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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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별곡(翰林別曲)은 고려 고종 때 한림(翰林)의 여러 선비들이 지은 경기체가(景幾體歌) 형식의 노래입니다. 현존하는 최초의 경기체가이며,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 및 특징:

• 시대적 배경: 고려 고종 때는 무신정권 시기로, 문신들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무신들의 문객으로 지내거나 현실 도피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한림별곡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귀족, 양반 계층의 은둔적이고 향락적인 풍류 생활을 노래한 작품입니다.
• 주제: 각 장은 시(詩), 서적(書籍), 명필(名筆), 명주(名酒), 화훼(花卉), 음악(音樂), 누각(樓閣), 그네(추천, 鞦韆)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당시 문인들의 생활상과 풍류를 보여줍니다. 신진사대부들의 득의에 찬 노래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 형식: 경기체가는 각 연이 '엽(葉)'을 경계로 전후 2강(腔)으로 나뉘며, 4구 후강 2구, 모두 6구체로 되어 있습니다. 한림별곡 1연은 '334·334·444·334·4444·334'의 기본형을 이룹니다. 각 장의 끝에는 "...경(景) 긔 엇더ᄒᆞ니잇고" 또는 "景幾何如(경긔하여)"라는 구절이 반복되어 흥취를 더하고, '경기체가'라는 명칭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 표현: 한문 구절이 많고 시적인 기법은 단순하지만, 시적 대상을 나열하고 제시하면서 그것들에 대한 느낌이나 흥취를 영탄적인 시구로 표현합니다.
• 영향: 한림별곡은 이후 경기체가 형식의 노래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고려 충숙왕 때 안축의 <관동별곡>, <죽계별곡>은 한림별곡의 형식을 그대로 따랐으며, 조선시대에도 한림별곡을 모방하거나 새로운 가사 형식을 취하여 이를 계승한 작품들이 나타났습니다.

• 한림별곡은 당대 상류층의 풍류와 자부심을 보여주는 명문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지나치게 방탕하고 허세가 심하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은 한림별곡류가 교만하고 방탕한 기풍을 지녔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문학적 가치에 대해서는 고려 시대 문학의 일종이지만 대부분 한문으로 되어 있어 상류층만 즐겼고, 내용 또한 지식이나 재산을 과시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고려가요에 비해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한림별곡의 작자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려사에는 "고종 때 한림의 여러 선비가 지은 바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장에 나오는 인물들(유원순, 이인로, 이공로, 이규보, 진화 등)이 작자로 추정되기도 하고, 여러 선비가 한 장씩 돌아가며 지었을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 한림별곡은 고려사 악지, 악학궤범, 악장가사에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