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소 11세

2. 생애

알폰소 11세는 생후 13개월 만에 왕위에 올랐으나 너무 어려, 어머니 콘스탄사, 조모 마리아 데 몰리나, 숙부 카스티야의 페드로, 증숙부 카스티야의 후안, 빌례나 공작 후안 마누엘이 후견인단을 구성하여 정치를 맡았다.^[7]

그러나 이들은 각자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단합하지 못했고, 카스티야는 혼란에 빠졌다. 1313년 어머니 콘스탄사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1319년에는 페드로와 후안이 나스르 왕조 그라나다의 반격에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1321년에는 할머니 마리아 데 몰리나마저 사망하면서 후안 마누엘만이 유일한 후견인으로 남게 되었다.^[8] 이후 페드로의 동생 필리페와 후안의 아들 외눈 후안이 새로운 후견인으로 선출되었지만, 이들 역시 카스티야를 분할하여 대립하면서 내란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영토는 황폐해지고 농민들은 외국으로 도망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었다.^[8]

1325년 14세의 나이로 직접 통치를 시작한 알폰소 11세는 후안 마누엘의 딸 콘스탄사 마누엘 데 카스티야와 결혼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326년,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정적이었던 '외눈의 후안'을 암살하고, 1327년에는 콘스탄사와 이혼한 뒤 후안 마누엘을 추방했다.^[9][10]

후안 마누엘은 아라곤 왕국과 손을 잡고 카스티야에 대항하려 했지만, 알폰소 11세는 1328년 포르투갈 왕국 아폰수 4세의 딸 마리아와 결혼하고, 1329년에는 자신의 누이 레오노르를 아라곤 왕 알폰소 4세와 결혼시키는 등 외교적 노력을 통해 아라곤과의 관계를 회복, 결국 후원자를 잃은 후안 마누엘과도 화해하게 되었다. 1331년 대관식에서는 라 세르다 가문마저 알폰소 11세 지지를 선언하면서, 왕권 강화에 성공했다.^[11]

국내 정세를 안정시킨 알폰소 11세는 레콩키스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여러 차례 안달루시아의 이슬람 세력을 공격했다. 1331년에는 나스르 왕조를 신하 국가로 만들었으나, 아프리카의 마린 왕조가 나스르 왕조와 연합하여 스페인을 위협하자, 각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마린 왕조를 격퇴할 계획을 세웠다.^[11]

1340년 8월, 마린 왕조의 술탄 아부 알하산 알리가 알헤시라스에 상륙하여 나스르 왕조의 유수프 1세와 함께 타리파를 포위했다. 알폰소 11세는 즉시 장인 아폰수 4세가 이끄는 포르투갈 군을 포함한 카스티야 군을 이끌고 타리파를 구원하기 위해 출정, 10월 30일 살라도 전투에서 이슬람 군과 격돌하여 수적으로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승을 거두었다. 이 승리로 인해 마린 왕조의 스페인 개입은 종식되었고, 마린 왕조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12]

알폰소 11세는 살라도 전투의 승리에 힘입어 나스르 왕조 국경 지역을 침공, 1341년 알칼라 라 레알, 프리에고 등을 함락하고, 1342년 8월부터는 알헤시라스를 포위, 마린 왕조의 구원 시도를 격퇴하며 포위를 계속한 끝에 1344년 3월, 알헤시라스를 함락시켰다.^[12]

레콩키스타의 성공으로 높아진 위상을 바탕으로 알폰소 11세는 왕국 개혁과 왕권 강화에 더욱 힘썼다. 증조부 알폰소 10세가 편찬한 『7부 법전』을 1348년에 공포하고, 도시 상위 계층인 하급 귀족 및 유력 상인들과 결탁하여 그들의 세습 특권을 보장하는 대신 도시를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등, 알폰소 10세가 추진했던 카스티야의 법적 통합과 왕권 강화를 실현했다.

그러나 1350년, 지브롤터 공략 도중 흑사병에 걸려 진중에서 사망했다. 그의 사후, 적자인 페드로 1세가 왕위를 계승했다.^[13]

2. 1. 유년기와 섭정 시대

2. 2. 친정과 왕권 강화

2. 3. 레콩키스타와 영토 확장

2. 4. 내정 개혁

2. 5.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