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왕편

1. 본문

동명왕편동명왕편(東明王篇)은 고려 후기의 문인 이규보가 1193년(명종 23년)에 지은 오언체 서사시이다. 이규보의 문집 《동국이상국집》 제3권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총 282구의 장편 서사시로, 약 4,000자에 달한다. 내용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서장: 동명왕 탄생 이전의 계보를 다룬다.
• 본장: 동명왕의 출생부터 건국까지의 과정을 서술한다.
• 종장: 후계자인 유리왕의 사적과 작가의 감상을 담고 있다.

이규보는 서문에서 본래 동명왕 설화를 귀신이나 환상으로 여겼으나, 연구를 거듭한 결과 신성한 이야기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시를 통해 우리나라가 본래 성인의 나라임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저술 동기를 설명했다.
주요 내용:

• 해모수가 천제의 아들로 하늘에서 내려와 하백의 딸 유화와 혼인한다.
• 유화가 알을 낳고, 그 알에서 주몽이 태어난다.
• 주몽이 어려서부터 뛰어난 능력을 보이며, 특히 활을 잘 쏜다.
• 주몽이 위협을 느껴 도망치고, 엄수를 건너 부여에 나라를 세운다.

특징 및 의의

• 민족적 주체성: 중화 중심의 역사관에서 벗어나 우리 민족의 우월성과 고구려 계승 의식을 드러낸다.
• 영웅 서사시: 북방계 난생 설화와 천손 하강 모티프를 사용하여 동명왕을 영웅적으로 형상화했다.
• 역사적 의미: 《구삼국사》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였으며, 《삼국사기》에서 생략된 고구려 건국 신화를 상세히 기록하여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 문학적 가치: 5언 282구의 장편 서사시로, 이규보의 뛰어난 문장력을 보여준다.
• 창작 동기: 이규보는 당시 무신 집권기의 혼란한 상황 속에서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고려가 고구려를 계승한 국가임을 강조하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알리고 관직에 나아가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타

• 《동명왕편》은 단순한 신화 재현을 넘어, 이규보의 국가관, 민족의식, 역사관을 담고 있다.
• 작품에 나타난 '신이' 사관은 유교적 합리주의 사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준다.
• 《동명왕편》은 한국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영웅 서사시로 평가받으며, 후대 문학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규보는 《동명왕편》을 통해 고구려 건국 설화를 재해석하고, 고려의 정통성을 확립하려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