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동형성

2. 이론

인간의 본능과 그 파생물은 삶과 죽음, 건설과 파괴, 행동과 수동성, 지배와 복종 등과 같이 정반대의 쌍으로 배열된다. 자아가 본능 중 하나로부터 직접적인 압력, 혹은 초자아를 통한 간접적인 압력을 받아 불안을 느낄 때, 자아는 그 반대되는 것에 집중함으로써 불안을 유발하는 충동을 회피하려고 시도한다.^[7][2] 예를 들어, 타인에 대한 혐오감이 불안을 야기하면, 자아는 적대감을 숨기기 위해 사랑의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다.^[7]

일반적으로 반동형성이 발생하면, 자아로부터 거절당한 원래의 충동은 사라지지 않고 무의식 속에 유아기적 원형태로 지속된다고 본다.^[8][1] 따라서 사랑이 혐오에 대한 반동형성으로 경험되면, 혐오를 대체하여 사랑을 느낀다고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원래의 공격하려는 느낌은 사랑이라는 표면 아래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면은 혐오를 가려서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숨긴다.^[7][2]

진단 시에는 과장, 강박성, 비유연성이 관찰되는 곳에서 단순한 감정이 아닌 반동형성의 존재가 감측된다. 예를 들어, 반동적 사랑은 사랑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과장하며 보여주기 형식이고 허세에 불과하며, 쉽게 감지된다. 반동형성의 또 다른 특징은 강박성이다. 불안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실제 자기가 느끼는 것과 반대되는 것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그의 사랑은 유연하지 못하며, 진실한 감정이 그런 것처럼 주위 상황 변화에 적응될 수 없다. 오히려 사랑을 보이는 것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정반대 감정이 표면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하여 끊임없이 사랑을 드러내야 한다.^[7][2]

반동형성은 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 사람들이 보고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방어기제 중 하나로 인식되기도 한다.^[9] 이는 가장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 방어 수단으로 어디서나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증명한다. 예를 들어, 배려는 잔혹성의 반동형성, 결벽은 호분증의 반동형성일 수 있다.^[8][1]

정신분석가가 어느 한 내담자의 양심적 병역 기피가 가학성애의 반동형성이라고 설명한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또한, 높은 덕성과 선량은 그에 부응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가치가 아니라, 원초적 대상 카텍시스(심적 부착, 리비도나 심적 에너지 등이 어떤 대상에 집중되는 형상)의 반동형성일 수 있다. 순결과 순수에 대한 로맨틱한 생각은 정제되지 못한 성적 욕구를 가리고 있으며, 이타주의는 이기심을, 경건함은 죄를 가릴 수 있다.^[7][2]

이 모델에 의하면, 보다 반직관적으로 공포증은 반동형성의 한 예이다. 사람은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원한다. 사람은 그 대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상에 대한 바람을 두려워한다. 반동적 공포는 두려워하는 바람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을 막는다.^[7][2]

반동형성이라는 개념은 외적 위협뿐만 아니라 내적 불안을 설명할 때도 사용된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는 현상에서, 인질 혹은 납치 피해자가 자신들을 통제하는 힘을 가진, 공포스럽고 혐오스러운 가해자를 사랑하게 된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나치 수용소의 힘없고 연약한 수용자들이 수용소 경비원들을 좋아하게 되어, 심지어 경비원들이 버리는 물건을 모으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반동형성 메커니즘은 강박적 신경증을 특성으로 한다. 특히 자아 형성 과정에서 이러한 메커니즘이 과용되면, 영속적인 성격 특성이 된다. 이는 강박적 성격 소유자나 강박성 인격장애 소유자에게서 종종 보인다. 이는 어떤 것의 주기적인 사용이 모두 강박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강박적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