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제

2. 농법

삼포식 농업은 농지를 겨울 곡물, 여름 곡물, 휴경지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윤작하는 방식이다. 겨울 곡물 밭에서는 가을에 파종하는 밀, 호밀 등을 재배한다. 여름 곡물 밭에서는 봄에 파종하는 보리, 귀리, 콩류 등을 재배한다. 휴경지에서는 지력 회복을 위해 가축을 방목하고, 가축의 배설물을 비료로 활용했다.^[5]

알프스 산맥 이북의 갈리아, 게르마니아가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당시 지중해 세계에서 주류였던 이포식 농업이 북유럽으로 확산되었다. 이포식 농업은 지중해성 기후의 건조한 여름과 강우가 많은 겨울 조건에서 밀의 겨울 재배와 휴경을 반복하는 농법이다. 그러나 북유럽의 서안 해양성 기후는 이와 달랐다. 서안 해양성 기후 지역에서는 겨울에도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아 겨울 재배가 가능하고, 일 년 내내 강우가 안정적이어서 여름에도 경작하기 쉽다.^[5] 그러나 휴경을 없애면 지력이 저하되어 농작물 재배에 지장을 준다는 것을 알았기에, 서안 해양성 기후에 적합한 삼포식 농업이 대신 행해지게 되었다. 삼포식 농업은 중량형 바퀴 쟁기와 함께 보급되어 농지의 개방 경지화를 촉진하고, 식량 수확량 증가와 인구 증가를 가져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확 후 토지를 상호 방목지로 이용하는 개방 경지제와, 파종 시기 차이에 따른 수확 편차를 피하기 위해 경작지를 분산 배치하는 혼합지제가 함께 사용되었다.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복잡한 토지 이용 관리가 필요했고, 이는 영주 권력 증대에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삼포식 농업은 사료 부족으로 겨울철에 가축을 계속 기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18세기경부터 사료용 근채류 식물인 순무 재배를 도입한 윤작 농업이 주류가 되었으며, 이를 농업 혁명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