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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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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존재와 무》는 장폴 사르트르의 철학 저서로, 현상학적 존재론을 바탕으로 즉자존재, 대자존재, 대타존재의 세 가지 존재 양식을 구분하고, 무(無)와 자기기만, 자유와 책임, 타자(他者)와의 관계 등을 탐구한다. 사르트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비판하고 실존적 정신분석을 제시하며, 인간의 모든 행위는 '갖는다', '한다', '존재한다'로 귀결된다고 보았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으며, 긍정적, 비판적 평가가 공존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개인의 실존적 선택과 주체적 삶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했으며, 진보 진영에서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연대의 조화를 모색하는 철학적 기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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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무 - [서적]에 관한 문서
기본 정보
원제L'Être et le néant
부제현상학적 존재론 시론
저자장폴 사르트르
국가프랑스
언어프랑스어
주제존재론
출판사갈리마르
출판일1943년
영어 출판일1956년
미디어 유형인쇄 (하드커버, 페이퍼백)
페이지 수638 (루틀리지 판)
ISBN0-415-04029-9
ISBN 설명(루틀리지 판)
번역가헤이즐 E. 반스 (1차 영어 번역), 사라 리치먼드 (2차 영어 번역)

2. 현상학적 존재론

『존재와 무』(L'Être et le Néant프랑스어)는 장폴 사르트르가 1943년 발표한 주요 저작으로, 부제 '현상학적 존재론 시론'에서 드러나듯 현상학적 방법론을 통해 존재의 문제를 탐구한다.[3] 이 책은 출간 직후 프랑스 지성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사르트르 철학의 핵심을 이룬다. 사르트르는 르네 데카르트처럼 의식에서 철학적 탐구를 시작하지만(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지식보다 존재가 앞선다는 실존주의적 입장(존재는 본질에 앞선다)을 명확히 하며 에드문트 후설하이데거 등의 현상학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발전시킨다.[1][2]

사르트르에게 현상학은 칸트의 '물자체'와 같이 현상 너머에 숨겨진 본질을 상정하는 이원론적 세계관("배후의 세계라는 환상")을 극복하고, 나타나는 현상 그 자체에 집중하여 존재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철학적 방법이었다.[3] 그는 현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존재를 근본적으로 두 가지 양식으로 구분한다. 하나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비의식적 사물들의 존재 방식인 즉자존재(卽自存在, être-en-soi프랑스어)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존재하는 의식의 존재 방식인 대자존재(對自存在, être-pour-soi프랑스어)이다.[13] 즉자존재는 완전하고, 우연적이며, 자기 자신과 완전히 일치하는 존재인 반면, 대자존재는 본질적으로 '무'(無, néant프랑스어)를 통해 즉자존재와 구분되며 끊임없이 미래를 향해 자신을 내던지는(투기, 投企) 자유로운 존재이다.

의식(대자존재)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며, 항상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의식의 대상 지향성)으로 존재한다. 사르트르는 여기서 더 나아가 의식은 항상 자기 자신에 대한 비대상적(비반성적) 의식, 즉 '자기 의식'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의식은 자신에게 완전히 투명하며, 이러한 자기 현존을 통해 세계에 '무'를 가져온다.[2] 즉, 의식은 대상을 '그것이 아닌 것'으로 파악함으로써 존재하며, 바로 이 '무화'(nihilation) 작용이 대자존재의 핵심 특징이자 자유의 근거가 된다.[13] 대자존재는 즉자존재와 같은 고정된 상태(자기동일성)를 갈망하지만, 의식으로 존재하는 한 이는 영원히 불가능한 목표이며, 이러한 근본적인 결여와 자유 속에서 인간의 실존이 펼쳐진다.

또한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대타존재(對他存在, être-pour-autrui프랑스어)로서 존재한다. 타인의 시선 아래서 자신을 객체로 경험하는 것은 인간 실존의 또 다른 중요한 차원이며, 이는 개인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 사이의 필연적인 갈등 관계를 드러낸다.[9] 사르트르는 이러한 현상학적 존재론 분석을 통해 자유, 책임, 불안, 자기 기만 등 인간 실존의 핵심 주제들을 탐구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가치의 근원에 인간의 근원적인 자유와 선택이 있음을 강조한다.

2. 1. 즉자존재 (卽自存在, Être-en-soi)

장폴 사르트르의 철학에서 즉자존재(卽自存在, Être-en-soi|에트르 앙 수아fra)는 의식을 갖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대상을 가리킨다. 이는 의식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존재하는 대자존재(對自存在, Être-pour-soi|에트르 푸르 수아fra)와 구별된다.[13] 즉자존재는 비의식적인 존재이며,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아는 것 이상으로 존재하는 현상 그 자체이다.[13]

즉자존재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 자기동일성: 즉자존재는 항상 자기 자신과 완전히 일치하며, 변화나 가능성을 내포하지 않는다.
  • 충만함: 아무런 무(無)나 결핍 없이 완전하게 채워져 있는 존재이다. 대자존재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는 '결여된 존재'인 것과 달리, 즉자존재는 그 자체로 완결되어 있다.
  • 우연성: 즉자존재는 어떤 필연성이나 이유 없이 그냥 거기에 존재하는 우연적인 존재이다. 구토에서 주인공 로캉탱이 마로니에 나무뿌리를 보고 느끼는 메스꺼움은 바로 이러한 즉자존재의 근거 없는 존재성, 즉 우연성에서 비롯된다.
  • 수동성: 즉자존재는 스스로 활동하거나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수동적인 존재이다.


의식(대자존재)은 즉자존재를 인식하고 그것을 '무화(無化)'함으로써 자신을 규정한다. 즉, 의식은 자신이 즉자존재가 '아님'을 앎으로써 존재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대자존재는 즉자존재와의 단절을 경험하며, 동시에 즉자존재와 같은 완전한 존재가 되고자 하는 불가능한 욕망을 품게 된다. 대자존재에게 즉자존재는 도달할 수 없는 '가치'이자 끊임없이 추구하게 되는 대상이지만, 의식이 존재하는 한 즉자존재와의 완전한 합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인간(대자존재)이 즉자존재처럼 고정되고 완전한 존재가 되려는 모든 시도는 필연적으로 좌절될 수밖에 없다.

2. 2. 대자존재 (對自存在, Être-pour-soi)

의식존재를 무화(無化)하는 작용이다. 어떤 대상을 의식한다는 것은, 그 대상이 아닌 다른 존재로서의 의식 주체, 즉 자신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의식은 자신에 대해 존재하는 것, 즉 대자존재(Être-pour-soi|에트르 푸르 수아프랑스어)라고 불린다. 반면, 사물처럼 의식을 갖지 않은 존재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 즉 즉자존재(卽自存在, Être-en-soi)라고 한다.

대자존재가 자유롭다는 것은, (無)를 통해 즉자존재를 끊임없이 침식하고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대자존재는 즉자존재로부터 '무'에 의해 단절되어 있기 때문에, 어떠한 고정된 기반 없이 불안 속에서 자신을 파악해야만 한다. 이 불안을 피하기 위해 대자존재는 자기 기만(Bad faith)을 통해 스스로에게 근거를 부여하려 하고, 즉자존재와의 완전한 일치를 갈망한다. 하지만 의식이 대자존재이기를 멈추지 않는 한, 이 소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

대자존재는 본질적으로 즉자존재의 '결여'이므로, 완전하게 충족된 상태, 즉 도달 불가능한 즉자존재를 가치로 설정하고 이를 향해 끊임없이 자신을 내던진다(투기, 投企). 이러한 투기를 통해 세계는 시간의 질서 속(과거-현재-미래)에 나타나며, 이 모든 것의 근저에는 대자존재의 근본적인 자유가 놓여 있다.

대자존재가 반성을 통해 자기 자신과의 일치를 추구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반성하는 의식과 반성되는 의식 사이의 분열을 낳으며 필연적으로 좌절된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자기 기만적인 방식이 아닌, 순수한 반성을 통해 대자존재로서의 자유로운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현전(現前)할 가능성, 즉 '근본적 회심'(回心)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결론적으로, 대자존재로서의 인간적 현실은 부정성, 무화 작용, 탈자(ecstasy) 구조를 가지며, 그 의식은 자유로울 수밖에 없다. 이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는 유명한 명제로 표현된다. 이 근원적인 자유는 필연적으로 불안을 동반하며, 여기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자기 기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자존재는 자유롭기 때문에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자신을 구성해나가며,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진다. 따라서 즉자존재처럼 고정된 본질을 가지려는 모든 시도는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실패할 운명이다.

2. 3. 대타존재 (對他存在, Être-pour-autrui)

의식은 대자존재인 동시에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대타존재(對他存在, Être-pour-autrui프랑스어)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신에게는 주체이지만, 타인에게는 객체로 인식될 수 있는 신체를 가진 존재이다. 타인의 시선 아래 놓이면, 개인의 주체성은 부정당하고 자신이 속한 세계가 상실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9] 다른 사람이 존재할 가능성만으로도 개인은 자신을 객관화된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며, 자신의 세계를 타인의 시각에서 재구성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외부의 특정 위치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타인의 주관성 자체를 인식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사람으로 착각할 수 있는 마네킹을 보았을 때 명확히 드러난다.

  • 마네킹을 사람이라고 믿는 동안, 개인의 세계는 변형된다. 사물들은 부분적으로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타인에게 속한, 알 수 없는 측면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 순간 개인은 완전한 주관성을 잃고, 세계는 타인으로부터 비롯된 낯선 것으로 다가온다. 타인은 "당신의 전 세계의 질서와 배열에 대한 위협… 당신의 세계는 갑자기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가치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다"는 존재가 된다.[9]
  • 그것이 마네킹이며 주관성을 가지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 세계는 다시 개인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며, 개인은 다시 우주의 중심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반성 이전의 존재 방식, 즉 "항상 존재하지만 결코 보이지 않는 카메라의 눈"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9] 이러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벗어나는 과정은 지속적이고 피할 수 없는 경험이다.[9][10]


주체와 객체 사이의 이러한 불일치를 피하려는 시도는 상반된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주체성을 지우고 타인에게 종속되려는 사랑, 언어, 마조히즘의 태도를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타인의 주체성을 부정하고 지배하려는 무관심, 욕망, 증오, 새디즘의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의식 상호 간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상극적(相剋的)이다.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주체로서의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경험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경향이 있다. 반대로, 어떤 집단이 외부의 타자로부터 객체화될 때, '객체로서의 우리'라는 공동의 경험을 통해 연대성(連帶性)이 생겨나기도 한다.

결국 개인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에 의해 제한받는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이러한 한계 상황 속에서도 개인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그 한계를 넘어서려 할 때, 자유의 무한성과 절대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갈등과 제약조차도 자유로운 선택과 책임의 영역 안에 있음을 강조한다.

3. 무(無)와 부정(否定)

사르트르는 의식존재를 파악하는 방식의 핵심에 '(無)'와 '부정(否定)'이 있다고 보았다. 그에 따르면, 의식을 가진 존재, 즉 대자존재(對自存在, pour-soi|푸르수아fra)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물, 즉 즉자존재(卽自存在, en-soi|앙수아fra)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자존재는 어떤 대상을 의식할 때, 그 대상이 '아닌' 것으로서 자신을 규정한다. 이것은 의식이 끊임없이 존재와의 사이에 ''를 개입시켜 자신을 분리하고 자유를 확보하는 과정이며, 이를 무화(無化) 작용이라고 한다. 즉, 의식존재를 '없는 것'으로 만드는 활동을 통해 비로소 자신을 드러낸다.

이러한 관점에서 ''는 단순히 아무것도 없다는 공허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본질적인 활동 방식이자 세계를 인식하는 중요한 조건이다. '부정' 역시 단순한 논리적 판단이나 언어적 표현을 넘어선다. 사르트르에게 부정의 근원은 바로 의식, 즉 대자존재 자체이며, 의식은 ''와 '부정'을 통해 즉자존재의 세계를 넘어서고 의미를 부여하는 자유로운 활동이다.

3. 1. 무의 기원

사르트르의 현상학적 관점에서 (無)는 경험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며 단순한 주관적 오류가 아니다.[4] 친구의 부재나 돈이 없는 상황 등은 '무'가 실제로 존재함을 보여주는 예시이며, 현실의 일부로 간주된다.[4] 사르트르는 무가 단순히 "피에르는 여기에 없다" 또는 "나는 돈이 없다"와 같은 부정적 판단을 요약하는 정신적 개념이 아니라고 보았다.[5] 물론 "존재하지 않음이 항상 인간의 기대 범위 안에서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지만",[5] 구체적인 무(예를 들어, 볼 수 없다는 것)는 정사각형 과 같이 단순히 개념적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추상적 비존재와는 다르다. 볼 수 없다는 구체적인 무는 시각장애인의 삶이라는 전체성의 일부이며, 이 전체성은 그 안에 포함된 무에 의해 변화한다.[6]

의식과 현상의 전체성(하이데거의 세계-내-존재)에서, 의식과 현상은 개별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체로서만 존재한다(의식의 지향성). 이때, 질문하는 인간의 태도는 의식을 세계로부터 거리를 두게 만든다. 모든 질문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답변, 즉 비존재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누가 들어오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아무도 아니다"라는, 즉 '무'의 가능성이 포함되어 있다. 사르트르에게 이것이 바로 '무'가 세상에 나타나는 방식이다. 비존재는 존재 자체의 일부가 될 수도 없고, 그것을 보완하는 형태로 존재할 수도 없다. 오히려 존재-위함-자체(의식)가 바로 부정의 기원이다. 즉, 의식이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통해 무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존재-위함-자체와 존재-자체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후자에 대한 질문의 형태를 띤다. 무를 세상에 가져옴으로써 의식은 사물의 존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3. 2. 자기기만 (自己欺瞞, Mauvaise foi)

장폴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에서 인간 현실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기기만(Mauvaise foi|모베즈 푸아fra, 또는 악의(惡意))을 설명한다. 이는 의식을 가진 존재, 즉 대자존재(pour-soi)가 자신의 근본적인 자유와 그에 따르는 불안,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를 말한다.[7] 의식은 본질적으로 '무(無)'를 통해 대상(즉자존재)과 자신을 구분하며 존재한다. 이 '무'는 대자존재가 고정된 즉자존재(en-soi)처럼 안정된 기반을 갖지 못하게 하기에, 인간은 근본적인 불안을 느낀다. 자기기만은 이러한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을 사물과 같은 즉자존재로 여기거나, 고정된 정체성을 부여하려는 시도이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자기기만은 주로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7]

  • 첫째, 자신이 실제 모습과 다른 어떤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 둘째, 자신을 하나의 고정된 대상이나 역할(예: 직업, 사회 계급, 인종 등)과 동일시하여, 스스로 변화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카페 웨이터의 예를 들어 자기기만을 설명한다. 웨이터는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웨이터다움'이라는 역할에 맞춰 과장되게 연기한다. 그는 자신의 존재 자체와 '웨이터'라는 사회적 역할을 동일시하며, 마치 자동인형처럼 행동함으로써 자신의 자유로운 존재임을 은폐한다. 그는 '웨이터'를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동성애자가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부정하는 태도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고정된 본질을 가졌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자신의 행동은 동성애적이지만 자신은 '동성애자'가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자유로운 선택의 가능성을 외면한다. 사르트르는 인간의 현실은 특정 행동 패턴으로 완전히 정의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8]

인간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도 자기기만에 빠진다. 타인의 시선은 나를 하나의 객체로 규정하여 나의 주체성자유를 위협한다. 이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사람들은 타인의 기대에 맞춰 자신을 대상화하거나(사랑, 마조히즘), 반대로 타인을 지배하고 대상화하려 한다(무관심, 욕망, 증오, 새디즘). 사르트르는 많은 관계, 특히 '사랑'이라 불리는 관계가 실제로는 상대방의 시선에 자신을 맞추며 자유를 포기하는 정서적 소외 상태일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는 자신의 실존적 고뇌를 회피하려는 자기기만의 한 형태이다.

과거의 자신이나 행동에 현재의 자신을 묶어두는 것 역시 자기기만이다. "나는 과거에 이러이러한 사람이었으므로 지금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현재의 자유로운 선택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재(있는 그대로의 나)와 사회적 역할이나 정체성(스스로 투영한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이 둘 사이의 간극, 즉 '무(無)'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신의 자유를 인정하고, 모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진정한 삶이라고 강조한다. 실존주의적 정신분석은 바로 이러한 개인의 근본적인 자유로운 선택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아가 사르트르는 전통적인 윤리학이 제시하는 '도덕적인 사람'이 되려는 노력 역시 자기기만의 심각한 형태("악의의 신앙")라고 비판한다. 이는 자신의 진정한 충동과 자유를 억누르고 외부의 규범(타자의 의지)에 자신을 맞추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전통 윤리학을 대중 통제를 위한 부르주아적 도구로 간주하기도 했다.

4. 자유와 책임

사르트르에게 인간, 즉 대자존재는 근본적으로 자유로운 존재이다. 이는 인간에게 미리 주어진 본질이 없으며,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가야 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자유는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조건이며, 모든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신의 자유로부터 도망칠 수 없으며, 자신의 모든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간은 자유의 형벌을 선고받았다"는 유명한 말로 요약된다. 인간은 변명하거나 운명 뒤에 숨을 수 없으며, 자신의 존재 방식 전체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의 자유는 타자의 자유와 마주하며 제한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은 나를 객체화하고 나의 가능성을 한정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이러한 한계 상황조차 자신의 책임 아래에서 넘어서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유의 무한성과 절대성이 드러난다고 보았다. 즉, 타자와의 관계나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여전히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체이다.

인간의 모든 행위, 즉 세계를 향한 '자기 던짐'(투기, projet|프로제프랑스어)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운 선택에서 비롯된다. '갖는다', '한다', '있다'와 같은 다양한 삶의 양상들은 결국 개인이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귀결된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삶 전체, 모든 행위와 존재 방식에 대해 궁극적인 책임을 진다.

실존적 정신분석은 바로 이러한 점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개인의 다양한 행위와 가치 선택의 근원을 추적하여 그 밑바탕에 있는 근본적인 자유로운 동기를 이해시키고, 모든 가치의 원천으로서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인간 자신의 책임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다. 결국 사르트르 철학에서 자유와 책임은 분리될 수 없는 핵심 개념이며, 인간은 자신의 자유를 통해 내린 모든 결정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존재이다.

4. 1. 자유의 형벌

사르트르에 따르면, 인간의 의식은 스스로 존재하는 사물(즉자존재)과 달리, 끊임없이 대상을 부정하고 넘어서는 활동(무화 작용)을 통해 성립하는 대자존재이다. 이러한 대자존재의 본질은 자유에 있다. 인간은 정해진 본질 없이 스스로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존재이며, 이는 곧 끊임없는 선택의 상황에 놓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자유는 가볍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대자존재는 즉자존재와 달리 확고한 기반 없이 스스로를 지탱해야 하므로, 근본적인 불안을 느낀다. 인간은 이 불안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사회적 역할이나 규범 뒤에 숨어 자신의 자유를 외면하려는 자기기만(mauvaise foi|모베즈 푸아프랑스어)에 빠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을 '노동자', '부르주아' 등 특정 역할로 규정하고 그 역할이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며 스스로의 선택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이러한 인간의 조건을 "자유의 형벌"이라고 표현했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으며, 이 자유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모든 선택은 결국 자신의 책임이며, 그 선택의 결과가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변명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 인간은 자신의 모든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며, 이러한 책임의 무게가 바로 자유의 형벌인 것이다.

이 자유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갈등을 유발한다. 타인의 시선은 나를 하나의 대상(객체)으로 고정시키려 하며, 나의 주체성과 자유를 위협한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는 본질적으로 투쟁적이고 상극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사랑, 증오, 사디즘, 마조히즘 등 다양한 관계의 양상은 이러한 주체와 객체 사이의 긴장 관계를 반영한다.

결국 인간은 즉자존재가 되려는 헛된 욕망과 타인과의 필연적인 갈등 속에서 자신의 자유를 실현하며 살아가야 한다. 사르트르는 이러한 인간의 삶을 "무의미한 고난"이라고까지 표현했지만, 동시에 이 자유로운 선택과 그에 대한 책임이야말로 인간을 존엄하게 만드는 근거라고 보았다. 실존적 정신분석은 바로 이러한 인간 실존의 근본 구조, 즉 자유로운 선택과 그 동기를 밝혀내고 모든 가치의 원천으로서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 2. 상황 (狀況, Situation)

사르트르에 따르면 인간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우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조건이기에 "인간은 자유의 형벌을 선고받았다"고 표현된다. 그러나 이 자유는 아무런 제약 없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상황은 인간의 자유사실성이 만나는 지점이다. 사실성은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주어진 조건들을 의미하며, 이는 자유를 제약하는 동시에 자유로운 선택이 이루어지는 배경이 된다. 즉, 인간은 주어진 사실성 속에서 자신의 자유를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사르트르는 상황을 구성하는 주요 사실성 요소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요소설명
나의 장소개인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구체적인 공간적 위치.
나의 과거개인이 겪어온 경험과 역사. 이는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다.
나의 환경개인을 둘러싼 사회적, 문화적, 물질적 조건들.
나의 이웃 (타자)나와 관계 맺는 다른 사람들. 타인의 존재와 시선은 나의 자유에 영향을 미친다.
나의 죽음피할 수 없는 유한성. 죽음은 삶의 가능성을 제한하지만, 동시에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성들은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조건들이지만, 인간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을 선택할지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만들어간다. 따라서 상황은 단순한 제약이 아니라, 자유가 발휘되고 책임이 발생하는 구체적인 장(場)이 된다.

5. 타자(他者)와의 관계

사르트르는 인간 의식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 존재하는 대자존재일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대타존재(對他存在)이기도 하다고 보았다. 이는 인간이 자신에게는 주체이지만, 타인 앞에서는 객체가 될 수밖에 없는 신체를 가진 존재임을 의미한다.

타인의 존재, 특히 타인의 '시선'은 개인의 주체성을 위협하고 자신의 세계를 낯설게 만드는 경험을 유발한다. 타인의 시선 아래에서 개인은 스스로를 객체로 인식하게 되며, 자신의 세계가 타인에 의해 침범당하고 왜곡되는 것을 느낀다. 이러한 주체와 객체 사이의 불안정한 관계, 즉 타자와의 근본적인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인간은 다양한 관계 방식을 시도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주체성을 포기하고 타인에게 의존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사랑, 언어 사용, 마조히즘 등으로 이어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타인의 주체성을 부정하고 객체로 만들려는 시도가 나타나며, 이는 무관심, 욕망, 증오, 새디즘과 같은 태도로 표출된다.

이처럼 사르트르는 개인 간의 관계를 본질적으로 상극적(相剋的)인 것으로 파악했다. 비록 협력을 통해 '주체로서의 우리'라는 일시적인 공동체 경험이 가능할지라도, 이는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외부의 타자에 의해 집단 전체가 객체로 취급될 때 형성되는 '객체로서의 우리' 경험 속에서 더 강한 연대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개인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에 의해 필연적으로 제한받지만, 사르트르는 이러한 한계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이를 넘어서려는 노력을 통해 자유의 무한성과 절대성이 확인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5. 1. 시선 (視線, Le regard)

사르트르는 『존재와 무』의 제3부 '대타존재'에서 타인의 '시선'(Le regard|르 르가르fra) 개념을 중요하게 다룬다.[9] 타인이 존재할 가능성만으로도 개인은 자신을 객관화된 대상으로 바라보게 되며, 자신의 세계를 타인의 시각에서 재구성하게 된다. 이는 타인의 주관성을 인식하는 과정이다.

사르트르는 이러한 경험을 마네킹을 실제 사람으로 착각했을 때의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타인(이라고 믿는 대상)의 시선을 느끼는 순간, 개인의 세계는 변형된다. 사물들은 더 이상 온전히 자신에게 속하지 않고 타인에게 속한, 알 수 없는 측면을 가지게 된다. 개인은 완전한 주관성을 상실하고, 세계는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오는 낯선 것으로 느껴진다. 타인의 시선은 "당신의 전 세계의 질서와 배열에 대한 위협… 당신의 세계는 갑자기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다른 사람의 가치들에 의해 괴롭힘을 당한다"고 사르트르는 묘사한다.[9]

그러나 그 대상이 주관성이 없는 마네킹임을 깨닫는 순간, 왜곡되었던 세계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개인은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복귀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는 반성 이전의 존재 방식, 즉 "항상 존재하지만 결코 보이지 않는 카메라의 눈"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9] 이러한 시선의 경험은 지속적이고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9][10]

인간은 자신에 대해서는 주체이지만, 타인 앞에서는 객체에 불과한 신체를 가진 존재이다. 타인의 시선 아래에서 개인의 주체성은 위협받고, 자신에게 속했던 세계가 타인에 의해 잠식당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주체와 객체의 불일치, 즉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을 피하기 위해 개인은 두 가지 상반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하나는 자신의 주체성을 지우려는 시도로, 이는 사랑, 언어, 마조키즘 등으로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타인의 주체성을 부정하고 객체화하려는 시도로, 무관심, 욕망, 증오, 새디즘 등의 태도로 이어진다.

결국 사르트르에게 의식과 의식의 관계, 즉 대타 관계는 필연적으로 타자를 객체화하는 시선의 작용 때문에 상극적(相剋的)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 사이에 협력 관계가 생겨 '주체로서의 우리'라는 경험이 나타나더라도 이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것에 그친다. 반면, 어떤 집단 전체가 외부의 시선에 의해 객체화될 때, '객체로서의 우리들'이라는 경험을 통해 강한 연대성이 생겨날 수도 있다.

타인의 시선은 이처럼 개인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타인의 존재를 통해 자신을 의식하고 주체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주체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에 의해 제한되지만, 사르트르는 이 한계마저 자신의 책임 아래에서 넘어서려는 노력을 통해 자유의 무한성과 절대성이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

5. 2. 사랑과 욕망

사르트르는 인간 관계, 특히 타자와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주체와 객체 사이의 불일치를 피하려는 시도로서 '사랑'과 '욕망'이라는 두 가지 주요 태도를 분석한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 아래에서 자신의 주체성이 부정되고 객체화되는 경험을 하는데, 이러한 불안정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특정 관계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타자에 대한 첫 번째 태도는 자신의 주체성을 지우려는 시도와 관련되며, 이는 사랑, 언어, 마조히즘의 형태로 나타난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많은 관계는 상대방 자체에 대한 매력보다는,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시선'과 그 시선이 유발하는 감정에 의해 형성된다. 개인은 타인의 시선과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주체로서의 고유한 경험을 회피하려 하며, 이는 일종의 정서적 소외 상태이자 자기 기만이다. 이러한 관계에서 참여자들은 서로의 존재 자체보다는 상대방의 시선을 유지하는 데 목적을 둔다. 사르트르는 이러한 시스템이 종종 '사랑'으로 오해되지만, 실제로는 타인과의 갈등 속에서 자신의 자유를 부정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본다. 때로는 실존성(인간의 자유가 존재하는 구체적 배경)이 주는 고뇌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타인의 시선에 지나치게 예속되었다는 죄책감과 자신의 자유를 상실했다는 느낌 때문에 피학적이고 가학적인 태도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의 시선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을 확인하려는 시도이자, 동시에 시선에 예속된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의 발현이다.

타자에 대한 두 번째 태도는 타자를 객체로 만들고 지배하려는 시도와 관련되며, 이는 무관심, 욕망, 증오, 사디즘의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사르트르는 '시선'이 성적 욕망의 근본적인 기반이라고 설명하며, 에 대한 단순한 생물학적 동기를 부정한다. 대신 그는 성적 경험의 핵심을 '상호 순환적 화신'이라는 상호 인식의 형태로 본다. 이는 "나는 나 자신을 육체로 만들어 타자로 하여금 그녀 자신과 나를 위해 그녀 자신의 육체를 깨닫게 한다. 나의 애무는 그것이 타자의 육체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나를 위해 나의 육체가 태어나게 하고, 그녀를 육체로서 태어나게 한다"는 설명처럼, 서로가 서로를 육체로서 인식하고 경험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나 사랑이든 욕망이든, 이러한 관계를 통해 의식과 신체적 존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욕망이 완전히 충족되는 상태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실패한다. 키스나 애무 같은 행위를 통해 상대방의 의식을 육체의 표면으로 끌어내려 하지만, 오르가즘과 같은 절정의 순간이 지나면 환상은 깨지고 각자는 다시 분리된 자신으로 돌아온다. 이는 마치 스키어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거나 원하던 상품을 손에 넣는 순간 그것이 빛을 잃는 것과 같다. 사르트르에게 인간은 영원히 '자기 원인자'(존재론적 증명의 신)가 되려는 불가능한 열망을 품고 있으며, 타자와의 관계를 통한 완전한 합일 역시 이러한 "쓸모없는 열정"의 한 표현일 뿐이다. 결국, 사랑과 욕망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갈등과 자기 기만의 양상이며, 완전한 조화나 충족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으로 귀결된다.

5. 3. '우리'라는 공동체

사르트르에 따르면, 의식과 의식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상극적이다. 이 때문에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공동 존재, 즉 '주체로서의 우리'라는 경험을 형성하더라도, 이는 일시적이고 불안정한 상태에 머무른다.

반면, 어떤 집단이 외부의 다른 집단이나 개인(타자)에 의해 하나의 대상(객체)으로 취급될 때, 구성원들은 '객체로서의 우리'라는 근본적인 경험을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공동의 객체화 경험은 집단 내부에 연대성을 발생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6. 실존적 정신분석

사르트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는 다른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고자 실존적 정신분석을 제시했다. 이는 현상학적 입장에 기반하여, 인간의 행위와 선택이 무의식적 충동이 아닌 개인이 세계와 자신에 대해 내린 근본적인 자유로운 선택(투기, 投企)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실존적 정신분석은 개인의 삶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경향성이나 행동 패턴의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 그 근원에 숨겨진 자유로운 동기 부여, 즉 근본 선택을 이해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모든 가치의 원천이 인간의 자유에 있음을 드러내고, 개인이 자신의 선택과 그 결과로서의 존재 방식에 대해 온전히 책임져야 함을 명백히 하고자 한다.

6. 1. 프로이트 비판

사르트르는 의식이 본질적으로 자기의식적이라는 현상학적 입장을 바탕으로 정신분석학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무의식(Unconscious mind) 이론을 비판한다. 그는 프로이트의 억압(repression) 이론이 내부에 해결할 수 없는 모순, 즉 역설(paradox)을 안고 있다고 주장한다.[25]

사르트르에 따르면, 프로이트는 임상 작업에서 어떤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환자들을 관찰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환자 행동의 근원에 있는 외상(trauma)적 진실을 담고 있는 무의식이라는 영역이 존재하며, 이 진실은 '억압'이라는 기제를 통해 적극적으로 숨겨진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정신분석(Psychoanalysis) 과정에서 환자들이 이 진실이 드러나는 것에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르트르는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만약 환자가 무엇을 억압하고 있는지 정말로 알지 못한다면, 도대체 무엇에 대해 저항한다는 말인가? 사르트르는 프로이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검열자(censor)'라는 개념에서 모순을 발견한다. 사르트르는 "주체의 거부(저항)가 위치할 수 있는 유일한 수준은 검열자의 수준이다"라고 지적하며, 환자의 저항은 검열자 단계에서 이미 억압된 내용을 인식하고 정신분석가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이는 결국 검열자 자신이 의식적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사르트르는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검열자는 어떤 종류의 자기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 그것은 억압되어야 할 충동을 의식하는 의식이어야 하지만, 바로 '그것을 의식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검열자가 자기기만(bad faith) 상태에 있다는 것 외에 무엇이겠는가?"[11] 즉, 사르트르는 프로이트의 무의식과 검열자 개념이 '알면서 모르는' 역설을 해결하는 대신, 그 역설을 검열자에게 전가하여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자기기만적인 자율적 의식"을 설정했을 뿐이라고 비판한다.[12]

따라서 사르트르는 정신 구조 내에 검열자와 같은 복잡한 장치를 가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검열자 수준에서도 결국 '스스로에게 무언가를 숨기는 의식'이라는 동일한 문제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사르트르에게 프로이트가 억압이라고 설명한 현상은 무의식이라는 별도의 영역이나 복잡한 메커니즘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근본적인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식 수준에서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의 한 형태일 뿐이다. 사르트르는 정신분석이 탐구해야 할 것은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 수준에서 발생하는 자기기만자유의 은폐라고 본다.

6. 2. '갖는다', '한다', '존재한다'

사르트르에 따르면, 대자의 자유로운 투기(投企)는 일반적으로 '갖는다', '한다', '있다(존재한다)'라는 세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 중 '갖는다'와 '한다'는 결국 대자가 어떻게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즉, 대자의 투기는 근본적으로 존재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의식하는 존재인 대자가 의식 없는 사물과 같은 즉자가 되려고 하는 모든 시도는 본질적으로 좌절될 수밖에 없다.

인간의 모든 행위와 선택은 근본적으로 자유로운 선택에서 비롯되며, 여기서 다양한 부차적인 선택들이 파생되고 굳어진다. 실존적 정신분석은 이러한 선택들의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 그 근원에 숨겨진 자유로운 동기를 이해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실존적 정신분석은 모든 가치의 원천에 인간의 자유가 있음을 보여주고, 어떤 상황에서든 인간 자신의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7. 《존재와 무》에 대한 평가와 영향

《존재와 무》는 사르트르의 가장 중요한 철학 저술이자 그의 실존주의 사상을 대표하는 논픽션 작품으로 널리 인정받는다.[25] [14] 1943년 10월, 독일 점령하의 프랑스에서 조용히 출판되었으나, 곧 프랑스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철학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논평되었다. 철학 서적으로는 이례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읽히고 있다.

이 책은 부제 '현상학적 존재론 시론'에서 알 수 있듯, 현상학적 입장에서 존재 문제를 다루려는 시도이다. 출간 이후 가브리엘 마르셀, 수전 손택, 로저 스크루턴 등 여러 사상가로부터 그 중요성과 독창성을 인정받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15][20][27][28] 특히 사르트르의 '악의(mauvaise foi)' 분석이나 성에 대한 현상학적 접근 등은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꼽힌다.[15][27]

하지만 장 발, 프레데릭 코플레스톤, A. J. 에이어 등은 사르트르의 '무(無)' 개념, 자유에 대한 관점, 형이상학적 논증 방식 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16][17][19] 또한 일부에서는 책 전반에 나타나는 염세주의적 경향이나 특정 관점의 편향성을 지적하기도 한다.[25][33] 1980년대 이후 구조주의와 분석 철학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존재와 무》가 주관주의나 심리주의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과 함께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23]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와 무》는 20세기 프랑스 현상학의 고전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으며, 에마뉘엘 레비나스, 모리스 메를로-퐁티, 미셸 앙리, 질 들뢰즈, 자크 데리다 등 후대의 다양한 현대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는다. 1970년대에 사르트르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잠시 잊히는 듯했으나, 이후 베르나르-앙리 레비 등을 중심으로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7. 1. 긍정적 평가

《존재와 무》는 사르트르의 가장 중요한 철학 저술이자, 그의 실존주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25] [14] 기독교 실존주의자인 가브리엘 마르셀은 이 책이 "명백한" 중요성을 지니며 일반 철학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여 중 하나라고 높이 평가했다. 마르셀은 형식적으로 하이데거의 영향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사르트르가 존재와 시간(1927)에서 하이데거가 제시한 견해와 중요한 지점에서 차이를 보이며 독창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았다. 특히 사르트르의 '악의' 분석을 《존재와 무》에서 "가장 뛰어나고 확고한" 부분 중 하나로 꼽으며, 이 분석 덕분에 사르트르의 주장이 단순한 추상적 논의에 머무르지 않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마르셀은 이 책의 중요한 장점 중 하나로, "은총을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형이상학적 태도가 결국 우리 자신의 더 나은 부분이 스스로를 알아볼 수 없는 위축되고 모순적인 세계상을 제시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을 들었다.[15]

작가 수전 손택은 사르트르가 신체와 타인과의 구체적인 관계를 다룬 방식에 주목하며 이를 칭찬했다. 그녀는 이를 근본적인 중요성을 지닌 문제들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주는 프랑스 지성 전통의 일부로 보았다.[20] 문학 학자 존 B. 비커리(John B. Vickery)는 《존재와 무》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경의 《황금 가지》(1890)와 유사하게 "심리학소설의 구체적인 의미를 결합하는" 방식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21] 철학자 아이리스 머독은 《존재와 무》를 길버트 라일의 《마음의 개념》(1949)과 비교하며, 대륙 철학이 영국 분석 철학과 같은 일반적인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22]

특히 사르트르의 성 철학에 대한 기여는 여러 학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사회학자 머레이 S. 데이비스(Murray S. Davis)는 사르트르가 성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을 제시한 최초의 저자라고 평가했다.[27]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은 사르트르가 성적 욕망에 대해 "아마도 가장 날카로운 철학적 분석"을 제공했으며, 성적 욕망을 단순한 욕구와 동일시하는 관점이 "인간 성적 반응의 대인 관계적 구성 요소"를 간과한다는 점을 정확히 지적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사르트르의 'le visqueux|끈적한 것프랑스어'에 대한 고찰을 "유명하다"고 언급했으며,[28] "가학-피학증에 대한 놀라운 변호"를 제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29] 스크루턴은 더 나아가 《존재와 무》를 "포스트 기독교 신학의 위대한 작품"으로 특징지었다.[30] 의사 프랭크 곤잘레스-크루시(Frank Gonzalez-Crussi)는 사르트르가 성적 욕망을 성행위에 대한 욕망과 동일시하는 것이 잘못임을 인식했다고 평가했다.[31] 철학자 맥신 시츠-존스톤(Maxine Sheets-Johnstone)은 사르트르가 인간의 성에 대한 미묘한 분석을 제시했다고 보았다. 그녀는 사르트르의 일반적인 욕망에 대한 이해를 높이 평가하며, 그의 견해가 푸코 철학자의 견해를 예견했다고 제안했다. 시츠-존스톤은 사르트르의 견해에 중요한 통찰과 함께 내적 모순도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32]

1943년 출판 당시 《존재와 무》는 독일군 점령하의 프랑스에서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곧 프랑스 전역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철학계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되었다. 철학서로서는 이례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하며 꾸준히 읽히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 프랑스 현상학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이후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양의성 현상학, 미셸 앙리의 삶의 현상학, 나아가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 철학, 자크 데리다해체 사상 등 다양한 현대 사상의 중요한 원류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70년대에 사르트르의 인기가 주춤하면서 잠시 잊히기도 했으나, 이후 베르나르-앙리 레비 등을 중심으로 《존재와 무》를 재평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7. 2. 비판적 평가

《존재와 무》는 사르트르의 가장 중요한 철학 저술이자 그의 실존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25][14] 기독교 실존주의자인 가브리엘 마르셀은 이 책이 철학에 대한 중요한 기여라고 평가하면서도, 형식적으로 하이데거의 영향을 받았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사르트르가 존재와 시간에서 하이데거가 제시한 견해와 중요한 지점에서 차이를 보이며 독창적인 공헌을 했다고 보았다. 마르셀은 특히 사르트르의 '악의(mauvaise foi)' 분석을 높이 평가하며, 이 분석 덕분에 책의 주장이 단순한 추상적 논의에 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사르트르의 형이상학이 은총을 부정함으로써 위축되고 모순적인 세계상을 제시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15]

장 발은 '무(無)'라는 주제에 대한 사르트르의 주장을 비판했다.[16] 프레데릭 코플레스톤은 모든 인간 행위가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라는 사르트르의 견해가 "매우 그럴듯하지 않다"고 비판했지만[17], 사르트르의 자유관이 "허무주의적"이며 그의 다른 견해와 일관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18] 이는 《존재와 무》가 지나치게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며 염세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는 비판과 연결된다. A. J. 에이어는 이 책이 몇 가지 심리적 통찰을 제외하면 "허세 부리는 형이상학적 논제"이며 "'존재하다'라는 동사를 오용하는 연습"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19]

수전 손택은 사르트르가 신체와 타인과의 구체적인 관계를 다룬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프랑스 지성 전통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았다.[20] 문학 학자 존 B. 비커리는 《존재와 무》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황금가지처럼 "심리학과 소설의 구체적인 의미를 결합"하려 했지만, 읽기는 더 어렵다고 평가했다.[21] 아이리스 머독은 《존재와 무》를 길버트 라일의 마음의 개념과 비교하며 대륙 철학과 영국 분석 철학이 공통된 방향성을 공유한다고 주장했다.[22] 그러나 스티븐 크로웰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구조주의와 분석 철학의 영향으로 《존재와 무》는 주관주의와 심리주의를 극복하지 못한 시대에 뒤떨어진 저작으로 여겨지기도 했다.[23]

데이비드 피어스는 사르트르의 프로이트 비판이 복잡하지만 불명확하게 표현되었고 반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24] 토마스 볼드윈은 《존재와 무》를 염세적인 작품으로 평가하며, 사르트르가 프로이트의 억압 이론을 비판한 것이 프로이트에 대한 오해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25]

성에 대한 사르트르의 분석은 여러 학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사회학자 머레이 S. 데이비스는 사르트르가 성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을 제시한 최초의 저자라고 평가했다.[27] 로저 스크러턴은 사르트르가 성적 욕망에 대한 "아마도 가장 날카로운 철학적 분석"을 제공했으며, 성적 욕망을 단순한 욕망과 동일시하는 오류를 지적했다고 칭찬했다.[28] 그는 사르트르의 '끈적임(le visqueux)'에 대한 분석과 "가학-피학증에 대한 놀라운 변호"를 언급하며[29], 《존재와 무》를 "포스트 기독교 신학의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하기도 했다.[30] 맥신 시츠-존스톤과 프랭크 곤잘레스-크루시 역시 사르트르의 성 분석의 통찰력을 인정했다.[32][31] 시츠-존스톤은 사르트르의 분석이 미셸 푸코의 견해를 예견했다고 보았지만, 그의 여성관은 프로이트와 유사한 문제점을 지닌다고 지적했다.[32] 나오미 그린은 사르트르의 작품 전반에 "성에 대한 혐오감"이 있으며, 《존재와 무》에는 명확한 "반성적 편견"이 나타난다고 비판했다.[33]

이처럼 《존재와 무》는 출간 이후 철학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긍정적 평가와 함께 자유 개념의 극단성, 형이상학적 논증의 타당성, 염세주의적 경향, 특정 관점의 편향성 등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20세기 프랑스 현상학의 고전이자 에마뉘엘 레비나스, 모리스 메를로-퐁티, 미셸 앙리, 질 들뢰즈, 자크 데리다 등 후대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중요한 저작으로 평가받는다.

7. 3.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

주어진 원본 소스에는 존재와 무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참조

[1] 서적 undefined
[2] 서적 undefined
[3] 서적 Being and Nothingness Pocket Books
[4] 서적 undefined
[5] 서적 L'Être et le né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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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적 L'Être et le néant
[8] 서적 Being and Nothingness Washington Square Press
[9] 웹사이트 An analysis of "The Look" http://home.earthlin[...] 2006-07-02
[10] 웹사이트 Jean-Paul Sartre – Being and Nothingness https://web.archive.[...] 2006-07-02
[11] 서적 Being and Nothingness Washington Square Press
[12] 서적 Being and Nothingness
[13] 서적 Being and Nothingness Routledge
[14] 서적 Great Thinkers of the Western World https://archive.org/[...] HarperCollins
[15] 서적 Homo Viator: Introduction to a Metaphysic of Hope https://archive.org/[...] Victor Gollancz Ltd
[16] 서적 Introduction to Existentialism https://archive.org/[...]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7] 서적 A History of Philosophy Volume IX. Modern Philosophy from the French Revolution to Sartre, Camus, and Levi-Strauss Doubleday
[18] 서적 A History of Philosophy Volume 11. Logical positivism and existentialism Continuum
[19] 서적 Paris After the Liberation: 1944 - 1949 Penguin
[20] 서적 Against Interpretation and Other Essays Anchor Books
[21] 서적 Myth and Symbol: Critical Approaches and Applications University of Nebraska Press
[22] 서적 Sartre: Romantic Rationalist Fontana Books
[23] 서적 The Cambridge Companion to Existentialism Cambridge University Press
[24] 서적 Philosophical Essays on Freud Cambridge University Press
[25] 서적 The Oxford Companion to Philosophy Oxford University Press
[26] 서적 Being and Nothingness: An Essay on Phenomenological Ontology Routledge
[27] 서적 Smut: Erotic Reality/Obscene Ideology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8] 서적 Sexual Desire: A Philosophical Investigation Phoenix
[29] 서적 Conversations with Roger Scruton Bloomsbury
[30] 서적 The Soul of the World Princeton University Press
[31] 서적 On the Nature of Things Erotic https://archive.org/[...] Vintage Books
[32] 서적 The Roots of Power: Animate Form and Gendered Bodies Open Court
[33] 학술지 Sartre, Sexuality, and The Second Sex 198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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