행마다 글자 수가 다릅니다. 하지만 글자체에서 예스러움이 느껴져 당시 지방의 글씨체를 엿볼 수 있습니다.

비문의 내용에 따르면, 고려 후기 사회 혼란기에 불교 승려들을 중심으로 4,100여 명이 계(契)를 조직하여 왕의 만수무강, 나라의 부강, 백성의 평안 등을 기원하기 위해 매향 의식을 치렀다고 합니다. 비문은 승려 달공이 짓고, 수안이 썼으며, 김용이 새긴 것으로, 고려 우왕 13년(1387)에 세워졌습니다.

사천 흥사리 매향비는 건립 목적과 건립 연대가 확실한 비석으로, 잊혀진 우리의 옛 민속을 알려주고 고려 후기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