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2. 줄거리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게이 민수와 아이를 입양하고 싶은 레즈비언 효진은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동료 의사로, 서로의 목적을 이루고자 위장 결혼을 한다. 겉으로는 완벽한 신혼부부 행세를 하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파트너와 비밀스러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민수의 부모가 이들의 삶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성소수자로서 겪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직면하게 된다.

민수는 게이이고, 효진은 레즈비언으로, 두 사람은 위장 결혼을 통해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효진은 10년 동안 사귄 연인 서영과 법적으로 입양을 하기 위해, 민수는 커밍아웃하지 않은 자신의 생활 방식을 유지하면서 부모를 기쁘게 하기 위해 결혼을 결심한다. 이들은 각자의 파트너와 비밀리에 살면서 바로 옆집으로 이사하여 행복하고 "정상적인" 부부처럼 보인다. 이성애자 부부에게 주어지는 모든 혜택을 누리며, 대중의 감시와 부모의 반대도 막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민수의 어머니는 쓰이지 않는 부엌 도구들을 석연치 않게 여기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민수는 단골 게이바에서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만, 게이 코러스 활동에는 아웃팅에 대한 위험 때문에 부담을 느낀다. 집으로 돌아가던 민수는 와이낫의 바텐더로 일하는 석과 마주치게 되고, 서로에게 끌리는 감정을 느낀다.

효진은 민수의 어머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집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 놓고,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민수에게 혼인 신고서를 쓰도록 한다. 하지만 민수는 혼인 신고에 부담을 느끼고 미룬다. 와이낫에 간 민수는 석이 미국에서 왔으며, 유부남과 사귀다가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된다. 석은 민수가 단순한 유부남인 줄 알고 거리를 두지만, 민수가 계약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동거를 시작한다.

효진은 입양을 서두르기 위해 민수에게 혼인 신고를 재촉하고, 결국 민수는 혼인 신고를 하고 효진과 함께 보육원에서 입양 절차를 진행한다. 석의 어머니는 석의 동생 준의 결혼 소식을 알리고자 1년 만에 석을 찾아오지만, 준은 형이 게이인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약혼자가 알지 못하도록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요구한다. 석은 민수에게 자신이 게이인 것을 아버지에게 들키고 치료를 받다가 나았다고 거짓말을 하고, 마음에 없는 약혼을 하게 되자 진실을 밝히고 한국으로 돌아왔음을 고백한다. 민수는 석에게 외국으로 떠나자고 하지만, 석은 쫓겨가듯 떠나기보다는 한국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한다.

민수와 효진은 불쑥 찾아오는 민수의 어머니 때문에 위기를 겪고, 결혼 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던 중 민수는 익명의 메시지를 통해 효진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과 병원에 퍼진 소문을 알게 된다. 궁지에 몰린 민수는 석에게 외국으로 떠나자고 하지만, 석은 외국도 별 다를 것이 없으며 게이로 태어난 이상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밝히며 민수를 질책한다. 민수는 커밍아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밝히고 석에게 애원하지만, 석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민수에게 실망하고 집을 떠난다. 효진은 민수에게 떳떳이 살아가라고 말한다.

괴로운 마음에 혼자서 술을 마시던 민수는 티나와 함께 택시를 타게 되고, 호모포비아 택시 기사에게 화를 내고 내리게 된다. 티나의 집에서 민수는 자신이 게이인 것을 한탄하지만, 티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만족하고 지금이 자신의 황금기이며, 고향에 내려가면 누나에게 커밍아웃을 할 것이라고 밝힌다. 다음 날, 티나는 택시 기사와 마주쳐 폭행을 당하고, 이를 발견하고 다가오는 민수를 저지하려고 길로 뛰어들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분노한 민수는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병원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사건의 진실을 말한다. 티나의 죽음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던 민수는 티나의 장례식장에서 석과 재회하고, 그에게 위로를 받고 다시 서로를 받아들인다.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한 민수와 석, 효진과 서영은 합동 결혼식을 열고, 가족이 모인 앞에서 G 보이스 공연을 펼치며 결혼식을 마친다. 이후 두 부부는 '또 하나의 지구'라는 이름의 요양원을 운영하며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