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억정사지 대지국사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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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억정사지 대지국사탑비는 충청북도 충주시 엄정면 괴동리 억정사지에 있는 조선시대의 석비입니다.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6호로 지정되었으며,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보물로 재지정되었습니다.

억정사지 대지국사탑비는 고려 말의 승려 대지국사 찬영(1328~1390)의 행적을 기록하고 그의 인품과 학력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대지국사는 14세에 출가하여 보우의 제자가 되었으며, 고려 공민왕, 우왕, 창왕을 섬겼습니다.

탑비는 화강암으로 만들어졌으며, 받침돌은 아무런 문양 없는 장방형입니다. 비신의 너비는 23.5cm로 좁으며 앞뒷면은 130cm로 널찍하고 덮개돌은 없습니다. 비신 위쪽의 양 모서리를 길이 44cm 정도 잘라낸 귀접이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는 고려 후기나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과도기적 형태입니다.

비문은 박의중(1337∼1403)이 왕명을 받들어 지었으며, 승려인 선진이 쓰고 전액도 하였으며, 혜공이 글자를 새겼습니다. 비문의 내용은 대지국사의 출생과 이력, 그리고 그의 인품과 학력 등을 기리는 내용입니다. 글씨는 해서체로 2,000여 자에 달하며, 당시 유행하던 송설체가 아닌 왕희지의 필법을 잘 체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억정사는 고려시대에 번창했던 사찰로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보이며, 언제 폐사되었는지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억정사지에는 대지국사탑비 외에도 축대, 옥개석, 탑신 등이 남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