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파테마

2. 줄거리

과거 인류는 중력에서 에너지를 얻으려는 실험에 실패하여 대재앙을 겪었다. 이 사고로 많은 사람과 사물의 중력이 뒤바뀌어 하늘로 떨어져 사라졌고, 살아남은 인류는 중력이 정상인 이들과 중력이 반대로 작용하는 '거꾸로 된 사람'으로 나뉘었다. 거꾸로 된 사람들은 지하 세계로 숨어들었고, 중력이 정상인 이들은 그보다 더 깊은 지하에 '아이가'라는 인공 세계를 건설하여 살아가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세계 사이의 교류는 끊어졌다.

아이가는 '하늘'을 죄인들이 떨어져 간 불결한 곳으로 여기며 증오하도록 가르치는 독재 국가이다. 이곳에 사는 소년 에이지는 하늘을 동경했던 아버지를 사고로 잃은 후 답답한 현실에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 지하 세계에 사는 소녀 파테마는 실종된 친구 라고스를 찾기 위해 금지된 '위험 구역'을 탐험하곤 했다. 어느 날, 파테마는 탐험 중 실수로 아이가 세계로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에이지와 마주친다.

에이지는 중력이 반대인 파테마를 보고 놀라지만, 그녀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가 숨겨준다. 그러나 아이가의 독재자 이자무라는 '거꾸로 된 사람'의 출현을 보고받고 치안 경찰에게 수색을 명령한다. 결국 파테마는 붙잡히고, 에이지는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닌 암살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자무라는 파테마에게 과거 대재앙의 진실을 왜곡하여 설명하고, 아이가에 침입한 거꾸로 된 사람은 죽어야 한다며 위협한다. 그리고 붙잡혀 와 이미 사망한 라고스의 시신을 보여주며 파테마를 절망에 빠뜨린다.

실의에 빠진 에이지 앞에 파테마를 찾아 지하 세계에서 온 청년 폴타가 나타난다. 에이지는 폴타와 협력하여 파테마가 갇힌 탑으로 잠입한다. 구출 직전 이자무라에게 발각되지만, 위기의 순간 에이지는 파테마를 구하려 하고,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파테마가 에이지에게 달려들면서 두 사람은 함께 아이가의 '하늘'로 떨어진다.

계속해서 위로 떨어지던 두 사람은 아이가의 하늘이 사실 거대한 기계 장치로 만들어진 인공 천장이며, 별빛 역시 투사된 것임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에이지 아버지의 비행선을 발견하고, 안에서 아버지와 라고스가 서로 교류하며 두 세계의 진실을 탐구했다는 기록을 찾는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비행선을 이용해 다시 아이가로 돌아가 지하 세계로 향한다.

하지만 이자무라와 그의 부하 자쿠가 끈질기게 추격해 온다. 지하 세계 입구 근처에서 벌어진 격렬한 싸움 끝에 바닥이 무너지면서 이자무라는 더 아래로 추락한다. 무너진 구멍 너머로 드러난 것은 폐허가 된 고층 빌딩들과 진짜 하늘, 즉 진짜 지상의 모습이었다. 아이가가 사실은 지하의 거대한 공간에 만들어진 세계였고, 오히려 파테마와 같은 지하 세계 사람들이 대재앙을 일으킨 과학자들의 후손으로서, 중력이 뒤바뀐 아이가 사람들을 보살피기 위해 지상과 아이가 사이의 중간 지대에 살고 있었다는 진실이 밝혀진다.

이자무라는 추락하면서 파테마를 붙잡지만, 파손된 비행선 잔해에 부딪혀 홀로 진짜 하늘로 날아가 버린다. 에이지는 떨어지는 파테마를 구하고, 자쿠와 지하 세계 장로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착지한다. 모든 진실이 알려진 후, 에이지와 파테마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진짜 지상 세계를 마주 본다. 지하 세계의 장로, 폴타,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자쿠는 두 세계가 협력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새로운 미래를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