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오류리 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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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오류리 등나무는 경상북도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에 있는 오래된 등나무입니다. 1962년 천연기념물 제89호로 지정되었으며, 4그루가 2그루씩 모여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 높이는 11~12m, 둘레는 각각 0.24m, 0.28m, 1.72m, 0.60m 정도 되는 큰 덩굴나무입니다.

오류리 등나무는 다음과 같은 애틋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옛날 옛적 이 마을에 아름다운 두 딸을 가진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옆집에는 씩씩한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두 자매는 모두 이 청년을 몰래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년이 전쟁터로 떠나게 되자, 두 자매는 서로 같은 남자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매는 서로 양보하기로 하고 있었는데, 청년이 전쟁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슬픔에 잠긴 두 자매는 연못에 몸을 던졌고, 그 자리에서 두 그루의 등나무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죽은 줄 알았던 청년은 훌륭한 화랑이 되어 돌아왔고, 자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도 연못에 몸을 던졌는데, 그 자리에서는 팽나무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등나무는 팽나무를 칭칭 감아 올라가며, 살아생전 이루지 못한 사랑을 죽어서 이룬 것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전설 때문에 오류리 등나무의 꽃잎을 말려 신혼부부의 베개에 넣어주면 부부의 애정이 두터워지고, 사랑이 식어버린 부부가 잎을 삶아 먹으면 사랑이 되살아난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류리 등나무는 단순한 오래된 나무가 아니라, 경주 지역의 전설과 조상들의 정서가 깃든 문화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입니다. 5월에는 연한 자주색 꽃이 피며, 서경주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방문하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