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아키라

3. 감독 시절

1970년, 미하라 오사무가 감독을 맡고 있던 긴테쓰 버펄로스의 수비 주루 코치로 발탁되었고 1983년 시즌 종료 후에는 수석 코치로 승격되었다. 1987년 시즌 종료 후 오카모토 이사미 감독의 후임으로 긴테쓰의 감독으로 취임, 부임 1년째는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막판까지 리그 우승을 놓고 펼친 일명 ‘10월 19일 결전’에서는 아깝게 리그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그 해의 격렬한 우승 경쟁은 일본 야구사에 남는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기록되었다. 여러 가지 기책에 의한 지휘는 오기의 은사였던 미하라 오사무의 ‘미하라 매직’(三原マジック^일본어)에 모방한 ‘오기 매직’(仰木マジック^일본어)이라고 불리었다.

다음해인 1989년에는 오릭스, 세이부와의 우승을 놓고 경쟁을 했는데 2위 오릭스와의 1리차(3위 세이부와는 2리차)로 팀을 9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 해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열린 일본 시리즈에서는 내리 3연승을 기록한 후 끝내 4연패를 당해 일본 시리즈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그 후에는 매년 A클래스(1위 ~ 3위)의 성적을 남겼지만 1991년 ~ 1992년에는 2년 연속 세이부와의 우승 경쟁에서 밀려 1992년 시즌 끝으로 긴테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긴테쓰 감독 시절에는 노모 히데오나 아카호리 모토유키 등의 젊은 선수들을 많이 육성했다.

1993년에는 1년간 아사히 방송과 스포츠 닛폰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후 이듬해 1994년부터는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감독으로 발탁되었다. 오릭스 감독으로 취임한 후 지금까지 2군 생활을 계속하고 있던 이치로의 소질을 발견하면서 곧바로 1군으로 발탁시켰고 그 외에도 전임 도이 쇼조 감독 시절부터 기대되면서 부진에 빠져 있던 다구치 소를 외야수로서 기용해 성공시키는 등 도이 감독의 시절에 침체되었던 재능을 서서히 개조시켰다. 부임 1년차인 1994년의 시즌에는 팀을 2위로 끌어올렸고 이듬해 1995년에는 간사이 지방을 강타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한동안 고베에서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있는 와중에 ‘힘내자 KOBE’(がんばろうKOBE^일본어)라는 팀의 표어를 내걸어 오릭스로서는 처음으로 퍼시픽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일본 시리즈에서는 노무라 가쓰야 감독이 이끄는 야쿠르트 스왈로스에게 1승 4패의 성적을 기록하여 일본 시리즈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다음해인 1996년에는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일본 시리즈에서는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이 이끄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상대해 4승 1패를 기록하며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시리즈 우승 달성에 성공했다. 그 후 리그 우승을 이끈 일은 없었지만 팀 성적은 1999년까지 6년 연속으로 A클래스를 유지했다(긴테쓰 감독 시절을 포함하면 11년 연속). 그러나 이치로와 다구치가 메이저 리그에 이적하면서 2000년과 2001년에 2년 연속으로 B클래스에 머물러고 2001년 시즌 종료 후에 감독직에서 물러났했다.

오릭스의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아사히 방송과 스포츠 닛폰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고 2004년 말에 열린 기념 파티에서는 폐암이 발견되어 투병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기는 생전에 암이 퍼지면서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절 알리지는 않았는데 니시테쓰 라이온스 시절의 동료인 나카니시 후토시나 가네무라 요시아키 등과 같은 야구계 관계자 일부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오기가 간절히 원하면서 비밀로 하고 있었다고 한다.

2005년에 자신이 이끌었던 긴테쓰 버펄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와의 합병에 의해서 탄생한 신생팀 ‘오릭스 버펄로스’로부터 감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4년 만에 야구계를 복귀했다. 이 때 나이는 70세였고 이것은 당시 역대 최고령으로서의 감독 취임이었다(이듬해인 2006년에 노무라 가쓰야가 기록을 경신했다). 투병이 계속되고 있던 폐암은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그라운드에서 죽을 수 있으면 나는 숙원’이라고 말하는 등 병을 참아내면서 감독으로 발탁되었다.

취임 후 그라운드에서는 병상을 숨기면서 다부지게 행동하고 있었지만 가끔씩 졸고 있는 것과 벤치에 앉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특히 후반기인 세이부 돔에서 경기할 당시에는 구장의 계단을 자신의 힘으로 오르는 것조차 하지 못했고 외야의 큰 도구를 반입구에서 그라운드로 드나들 정도였는데 컨디션을 무너뜨리고 있는 모습이 주변에서 자주 확인되고 있었다. 2005년은 종반까지 추격하면서 최종적으로는 4위를 기록, 플레이오프 진출은 놓쳤지만 3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질 정도의 침체되고 있던 팀을 많이 약진시켰다. 세이부 돔에서의 최종전이 끝난 이후 레프트쪽 관중석에 있는 오릭스 팬들에게 다가가 두세 번 고개를 숙이면서 “고맙습니다”라고 답례를 했다.

오기 아키라는 구단으로부터 감독을 계속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고령에다가 앞에서 말한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2005년까지 용퇴를 결정했고 최종전이 끝난 다음날에 기자 회견을 열어 감독직에서의 사임과 구단의 시니어 어드바이저(SA)의 취임을 발표했다.

3. 1. 긴테쓰 버펄로스 감독 시절

3. 2. 오릭스 블루웨이브 감독 시절

3. 3. 오릭스 버펄로스 감독 시절

4. 감독 스타일 및 철학

오기 아키라는 "신한불란(信汗不乱)"을 좌우명으로 삼았다.^[29] 선수 육성에 있어서는 개성을 중시하며, 노모 히데오, 하세가와 시게토시, 이치로, 다구치 소 등 많은 일본인 메이저리거를 배출했다.^[29] 이들은 모두 오기를 "스승", "존경하는 사람"으로 칭하며, 그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29] 나카무라 노리히로는 메이저 리그에 있다가도 "오기 감독이 필요로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일본으로 돌아왔다"고 말하며 경의를 표했다.^[29]

특히 이치로는 오기를 존경하여, 캠프 중인 오기를 만나기 위해 미야코지마까지 찾아갈 정도였다.^[30] 오기가 오릭스 감독으로 취임한 직후, 이치로에게 등록명을 "이치로"로 바꿀 것을 제안했고, 사토 카즈히로의 등록명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이치로를 설득했다.^[30] 이치로는 메이저 리그에서 3,000안타를 달성했을 때 오기에게 감사를 표하며, "고베에서 2000년 가을, 술의 힘을 빌려 메이저 리그 이적을 설득했다. 오기 씨의 결단이 없었다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고 말했다.^[32] 기요하라 카즈히로 역시 오릭스로 자신을 이끌어준 오기에게 감사하며, 은퇴 경기에서 "천국에 있는 오기 씨, 자신에게 마지막 활약의 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오기는 선수들의 자유분방함을 존중했지만 훈련은 엄격했다.^[36] 1989년 컨디셔닝 코치 다치바나 류지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훈련 이론을 도입하려 할 때 다른 코치들의 반발 속에서도 이해를 보였다.

1989년, 매직 넘버 1 상황에서 아와노 히데유키를 기용하여 헹가래 투수로 만들었다.^[33] 미쓰야마 히데카즈는 "아와노나 노모 등의 일류 선수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은 선수에게는 엄청 엄격했다"고 회상했다.^[34][35] 브라이언트는 오기가 "편하게 하라"고 격려해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36]

오릭스 감독 시절, 대량 실점 상황에서 수비 강화를 지시했다가 선수의 의아한 반응에 2군 강등을 명한 일화도 있다.^[37] 오카다 아키노부는 오기를 가장 영향을 받은 감독으로 꼽으며, "데이터를 조사하고 분석해서 답을 이끌어내는 야구"에 대한 생각을 바꿔준 은인이라고 말했다.^[38]

1996년 올스타전에서는 이치로를 투수로 등판시켜 화제가 되었는데, 이에 노무라 가쓰야 감독은 다카쓰 신고를 대타로 보내 항의했다.

오기는 잦은 투수 교체로 승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했고, 이로 인해 곤도 히로시^{[39][33][40][41]}, 요시이 마사토, 야마다 히사시^[42] 등 투수 코치들과 대립하기도 했다. 노다 고지는 오기의 투수 교체에 대해 직접 항의한 적도 있지만, "오기 씨만큼 그릇이 큰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43] 가와고에 히데타카는 오기를 사람을 관찰하고 움직이는 능력에 뛰어난 지도자로 평가했다.^[44]

공격 면에서는 "고양이 눈 타선"이라 불릴 정도로 선발 라인업을 자주 변경했는데, 이는 데이터와 상대 투수와의 상성을 고려한 결과였다.^[45] 선수들에게 복수 포지션을 요구하기도 했다. "타도 세이부"를 외치며 당시 황금기를 누리던 세이부 라이온스에 대항했다.

펀치 사토에게 연예계 전향을 권유한 것도 오기였다. 오기는 사토의 재능을 간파하고 "너는 야구를 해도 대성할 수 없지만, 연예인이라면 대성할 수 있으니 야구를 그만둬라"라고 조언했고, 사토는 이를 받아들였다.

오기는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아 전철이나 택시로 구장에 다녔다. 긴테쓰 감독 시절에는 신오사카역 근처 자택에서 오사카 시영 지하철 미도스지선과 긴테쓰 미나미오사카선을 이용해 후지이데라역까지 통근했다.

2001년 오릭스 감독 퇴임 경기에서는 긴테쓰 선수들에게도 헹가래를 받았다.^[46] 2005년에는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하기도 했는데, 이는 일본 프로 야구 최고령 퇴장 기록이었다.^[46]

기요카와 에이지는 오릭스 투수 코치 시절 오기의 등번호 70번을 물려받으며 "지도자로서 한 걸음이라도 오기 씨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47] 미야우치 요시히코 구단주는 오기를 "젊은 선수를 잘 쓰고, 프로 야구 역사에 남는 명감독"이라고 평가했다.^[48] 오기는 선수의 폼을 존중하고 재능을 키우는 육성법으로 알려져 있다.^[49]

5. 사망

감독 퇴임 후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했지만, 임종이 다가온 2005년 12월, 의사에게 "20일에 이치로와 식사 약속을 잡았다. 그 전까지는 살려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기요하라 가즈히로와도 식사 약속을 했었다고 한다.

감독 퇴임 2개월 후인 12월 15일 오후 4시 10분, 폐암에 의한 호흡 부전으로 후쿠오카현 후쿠오카 시내의 병원에서 사망했다.^[23] 법명(정토진종)은 "앙숭인석요빈(仰崇院釋耀彬)"이다.

오기의 사망 소식을 접한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감독 노무라 가쓰야는 "다시 한 번 감독으로서 그와 싸우고 싶었다…"라고 코멘트하는 등, 죽음을 애도하는 목소리는 야구계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많이 전해졌다.

장례식은 오기의 유지를 따라 밀장으로 치러졌지만, 고별회에 해당하는 "천국으로 보내는 모임"이 2006년 1월 21일 오전 11시부터 스카이마크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고베시에서의 고별회가 되었기 때문에, 니시테츠 시절의 팀 동료인 이나오 가즈히사 등이 발기인이 되어, 고향인 후쿠오카현 나카마시에서도 고베에서의 모임과 시간을 맞춰 "천국으로 보내는 모임"이 열렸다.

6. 기타

고향인 나카마 시에서는 2016년부터 나카마 시내의 4개 중학교와 후쿠오카현에서 초청한 중학교 12개교가 참가하는 ‘오기 아키라 기념 야구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24] 2017년 4월 1일부터는 나카마 시립 야구장의 명칭을 ‘나카마 오기 아키라 기념 구장’으로 변경했다.^[25]

동치쿠 고등학교 시절 지쿠호 본선의 나카마역에서 오리오카역까지 통학에 이용했지만, 실제로는 연간 절반 정도만 철도를 이용했고, 나머지 절반은 친구에게 가방을 맡기고 자신은 철길을 따라 4km 정도를 달려 통학했다고 한다.

1958년 오프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방일했을 때, 전일본팀 멤버였던 도요다 야스미츠가 돈 브레이저에게서 글러브를 받았다. 도요다가 자랑하자 오기도 잠시 살펴봤는데, 도요다가 돌려달라고 하자 글러브에는 먹물로 "5번 오기"라고 적혀 있었다. 도요다는 결국 오기에게 글러브를 넘겨줬다고 한다.

현역 시절부터 상당한 호색가로, 선수들에게 "그라운드 밖에서는 얼마든지 무모하게 해도 좋다"라고 말했던 미하라 감독조차도 "오기와 도요다만은 노는 것을 제한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시마바라 캠프 휴일에 아마쿠사까지 놀러 갔다가 바다가 거칠어져 돌아오지 못하고 다음날 점심 무렵에 몰래 돌아오자, 미하라 감독으로부터 번트 연습만 하라는 명령을 받은 적도 있다. 키요하라 카즈히로는 자신의 저서에서 오기를 "아침밥 대신 맥주를 마시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퇴장 처분은 7회를 기록했으며, "신한불란(信汗不乱)"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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