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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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은 2000년대 초반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보도와 시민운동을 배경으로, 2017년 시민단체들이 일본의 '위안부' 여성국제전범법정을 모델로 하여 준비한 모의 법정이다. 퐁니·퐁넛 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 등이 원고로 참여하고 대한민국 정부를 피고로 하여, 국가배상소송 형태로 진행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증언과 증거를 통해 한국군의 책임을 주장했으나, 피고 측은 기록의 모호함과 전쟁의 특수성을 들어 반박했다. 2018년 4월, 재판부는 대한민국 정부에 배상과 진상조사, 관련 시설에 학살 사실 전시를 권고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모의법정의 한계로 법적 구속력은 없었다. 이후 시민단체들은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진실 규명 노력을 이어갔다.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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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평화법정
명칭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
로마자 표기Beteunamjeonjaeng sigi hangukgune uihan minganin haksal jinsanggyumyeongeul wihan siminpyeonghwabeopjeong
한자 표기베트남戰爭 時期 韓國軍에 依한 民間人 虐殺 眞相糾明을 爲한 市民平和法廷
세부 정보
목적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
주최대한민국 사회 단체
개최 장소서울
개최 시기2018년 4월
참고 자료「베트남 민간인 학살 시민평화법정」 서울에서 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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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배경

2000년대 초부터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가 제기되었다. 시민운동이 꾸준히 있어왔으며, 2018년은 꽝남에서 학살이 일어난 지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1968년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의 해병대 제2여단(청룡)은 호이안에 배치되었고, 꽝남을 작전 지역으로 하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 법정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2.1. 한국 사회의 반응과 시민 운동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에 대한 보도와 이에 따른 시민 운동이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있었다. 한겨레21 등 언론 매체에 의해 하미 학살이 2000년대 초반에 드러났다. 이 폭로는 대한민국에서 많은 사회적 반성을 불러일으켰고, "미안해요, 베트남" 운동이 시작되었다. 시민 운동 단체들은 퐁니·퐁넛 학살 생존자인 응우옌 티 탄(Nguyen Thi Tanh)과 빈안/떠이빈 학살 생존자인 응우옌 탄 란(Nguyen Tan Lan) 두 희생자를 초청했다.

2017년 11월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한베평화재단, 베트남평화의료연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의 시민단체들은 2000년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시민단체들이 마련하였던 시민법정인 《일본군 ‘위안부’ 여성국제전범법정》을 롤 모델로 하여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시민평화법정을 열기로 하고 준비위원회를 결성하였다. 시민평화협정 준비위원회는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현장조사와 증언을 청취하였으며 법정의 개최를 위한 기금 모금을 진행하였다.

시민평화협정 준비위는 학살이 있었던 베트남 현지에서 피해자들의 증언을 청취하였고, 참전 군인들의 증언도 청취하였다. 특히 참전 군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동안 "자유 수호"와 같은 거대한 이야기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죽이거나 죽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변해가는 자신을 낯설어하다가, 부상입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제대로 된 보상도 못 받은 채 힘들게 세월을 버텨온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는 소회를 밝혔다.

3. 시민평화법정 진행 과정

베트남 전쟁 시민평화법정은 국제법과 대한민국 형법 모두에서 민간인 학살이 형사 소송의 대상이 되지만, 학살 발생 50년이 지나 소멸 시효가 문제였다. 또한, 법정의 목적이 역사적 사실 규명과 피해자 배상에 있었기에, 국가배상소송 형태로 진행되었다. 원고는 퐁니·퐁넛 마을 학살 사건하미 마을 학살 사건의 피해자로 한정되었으며, 2018년 4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피해 상황을 공개 증언했다.

3.1. 원고와 피고의 주장

퐁니 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의 증언
퐁니 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 티 탄의 증언

시민평화법정에 참여한 두 명의 응우옌 티 탄
시민평화법정에 참여한 두 명의 응우옌 티 탄

원고는 퐁니·퐁넛 마을 학살 사건의 생존자 응우옌 티 탄과 하미 마을 학살 사건의 생존자 응우옌 티 탄으로,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피고는 대한민국 정부였으며,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 측은 정부의 공정한 반론권 보장을 위해 재판 자료와 출석 요구서를 송달하였으나 정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출석하거나 참관하지도 않았다. 대신 민변 소속 변호사들로 구성된 피고측 소송대리인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방어하였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은 사건 당시 한국군의 작전 기록에 명시된 한국군의 이동 경로와 피해 지역이 일치하는 점, 사진과 기록을 비롯한 그 동안 발견된 증거, 대한민국 정부가 당시 이미 조사를 하였으나 그 기록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등을 들어 대한민국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였다.

피고 측 소송대리인은 기록의 모호함, 가해자를 한국군으로만 특정할 수 없는 문제, 민간인과 비정규군을 쉽게 구분할 수 없는 베트남 전쟁 당시 작전의 특수성, 설사 개별 군인의 과오나 범죄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국가가 일괄 책임질 수는 없다는 취지의 변호를 하였다.

익명의 참전 군인은 영상 증언을 통해 민간인 사살 목격 사실을 증언하면서, 군의 일부가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여 참전 군인 전체가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야말로 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며 참된 군인이라면 잘잘못을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피고 측 변호인 역시 연인원 32만 명 이상이 동원되어 수 만 건 이상의 작전을 수행하는 가운데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이 때문에 참전 군인 전체가 비난을 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4. 시민평화법정 판결

선고의 이유를 설명하는 김영란 재판관
선고의 이유를 설명하는 김영란 재판관

전 대법관 김영란, 민변 소속 이석태, 양현아 변호사가 베트남전 시민평화법정 재판부를 구성하여 2018년 4월 22일 약식 판결문을 발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문했다.

1. 피고 대한민국은 원고들에게
* 가. 국가배상법 제3조에 따른 배상금을 각 지급하고,
* 나. 법적 책임 인정 및 원고들의 존엄, 명예 및 권리를 회복시키는 조치를 포함하는 공식 선언을 하라.

2. 피고 대한민국에게 1964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 지역에서 대한민국 군대에 의해 베트남 민간인에 대한 살인, 상해, 폭행, 성폭력 등 일체의 불법행위가 일어났는지 진상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

3. 피고 대한민국은 전쟁기념관을 포함한 대한민국 군대의 베트남 전쟁 참전을 홍보하는 모든 공공시설과 공공구역에 대한민국 군대가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를 하였다는 사실 및 제2항에 따른 진상조사 결과를 함께 전시하고, 향후 대한민국 군대의 베트남 전쟁 참전을 홍보하는 공공시설과 공공구역을 설치할 경우에도 같은 조치를 취하라.

정식 판결문은 2018년 6월 배포되었다.

5. 판결 이후

베트남전 시민평화법정은 모의법정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었다. 실제 재판이 열릴 경우 가장 큰 걸림돌은 공소 시효 문제였다. 시민평화법정 측은 공소 시효를 없애는 특별법 제정을 주장하였다. 민변 등 시민단체들은 전쟁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1968년 당시 퐁니·퐁넛 학살을 조사한 중앙정보부의 자료 공개를 청구하는 소송을 준비했다.

원고로 참여한 응우옌 티 탄은 제주 4·3 사건 생존자들과 만나는 등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연대 활동을 이어갔다.

5.1. 민변의 추가 소송

2019년 7월, 민변은 베트남 전쟁에서 한국군에게 피해를 입은 베트남인들을 대신하여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6. 학술 대회

시민평화법정 준비위원회는 법정이 열리기 하루 전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기조 발제를 맡은 하민홍 호찌민 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한국군이 베트남 전쟁 참전에서 대대급 이상의 대규모 작전 1,170회와 556,000번 이상의 소규모 부대 단위 작전을 실시하면서 5,000 여명의 한국군이 전사하고 부상은 11,000명에 달했으며, "소리 없고 느린 총탄"으로 불리는 고엽제의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10만명에 달한다고 언급하면서 한국군 역시 전쟁의 피해자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그는 한국군이 저지른 학살의 책임은 피할 수 없으며 "나도 피해자"라는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날 학술 대회에서는 베트남 전쟁의 동시대성과 일본의 전후 가해경험 고백 사례, 그리고 대한민국의 참전 군인을 인터뷰한 결과 등이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