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척화비

1. 본문

남해 척화비(南海斥和碑)는 경상남도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에 위치한 척화비입니다. 1997년 12월 31일에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6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척화비는 조선 고종 때 흥선대원군이 서양 세력의 침략을 경계하고 쇄국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세운 비석입니다.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를 겪은 후, 서양과의 화친을 배격하고 침략을 경고하는 내용을 담아 전국 주요 지역에 설치되었습니다.

남해 척화비는 다른 척화비와는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낮은 사각 받침돌 위에 몸돌이 있고 맨 위에 지붕돌이 올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로 인해 지방 관청에서 대원군의 척화비를 본떠 세운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석에는 "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는 것이요, 화친을 주장하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라는 12자의 큰 글자가 새겨져 있고, 그 왼쪽에 "우리 만대 자손에게 경고한다(戒我萬年子孫)"라는 작은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남해 척화비는 처음에는 노량 선착장 입구에 세워졌으나, 일제강점기 때 묻혔다가 해방 후 설천중학교 입구로 옮겨졌습니다. 1998년 8월에 원래 자리와 가까운 마을 안으로 옮겨졌다가, 남해 충렬사 성역화 사업이 완료된 후 현재 위치로 다시 옮겨졌습니다.

1882년 흥선대원군이 물러난 뒤, 조선이 개항하면서 대부분의 척화비는 철거되었지만, 남해 척화비를 포함하여 전국에 20여 기가 남아 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