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세가

1. 본문

《단군세가(檀君世家)》는 조선 시대 우의정을 지낸 허목(許穆, 1595년~1682년)이 편찬한 책으로, 단군조선에 관한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허목은 1667년 자신의 문집인 《기언(記言)》에 기전체 역사서인 《동사(東事)》를 수록했는데,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단군세가》와 《신라세가》입니다.
주요 내용:

• 단군조선 건국: 허목은 단군이 평양에 도읍한 것은 도당씨(陶唐氏, 요임금)가 즉위한 지 25년이 되던 해라고 기록했습니다.
• 단군의 치적: 우(禹)가 제후들과 도산(塗山)에서 회합했을 때, 단군의 아들도 도산에 가서 우 임금에게 조회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 단군의 사망: 상나라 무정 시기에 죽었으며, 송양(松壤) 서쪽에 단군총(檀君塚)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단군조선의 영역: 단군조선뿐 아니라 부여(夫餘)와 숙신(肅愼)도 함께 기록하여 모두 단군의 후손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단군의 역사적 위치: 허목은 단군을 세가(世家)라는 독립된 항목으로 다루었는데, 이는 그동안 단군이 외기(外紀)로 취급되거나 기자(箕子)의 부속 항목으로 기술된 것과 차이를 보입니다.

역사적 의의:허목의 《단군세가》는 병자호란 이후 조선 지식인들의 변화된 역사 인식을 보여줍니다. 오랑캐로 여겼던 청나라에 패배하고, 청이 중원을 장악하면서 조선이 중화 문명을 계승하게 되었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허목은 단군을 우리 민족사의 시조로 강조하고, 조선이 중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역사를 가진 국가임을 천명하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