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육 호텔

2. 줄거리

핵 재앙으로 폐허가 된 노르웨이의 한 도시에서 레오노라(기테 비트)와 야콥(토마스 걸스타드) 부부는 어린 딸 앨리스(투바 올리비아 렘만)와 함께 생존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전기, 일자리, 식량, 희망마저 사라진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레오노라는 유일하게 건재한 호텔에서 따뜻한 식사와 함께 연극 공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는다. 굶주린 가족을 위해, 그리고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며 레오노라는 저녁 표를 구매한다.

호텔 입구에서 앨리스는 잠시 입장이 거부되지만, 매력적인 호텔 지배인 마티아스(토르비에른 하르)가 직접 나서서 앨리스의 이름이 앨리스인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원더랜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하며 들여보내 준다.^[3] 호텔 내부는 전기가 들어오고 촛불과 흰 식탁보, 고풍스러운 가구로 꾸며져 있어 매우 축제적인 분위기다. 약 40~50명의 사람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기뻐하며, 대부분 굶주림에 지쳐 고기를 손으로 집어 먹는다. 마티아스는 손님들에게 호텔 전체가 공연 무대이며, 관객과 배우를 구별하기 위해 모든 관객에게 무거운 황금 가면을 나눠준다고 알린다.

몇몇 배우들이 공연을 시작하고, 손님들은 넓고 으스스한 호텔 건물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관심 있는 공연을 관람하도록 안내받는다. 가족이 공연을 따라다니던 중, 레오노라와 야콥은 길고 어두운 복도에서 앨리스를 잃어버린다. 그들은 딸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 나서지만, 그사이 다른 관객들 대부분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거의 눈치채지 못한다.

레오노라는 붉은 미로 같은 복도를 헤쳐나가면서 기묘한 비밀 통로와 흰색 작업복을 입은 수상한 남자들을 발견하지만 앨리스는 찾지 못한다. 수색이 계속되면서 더욱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함께 있던 다른 관객 한 명이 사라지고 귀걸이 하나만 남겨둔 채 사라진다. 레오노라는 앨리스의 환영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앨리스의 드레스와 비슷한 옷자락을 따라 보일러실로 이끌린다. 그곳에서 실종된 여성의 남편과 또 다른 관객이 수색에 합류한다. 세 사람은 보일러에서 타는 옷가지를 발견하고, 레오노라가 앨리스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 동안 싸움이 벌어진다. 야콥은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며 그들을 호텔로 데려온 레오노라를 탓한다. 바로 그때, 함께 있던 다른 관객이 호텔의 배우임이 밝혀지고 부부를 공격한다. 야콥은 레오노라가 탈출할 기회를 주기 위해 그 남자에게 몸을 던지지만, 레오노라마저 탈출하지 못하고 복도를 막고 있는 흰 작업복 차림의 거구의 남자에게 붙잡힌다.

호텔과 그 "공연"은 사실 주변 마을과 도시에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유인하여 살해하려는 끔찍한 음모였다. 마티아스는 일부 생존자를 선택하여 다른 관객들을 사냥하고, 그들의 살점을 수확하여 매 공연 시작 시 제공되는 식사로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붙잡힌 레오노라에게 마티아스와, 그녀가 의식을 잃은 사이 포섭된 것으로 보이는 야콥이 음모에 합류하라고 제안한다. 그녀는 거절하고, 아내의 죽음을 차마 볼 수 없었던 야콥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정육점 역할을 하던 남자 중 한 명을 공격하다가 칼에 찔려 죽는다.

레오노라는 새로 도착한 관객들 앞에서 마티아스에게 맞서기 위해 달려 나간다. 그들은 이미 금 가면을 쓰고 "공연"에 대한 설명을 들은 상태였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고 쇼의 일부라고 생각하지만, 레오노라는 배우였던 과거 경험을 살려 즉흥 연기를 펼친다. 그녀는 딸을 찾기 위한 극적인 연설을 하며 자신이 가장 흥미로운 배우인 척하고, 새로운 관객들은 그녀를 따른다. 레오노라는 무리를 주방으로 이끌고 가서 자신이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분노한 관객들은 즉시 마티아스와 그의 공모자들을 공격한다.

혼란 속에서 레오노라는 쓰러지고, 또다시 앨리스의 환영을 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진짜 앨리스였고, 그녀는 딸을 꼭 껴안고 호텔 밖으로 나선다. 모녀가 마주한 바깥 세상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황량하고 희망이 없으며, 길가에는 굶어 죽은 소년의 시체가 놓여 있다. 그들은 뒤돌아 멀리 떨어진 호텔 위에서 비추는 황금빛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