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의 다른 천체를 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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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인근의 다른 천체를 일소"는 행성 또는 원시 행성이 중력 작용을 통해 궤도 주변의 작은 천체들을 흡수하거나, 다른 궤도로 이동시키거나, 위성으로 포획하여 궤도 구역을 정리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행성, 왜행성 등 천체의 분류 기준에 사용되며, 앨런 스턴과 해롤드 레비슨의 Λ, 스티븐 소터의 μ, 장-뤽 마고의 Π와 같은 수치로 표현된다. 국제천문연맹의 행성 정의에 따르면, 궤도 주변을 완전히 일소해야 행성으로 분류되지만, 궤도 주변에 소행성이나 트로이군과 같은 천체가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앨런 스턴은 명왕성이 궤도 주변을 완전히 일소하지 못했음에도 행성 지위를 잃은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인근의 다른 천체를 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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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의

"인근의 다른 천체를 일소"는 행성이나 원시 행성중력적으로 궤도 주변의 작은 천체와 상호작용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궤도 구역을 "쓸어내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여러 궤도 주기를 거치면서 큰 천체는 작은 천체를 자신에게 강착시키거나, 다른 궤도로 섭동시키거나, 위성으로 포획하거나, 공명 궤도로 포획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천체는 자체 위성 또는 자체 중력의 영향을 받는 다른 천체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궤도 구역을 다른 상당한 크기의 천체와 공유하지 않게 된다.

다만, 중력적으로 귀속되어 궤도를 공유하지만 궤도 공명으로 인해 서로 충돌하지 않는 천체들도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목성목성 트로이군, 지구3753 크뤼트네, 해왕성명왕성족이 있다.

궤도 일소의 필요 정도에 대해 장-뤽 마고는 "중력과 복사압으로 인해 행성의 궤도는 소행성과 혜성이 지속적으로 교란하기 때문에 결코 궤도 주변을 완전히 일소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국제천문연맹(IAU)이 의도한 궤도 일소의 정의는 궤도가 완벽히 깔끔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IAU태양계 행성의 정의를 내리기 전부터 현재까지, 큰 천체가 그 궤도 근처에서 다른 천체를 제거하는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2.1. 스턴-레비슨의 Λ

앨런 스턴과 해롤드 레비슨은 2002년 발표한 논문에서 행성체가 자신의 궤도 주변 영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Λ(람다)라는 값을 제안했다. 이 값은 특정 천체가 우주의 나이(허블 시간)와 같은 긴 시간 동안 자신의 궤도 주변에 있는 작은 천체들을 궤도 밖으로 흩어낼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Λ는 다음 수식으로 정의되는 무차원량이다.
:\Lambda = \frac{m^2}{a^\frac{3}{2}}\,k

여기서 m은 해당 천체의 질량을, a는 천체의 궤도 긴반지름을 나타낸다. k는 흩어지는 작은 천체들의 궤도 요소와 흩어지는 정도를 반영하는 함수인데, 태양계의 행성들이 위치한 영역에서는 태양으로부터 특정 거리에 있는 작은 천체들에 대한 k 값에 큰 차이가 없다.

계산된 Λ 값이 1보다 크면 (Λ > 1), 해당 천체는 자신의 궤도 영역 내에 존재하는 작은 천체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턴과 레비슨은 이 Λ 값을 이용하여 정역학적 평형 상태, 즉 자체 중력으로 거의 둥근 형태를 유지하는 천체들을 두 가지 범주로 나누었다. Λ > 1인 천체는 '윗행성'(überplanet독일어)으로, 이는 주변의 미행성체들을 제거할 만큼 충분한 역학적 영향력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반면 Λ < 1인 천체는 '아랫행성'(unterplanet독일어)으로 분류했다. 이 분류에 따르면, 윗행성은 태양계의 8개 행성에 해당하고, 아랫행성은 국제천문연맹(IAU)이 정의한 왜행성과 유사한 천체들이다.

다만, 스턴과 레비슨이 제안한 이 분류 체계는 어떤 천체가 행성이냐 아니냐를 판가름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는, 행성급 천체들을 그들의 동역학적 특성에 따라 하위 그룹으로 나누기 위한 하나의 방법론으로 제시된 것이다.

2.2. 소터의 μ

스티븐 소터는 항성을 공전하는 천체를 행성과 행성 외 천체로 구분하기 위해 관측에 기반한 척도인 μ()를 제안했다. 그는 이를 "행성 판별식"(planetary discriminant영어) 또는 "행성 식별자"라고 불렀다.

μ는 다음과 같이 정의되는 차원이 없는 값이다:
:\mu = \frac{M}{m}

여기서 M은 판별 대상이 되는 천체(행성 후보)의 질량이고, m은 같은 "궤도 구역"을 공유하는 다른 모든 천체 질량의 합이다. "궤도 구역"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천체들로 정의된다:
* 궤도 중심체(항성)로부터의 거리가 유사하다.
* 공전 주기가 대상 천체와 비교하여 10배 미만으로 차이 난다 (또는 10분의 1 ~ 10배 사이).
* 공명 상태가 아니다.

공전 주기가 비슷한 천체 중 혜성은 이 조건에 따라 계산에서 제외되지만, 혜성들의 총 질량 합은 다른 태양계 소천체에 비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결과에는 거의 영향이 없다.

μ는 후보 천체의 질량을 그 궤도 구역을 공유하는 다른 모든 천체의 총 질량으로 나누어 계산하며, 이는 해당 궤도 구역이 실제로 얼마나 깨끗하게 정리되었는지를 측정하는 척도가 된다.

소터는 μ > 100일 경우 해당 천체를 행성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어떤 천체가 자신의 궤도 구역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천체의 총 질량을 합한 것보다 100배 넘는 질량을 가지고 있다면 행성으로 본다는 의미이다.

2.3. 마고의 Π

천문학자 쟝 뤽 마고(Jean-Luc Margot)는 천체의 질량, 궤도 긴반지름, 그리고 중심별의 질량만을 사용하여 천체를 분류할 수 있는 판별식 Π(파이)를 제안했다. 스턴-레비슨이 제안한 Λ(람다)와 유사하게 Π 역시 천체가 자신의 궤도 주변에 있는 다른 작은 천체들을 흩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이다. 하지만 Λ가 태양계의 경험적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Π는 순전히 이론에만 기반하며 실험으로 알아내야 하는 비례 상수가 없다. 또한 소터(Soter)가 제안한 μ(뮤)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해당 궤도 영역에 대한 정확한 천체 수 정보가 필요하지만, Π는 외계 행성에 대해서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요소들에 기반한다.

마고는 Π를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정의했다.

:\Pi = \frac{m}{M^\frac{5}{2}a^\frac{9}{8}}\,k

여기서 m은 행성 후보 천체의 질량을 지구 질량(M_{\oplus}) 단위로 나타낸 값, a천문단위(AU)로 나타낸 궤도 긴반지름, M은 중심별의 질량을 태양 질량(M_{\odot}) 단위로 나타낸 값이다. k는 궤도 주변을 정리할 수 있는 천체의 경우 Π > 1이 되도록 선택된 비례 상수이다. k의 값은 궤도 청소에 필요한 시간과 청소 영역의 범위에 따라 달라진다. 마고는 청소 영역을 해당 천체의 힐 반지름2\sqrt{3}배로 설정하고, 청소에 필요한 시간은 중심별이 주계열 단계에 머무는 시간(별의 질량에 따라 달라짐)으로 잡았다. 중심별의 주계열 수명이 100억 년일 경우, k 값은 807이 된다. 계산된 Π 값이 1보다 크면 (Π > 1), 해당 천체는 자신의 궤도 주변을 성공적으로 정리한 행성으로 간주할 수 있다.

Π는 후보 천체가 인접 궤도의 작은 천체들을 궤도 범위 밖으로 밀어내는 데 필요한 공전 횟수를 계산하여 도출된다. 이는 소행성대의 소행성 제거 시간을 평균 내어 사용하는 Λ와 달리 특정 지역에 편향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Π는 중심별의 주계열 수명을 기준으로 하므로, 별이 소멸하기 전에 천체가 실제로 궤도를 청소할 수 있는지 여부를 더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반면 Λ는 허블 시간을 기준으로 하므로, 별이 초신성 폭발 등으로 행성계를 파괴하기 전에 궤도 청소가 완료되지 않을 수도 있다.

Π 공식은 기본적으로 원형 궤도를 가정한다. 타원 궤도에 대한 적용은 아직 완전히 일반화되지 않았지만, 마고는 그 결과가 원형 궤도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같은 크기 정도)으로 예상했다.

2024년에는 갈색 왜성 주위를 도는 행성까지 고려하여, 100억 년의 균일한 청소 시간 척도를 사용하는 업데이트된 기준이 발표되었다. 이 업데이트로 인해 태양계 천체들의 Π 값은 변경되지 않았다.

3. 수치

다음 표는 여러 과학자들이 제안한 행성 판별 기준, 즉 마고의 \Pi, 소터의 \mu, 스턴과 레비슨의 \Lambda 값에 따라 태양계의 주요 천체들을 정리한 것이다. 이 표는 각 천체가 자신의 궤도 주변 영역에서 다른 천체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거했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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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천체명\Pi (마고)
(> 1 이면 행성)
\mu (소터)
(> 100 이면 행성)
\Lambda (스턴·레비슨)
(> 1 이면 행성)
질량 (kg)천체 종류
1목성4.0×1046.25×1051.3×1091.8986×1027제5행성
2토성6.1×1031.9×1054.7×1075.6846×1026제6행성
3금성9.5×1021.3×1061.7×1054.8685×1024제2행성
4지구8.1×1021.7×1061.5×1055.9736×1024제3행성
5천왕성4.2×1022.9×1043.8×1058.6832×1025제7행성
6해왕성3.0×1022.4×1042.7×1051.0243×1026제8행성
7수성1.3×1029.1×1041.9×1033.3022×1023제1행성
8화성5.4×1015.1×1039.3×1026.4185×1023제4행성
9세레스4.0×10−20.331.3×10−39.43×1020왜행성
10명왕성2.8×10−20.083.0×10−31.29×1022왜행성
11에리스2.0×10−20.102.0×10−31.67×1022왜행성
12하우메아7.8×10−30.02-4.0×1021왜행성
13마케마케7.3×10−30.02-~4.0×1021왜행성
수치에 대한 주석이 없는 경우, \Pi는 Margot의 논문, \Lambda\mu는 Soter의 논문이 출처이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으로 분류한 8개 천체는 모두 마고의 \Pi 값이 1보다 훨씬 크고, 소터의 \mu 값은 100보다 훨씬 크며, 스턴-레비슨의 \Lambda 값 역시 1보다 훨씬 크다. 반면, 왜행성으로 분류된 천체들은 이 세 가지 기준값 모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수성과 명왕성은 질량 차이가 약 25배에 불과하지만, 소터의 \mu 값은 100만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행성 판별 기준이 단순히 천체의 질량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궤도 주변의 다른 작은 천체들을 얼마나 잘 '청소'했는지, 즉 궤도 지배력을 나타내는 지표임을 보여준다. 완전히 강착되어 형성된 행성과 그렇지 않은 천체 사이의 명확한 차이를 이 수치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천체의 질량과 주변 소천체의 총질량을 비교하는 \mu, 그리고 천체가 다른 천체를 흩어버리는 시간 척도를 기반으로 하는 \Lambda\Pi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산되지만, 모두 행성과 왜행성 사이에 명확한 값 차이를 보여주며 행성 분류의 유효성을 뒷받침한다.

4. 반론

카이퍼대 천체의 거리와 궤도 경사각 분포. 붉은색은 해왕성과 궤도 공명 관계인 천체이며, 명왕성(가장 큰 붉은 원)은 해왕성과 2:3 공명 관계인 명왕성족에 속한다.
카이퍼대 천체의 거리와 궤도 경사각 분포. 붉은색은 해왕성궤도 공명 관계인 천체이며, 명왕성(가장 큰 붉은 원)은 해왕성과 2:3 공명 관계인 명왕성족에 속한다.

NASA의 명왕성 탐사선 뉴 허라이즌스 계획의 책임 연구원인 앨런 스턴은 명왕성이 자신의 궤도 주변에 있는 다른 천체들을 배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행성 지위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스턴은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성 정의 문구가 모호하며, 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지구, 화성, 목성, 해왕성 역시 행성으로 분류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구의 궤도 주변에는 1만 개가 넘는 근지구 소행성이 존재하며, 목성의 궤도에는 10만 개 이상의 목성 트로이군 소행성들이 함께 돌고 있다. 스턴은 특히 해왕성의 경우를 지적하며, "만약 해왕성이 자신의 영역을 깨끗이 치웠다면, 명왕성은 애초에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인근 천체 일소' 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흥미롭게도 스턴 자신은 해럴드 레비슨과 함께 천체가 자신의 궤도 주변을 얼마나 지배하는지를 측정하는 스턴-레비슨 판별식 (\Lambda)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이 판별식에 따르면 명왕성의 값은 다른 8개 행성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이는 명왕성의 행성 지위 재분류를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턴은 이 판별식이 행성을 역학적 중요도에 따라 überplanet독일어(슈퍼 행성)와 unterplanet독일어(준 행성)로 분류하기 위한 도구일 뿐, 행성 자체를 정의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행성의 정의는 궤도 청소 능력과 같은 역학적 특징보다는 정역학적 평형을 이룰 수 있는 충분한 질량과 같은 천체 고유의 물리적 속성에 기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