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장수 우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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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아기장수 우투리는 한반도 전역에 전해지는 구비 설화로, 아기장수가 태어나 날개를 가지고 비범한 능력을 보이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는 내용이다. 우투리는 '우두머리' 또는 '웃통만 있는 아이' 등을 의미하며, 몽골의 둥구리 설화와 유사성을 보인다. 설화는 아기장수의 출생과 1차 죽음, 부활 시도와 2차 죽음, 용마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구조를 가지며, 아기장수가 왜구 장수 아지발도와 연관되어 해석되기도 한다. 아지발도에게 민중 영웅의 이미지를 투영하는 것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인식 차이를 보여주며, 이성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민중의 고통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이 설화는 구비 문학으로 정확한 창작 연도는 알 수 없다. 한반도 전역에 전해져 내려오고 있으며, 지역에 따라 조금씩 내용이 다르다. '우투리'의 어원은 '우두머리', '웃통만 있는 아이' 등 다양한 설이 존재하며, 비슷한 설화로 몽골어로 하늘을 뜻하는 täŋri|댕그리mn에서 나온 말인 '둥구리 설화'가 존재한다.[1]
국문학자 최래옥은 각지에 퍼져 있는 아기장수 설화를 유형화하여 정리하였다. 아기장수 설화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가진다.[2]
아기장수 설화와 고려 말 왜구 장수 아지발도 간의 연관성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사료에 따르면, 왜구는 약탈, 납치, 파괴 등으로 고려 백성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으며, 이로 인해 고려인들은 왜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사료에는 적장이자 침략자인 아지발도의 뛰어난 무장으로서의 면모를 인정하는 내용도 나타나있다.[4]
2. 역사
3. 줄거리
순서 내용 1 옛날 어느 곳에 한 평민이 살았는데 산의 정기를 받아서 겨드랑이에 날개(비늘)가 있고 태어나자 이내 날아다니고 힘도 센 아들을 낳았다. 2 그런데 부모는 이 아기장수가 크면 장차 역적이 되어서 집안을 망칠 것이라고 해서 아기장수를 돌로 눌러 죽인다. 3 아기장수가 죽을 때 유언으로 콩 다섯 섬과 팥 다섯 섬을 같이 묻어 달라고 하였다. 4 얼마후 관군이 와서 아기장수를 내놓으라고 하여 이미 부모가 죽었다고 하니 무덤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것을 그 어머니가 실토하여 가 보았더니 콩은 말이 되고 팥은 군사가 되어 아기장수가 막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만 관군에게 들켜서 성공 직전에 죽임을 당하였다. 5 아기장수가 죽은 뒤 아기장수를 태울 용마가 근처의 용소에서 나와서 주인을 찾아 울며 헤매다 용소에 빠져 죽었다.
아기장수 설화는 위와 같은 기본적인 줄거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변이형이 존재한다. 아기장수가 태어난 이후 부모가 아기장수를 죽이는 방법, 아기장수의 부활 여부, 아기장수를 돕는 존재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변이형들에서도 공통적으로 아기장수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는 결말을 가진다.
3. 1. 아기장수의 탄생과 1차 죽음
옛날 어느 곳에 한 평민이 살았는데, 산의 정기를 받아 겨드랑이에 날개(또는 비늘)가 달린 아들을 낳았다. 이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날아다니고 힘도 센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부모는 이 아기장수가 커서 역적이 되어 집안을 망칠 것이라고 두려워하여, 아기장수를 돌로 눌러 죽였다.[2]
3. 2. 아기장수의 부활 시도와 2차 죽음
아기장수는 죽을 때 콩 다섯 섬과 팥 다섯 섬을 같이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2] 얼마 후 관군이 아기장수를 찾자, 부모는 이미 아기장수를 죽였다고 말했다. 관군이 무덤을 알려달라고 하여 어머니가 알려주었는데, 가 보니 콩은 말이 되고 팥은 군사가 되어 아기장수가 막 일어나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관군에게 발각되어 아기장수는 성공 직전에 죽임을 당하였다.[2]
3. 3. 용마의 죽음
아기장수를 태울 용마가 근처의 용소에서 나와 주인을 찾아 울며 헤매다 용소에 빠져 죽었다. 이는 아기장수의 죽음이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2]
3. 4. 다양한 변이형
최래옥은 각지에 퍼져 있는 아기장수 설화의 내용과 구조를 유형화하여 정리하였다.[2]
아기장수가 태어난 이후의 줄거리 전개는 다양한 갈래로 나뉜다. 우투리가 장차 역적이 될까 두려워 돌 등으로 눌러죽이는 설화, 부모가 우투리를 영웅으로 보고 깊은 산속으로 숨기는 설화, 죽었던 우투리가 산짐승 덕택에 다시 살아난다는 설화 등으로 변이되기도 한다.
공통적으로 우투리는 죽음과 부활을 경험하며, 뜻을 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는 결말로 이어진다.
4. 아기장수 우투리와 아지발도
4. 1. 아지발도와의 연관성
정영현은 지리산 인근에서 전해지는 우투리 설화에서 이성계와 대립하는 아기장수가 황산대첩에서 이성계에게 죽은 아지발도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아지발도에게 '아기장수'라는 이름이 붙고, 설화 속 둥구리가 이성계에게 죽는 사건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동일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3]
정영현은 고려 백성들이 아지발도를 긍정적으로 보았거나 왜구에 대해 기대를 품었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5] 아기장수는 민중의 염원이 투영된 '민중영웅'이지만, 설화 속에서 지배층과의 대립을 통해 체제 전복을 도모하는 역할만 할 뿐, 새로운 사회에 대한 긍정적인 포부를 제시하지 않아 선인으로 그려지지 않으며, 선악을 단정할 요소도 없다는 것이다. 조선의 유교 사회에서 아기장수는 질서를 파괴하는 안티 히어로적인 영웅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며,[6] 약탈과 살육을 일삼은 악인 아지발도를 보고 기존 지배 체제를 뒤엎으려다 실패한 아기장수에게 그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것에 윤리적 제동은 없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고려 말기 권문세족의 토지겸병과 조세 및 요역 문란, 왜구 침략 등으로 삶이 피폐해진 상황에서 고려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고, 고려 관군과 맞서 승승장구하는 아지발도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거나, 군사 쿠데타로 왕위를 찬탈한 이성계에 대한 부정적 감정, 조선 건국 후에도 피폐한 민중의 삶이 지속되면서 지배 계층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때마다, 이성계와 대립했던 '반영웅' 아지발도를 '실패한 반영웅' 우투리 설화 형태로 되새기며 아지발도에게 아기장수의 모습을 투영시켰다고 정영현은 주장했다.[7]
4. 2.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인식 차이
고려 지배층은 아지발도를 칭찬함으로써 그를 물리친 이성계의 위대함을 강조하려 했다.[4] 반면 피지배층인 고려 백성들은 왜구 장수인 아지발도를 민중 영웅으로 여기는 것에 대해 윤리적 제동을 느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고려 정부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상황에서, 고려 관군과 맞서 싸우는 아지발도의 모습에서 대리만족을 느꼈을 수 있다.[7] 조선 건국 이후에도 민중의 삶이 피폐해지자, 지배 계층에 대한 불만이 고조될 때마다 이성계와 대립했던 '반영웅' 아지발도를 '실패한 반영웅' 우투리 설화와 연결시켜, 아지발도에게 아기장수라는 민중 영웅의 모습을 투영하게 되었다.[7]
4. 3. 아지발도에 대한 민중 영웅 투영
정영현은 고려 말,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지고 고려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이성계에게 대항했던 아지발도에게 아기장수의 이미지를 투영하게 되었다고 주장한다.[7] 이는 군사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 이성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과 조선 건국 이후에도 계속된 민중의 고통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7]
고려 백성들은 아지발도 자체를 긍정적인 인물로 보거나 왜구 전체에 대해 어떤 기대감을 품었던 것은 아니었다.[5] 오히려 약탈과 살육을 일삼은 아지발도는 고려인들에게 부정적인 대상이었다.[4]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지발도에게 아기장수의 이미지가 투영된 것은, 고려 말 권문세족의 횡포와 왜구의 침략으로 인해 피폐해진 삶 속에서 고려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7]
이러한 상황에서 고려 관군과 맞서 싸우는 아지발도의 모습은 백성들에게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었을 수 있다. 또한, 군사 쿠데타를 통해 왕위에 오른 이성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조선 건국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은 삶은, 이성계와 대립했던 아지발도를 '실패한 반영웅'으로 여기게 만들었다.[7] 즉, 아지발도는 백성들을 수탈하는 왕조에 대항하다 실패한 안티 히어로로서, 아기장수 설화와 연결되어 민중 영웅의 이미지로 투영된 것이다.[6][7]
참조
[1]
웹사이트
http://encykorea.aks[...]
[2]
서적
한국구비전설의 연구
일조각
1981
[3]
간행물
倭寇 ‘阿只拔都’의 명칭과 고려 民의 시각
2016
[4]
간행물
倭寇 ‘阿只拔都’의 명칭과 고려 民의 시각
2016
[5]
간행물
倭寇 ‘阿只拔都’의 명칭과 고려 民의 시각
2016
[6]
서적
倭寇 ‘阿只拔都’의 명칭과 고려 民의 시각
2016
[7]
간행물
倭寇 ‘阿只拔都’의 명칭과 고려 民의 시각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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