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음비사

1. 본문

당음비사(棠陰比事)는 송나라 때 계만영이 편찬한 일종의 판례집 또는 소송 기록집입니다.
주요 내용:

• 편찬 배경 및 목적: 송나라 계만영은 당대의 재판 기록을 모아 1207년에 편찬했습니다. 이후 원나라 전택이 1308년에 교정하여 간행했습니다. 이 책은 백성들이 억울한 판결을 받지 않도록 돕고, 관리들이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참고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 내용 구성: 144건의 소송 관련 사례를 72편으로 분류하고,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운문 형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각 사례는 수사 방법, 증거 조사, 정황 활용 등 다양한 측면을 다루고 있어 실제 재판에 참고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 명칭의 의미: '당음(棠陰)'은 주나라 소공(召公)이 팥배나무(감당나무) 아래에서 백성들의 송사를 듣고 처리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로, 훌륭한 판결을 의미합니다. '비사(比事)'는 소송 또는 판례를 뜻합니다.
• 가치와 영향: 당음비사는 법조문에 대한 해설보다는 재판에서 사실을 규명하는 방법과 판관의 공정하고 성실한 자세를 강조하여 실무에서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여러 차례 간행되어 억울한 형벌을 막기 위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483년(성종 14)에는 성건이 엄격한 형벌로 인한 억울함을 막기 위해 당음비사를 간행하여 배포했고, 1539년(중종 34)에는 상진이 같은 이유로 간행을 건의했습니다.

한국과의 관련성:

• 문화재 지정: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시대 책인 당음비사는 2017년 3월 10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367호로 지정되었습니다.
• 조선시대 활용: 조선시대에는 당음비사가 옥사(獄事) 처리, 즉 재판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당음비사를 참고하여 억울하게 형을 받는 일이 없도록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솔로몬 재판과의 비교:당음비사에 나오는 한 아이를 두고 두 어머니가 서로 자신의 자식이라고 주장하는 사건은 솔로몬의 재판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판결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 솔로몬: 아이를 둘로 나누어 가지라고 판결하여 진짜 어머니의 모성애를 자극합니다.
• 당음비사: 두 어머니에게 아이의 팔을 잡고 당기게 하여, 아이가 아파하자 손을 놓아버린 어머니를 진짜로 판결합니다.

이러한 차이는 동서양 재판관의 관점, 즉 아이의 인간성을 침해하는 재판을 했는지 여부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