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실상사 수철화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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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실상사 수철화상탑(南原 實相寺 秀澈和尙塔)은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의 승탑입니다.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3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수철화상(817∼893)은 신라 후기의 승려로, 실상사의 두 번째 창건주입니다. 실상사는 828년(신라 흥덕왕 3)에 홍척국사가 창건한 절로, 구산선문(九山禪門) 중 하나인 실상산문(實相山門)의 중심지였습니다. 수철화상은 홍척국사의 제자로, 스승의 뜻을 이어받아 실상산문을 크게 일으켰습니다.

수철화상탑은 수철화상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893년(진성여왕 7)에 수철화상이 입적하자 왕이 그의 시호를 '수철화상'이라 하고, 탑 이름을 '능가보월'이라 내린 후 건립되었습니다. 탑은 실상사 극락전 오른쪽에 위치하며, 원래의 위치로 추정됩니다.

탑은 신라 석조부도의 전형적인 양식인 8각 평면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단(基壇)은 아래받침돌에 구름, 용무늬, 사자 등이 새겨져 있고, 윗받침돌에는 연꽃무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8각의 탑몸은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이 새겨져 있고, 각 면에는 문(門) 모양과 사천왕상(四天王像)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붕돌은 얇고 경사가 완만하며, 목조건축의 지붕 양식을 충실히 모방하여 기와골과 막새기와까지 표현되어 있습니다.

탑 옆에는 수철화상탑비(보물 제34호)가 있어 탑의 주인공과 건립 시기 등 관련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비문에 따르면, 수철화상이 893년에 입적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탑의 건립 시기도 이 즈음으로 추정됩니다. 비문은 마멸과 손상이 심한 편이며, 지은이와 글씨를 쓴 사람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글씨는 구양순체를 따른 해서체입니다.

수철화상탑은 통일신라시대 8각원당형 승탑 양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목조건축의 세부 양식을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어, 신라 하대 승탑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