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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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악의 손길》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부패한 경찰 반장과 정의로운 멕시코 특별 검사의 대립을 그린 1958년 영화이다. 오슨 웰스가 감독, 각본, 출연을 맡았으며, 찰턴 헤스턴, 재닛 리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증거 조작과 인종차별 문제를 다루며, 독특한 촬영 기법과 롱 테이크 시퀀스로 유명하다. 개봉 당시에는 상업적으로 실패했지만, 이후 컬트 영화로 재평가받아 미국 국립 영화 등록부에 등재되었고,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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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 손길 - [영화]에 관한 문서 | |
|---|---|
| 기본 정보 | |
 | |
| 원제 | Touch of Evil |
| 장르 | 필름 누아르 |
| 제작 | |
| 감독 | 오슨 웰스 |
| 프로듀서 | 앨버트 주그스미스 |
| 각본 | 오슨 웰스 |
| 원작 | 위트 매스터슨의 《악의 배지》 |
| 음악 | 헨리 맨시니 |
| 촬영 | 러셀 메티 |
| 편집 | 버질 보겔 에런 스텔 |
| 제작사 | 유니버설 인터내셔널 |
| 배급사 | 유니버설 인터내셔널 |
| 출연 | |
| 주연 | 찰턴 헤스턴 재닛 리 오슨 웰스 조지프 칼레이아 아킴 타미로프 마를레네 디트리히 자자 가보 |
| 개봉 | |
| 개봉일 | 1958년 4월 23일 |
| 재개봉일 | 1998년 9월 11일 (복원판) |
| 상영 시간 | |
| 상영 시간 | 111분 (1998년 버전) |
| 극장 공개 버전 | 96분 |
| 시사회 버전 | 109분 |
| 제작 국가 및 언어 | |
| 제작 국가 | 미국 |
| 언어 | 영어 |
| 예산 및 흥행 | |
| 제작비 | 82만 9천 달러 |
| 흥행 수익 | 225만 달러 |
| 기타 정보 | |
| 관련 링크 | 필름누아르 - Filmsite.org 국립 영화 보존 등재 목록 - 미국 의회 도서관 자주 묻는 질문 - 국립 영화 보존 등재 국립 영화 등록 발표 (1994년 3월 7일) - 미국 의회 도서관 |
2. 줄거리
영화 《악의 손길》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멕시코 마약 수사관 라몬 미겔 "마이크" 바르가스(찰턴 헤스턴)와 그의 아내 수잔(자넷 리)은 신혼여행 중 국경 마을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에 휘말린다. 미국 측 수사를 책임지는 경찰서장 행크 퀸란(오슨 웰스)은 뛰어난 직감을 가진 노련한 형사지만,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며 바르가스와 대립한다. 퀸란의 오랜 파트너인 피트 멘지스(조셉 칼레이아) 경사와 지역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 조 그란디(아킴 타미로프) 또한 극의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이 외에도 마를레네 디트리히, 자 자 가보르, 조셉 코튼 등이 우정 출연하여 짧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멕시코 국경 지대의 마을 로스 로블레스에서 시한 폭탄이 설치된 차량이 폭발하여 지역 유력자 리네커를 포함한 두 사람이 사망한다. 신혼여행 중이던 멕시코 특별 검사 미겔 바르가스는 미국인 아내 수잔과 함께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미국 측 수사는 베테랑 경찰 반장 행크 퀸란과 그의 충직한 조수 피트 멘지스가 맡는다. 알코올 중독 회복 중이며 반멕시코 편견을 가진 퀸란은 의족과 지팡이에 의지해 걷는다. 그는 피해자의 딸 마샤와 비밀리에 결혼한 젊은 멕시코인 산체스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산체스의 아파트에서 심문 중, 멘지스는 욕실 신발 상자에서 다이너마이트 두 개를 발견한다. 그러나 바르가스는 몇 분 전 그 상자가 비어있는 것을 확인했기에, 퀸란이 증거를 조작했다고 비난하며 그의 과거 수사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퀸란은 격분하며 이를 부인한다.
한편, 바르가스가 수사하던 범죄 조직 그란디 일가의 행동 대장 조 그란디는 바르가스에게 앙심을 품고 퀸란과 손을 잡는다. 그는 퀸란에게 술을 권해 금주를 깨게 하고, 부하들을 시켜 수잔을 납치하고 마약을 투여해 의식을 잃게 만든다. 조 그란디와 퀸란은 수잔을 외딴 모텔 방에 가둔다. 그곳에서 퀸란은 조 그란디를 살해하고, 수잔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려 한다. 그러나 술에 취한 퀸란은 실수로 자신의 지팡이를 현장에 남긴다. 정신을 차린 수잔이 시체를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자, 그녀는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방을 수색하던 멘지스는 퀸란의 지팡이를 발견하고 그가 진범임을 깨닫는다.
바르가스는 퀸란의 과거 사건 기록을 조사하며 증거 조작 혐의를 확신한다. 그는 멘지스를 찾아가 퀸란의 비리를 폭로하자고 설득하고, 멘지스는 이에 동의하여 퀸란의 자백을 녹음하기로 한다. 멘지스는 퀸란을 단골 술집에서 불러내 다리 위에서 대화를 시도하지만, 퀸란은 녹음 장치의 에코 소리를 듣고 멘지스의 배신을 눈치챈다. 격분한 퀸란은 멘지스에게 총을 쏴 치명상을 입힌다. 퀸란이 바르가스마저 살해하려 할 때, 죽어가던 멘지스가 마지막 힘을 다해 퀸란을 쏜다.
결국 수잔은 무죄로 풀려나 바르가스와 재회한다. 지방 검사 보좌관 슈왈츠는 퀸란이 죽어가는 동안, 최초 폭탄 테러의 용의자였던 산체스가 범행을 자백했음을 알린다. 이는 퀸란의 '직감'이 맞았지만, 그의 불법적인 증거 조작과 살인 등 모든 노력이 결국 헛수고였음을 보여준다. 퀸란의 오랜 지인인 술집 여주인 타냐는 그의 죽음을 지켜본다.
3. 등장인물
3. 1. 주요 배역
오슨 웰스는 거구의 노 형사 행크 퀸란을 연기하기 위해 특수 분장을 하고 몸에 솜을 넣었으며, 몸이 더 커 보이도록 촬영 각도를 활용했다.[89] 웰스와 친분이 있던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술집 여주인 타나 역으로 우정 출연했으며,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의 자신의 연기를 배우 경력 중 최고로 여겼다고 전해진다.[83]
3. 2. 조연 및 단역
4. 제작
영화 《악의 손길》은 휘트 마스터슨의 추리 소설 『검은 덫』(Badge of Evil|배지 오브 이블영어)을 원작으로 한다. 원래 배우로만 참여할 예정이었던 오손 웰스는 주연 배우 찰턴 헤스턴의 추천으로 감독까지 맡게 되었고, 직접 각본을 수정하며 제작을 이끌었다[83]. 웰스는 당시 할리우드에서의 부정적인 평판을 의식하여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 촬영을 목표로 했으며[85], 영화는 주로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에서 촬영되었다[84].
그러나 촬영 완료 후, 배급사인 유니버설 픽처스는 웰스의 편집본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의 의사와 다르게 재편집과 추가 촬영을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웰스는 자신의 편집 의도를 담은 장문의 메모를 제출하며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축소된 버전으로 극장에 개봉되었다[84].
1958년 개봉 당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고 미국 내에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럽에서는 1958년 브뤼셀 만국 박람회 최고상을 받는 등 호평을 받으며 이후 컬트 영화로 재평가받게 되었다[86]. 이 작품은 웰스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 하에서 감독한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1998년, 웰스가 남긴 메모를 바탕으로 영화 복원 전문가 릭 슈미드린과 편집 감독 월터 머치가 참여하여 웰스의 본래 의도에 가깝게 재구성한 '''복원판'''이 공개되었다. 이 복원판은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으며 작품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86].
4. 1. 기획 및 각본
영화의 원작은 1956년에 출판된 휘트 마스터슨의 추리 소설 『검은 덫』(Badge of Evil|배지 오브 이블eng)이다. 유니버설 픽처스가 이 소설의 영화화를 결정하고 주연 배우로 찰턴 헤스턴과 교섭할 당시, 헤스턴은 스튜디오 측에 오슨 웰스를 감독으로 기용할 것을 제안했다. 원래 웰스는 배우로만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헤스턴의 제안 덕분에 감독까지 맡게 되었다[83].감독직을 수락한 웰스는 직접 각본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원작의 주인공 설정을 변경하여, 멕시코인 아내를 둔 미국인 지방 검사 보좌관 대신 미국인 아내를 둔 멕시코인 마약 단속 관리(미겔 바르가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또한 이야기의 무대를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지대로 옮기는 등, 영화화를 위해 여러 설정을 바꾸었다.
당시 할리우드에서 웰스는 예술가적 기질 때문에 영화 제작에 불필요하게 많은 돈과 시간을 쓴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소 고립된 상태였다. 웰스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영화사가 정한 예산과 기간 내에 촬영을 마치려고 노력했다[85]. 영화는 주로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 지역에서 촬영되었다. 당시 베니스는 불황의 여파로 다소 황량한 분위기를 풍겼는데, 이러한 모습이 영화의 배경인 국경 마을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84]. 촬영은 약 9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39일 만에 완료되었으며, 이는 약간의 초과를 제외하면 스튜디오의 계획에 거의 부합하는 수준이었다[85].
촬영 초기, 제작자 앨버트 주그스미스는 영화 제목을 《악의 손길》(Touch of Evil|터치 오브 이블eng)로 변경했는데, 웰스는 나중에 이 제목이 "우스꽝스럽다"고 비판한 바 있다.
4. 2. 촬영
영화는 주로 로스앤젤레스의 베니스 지구에서 촬영되었다. 당시 베니스는 불황의 여파로 황폐해져 있었는데, 이는 영화의 무대인 미국-멕시코 국경 마을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적합했다.[84]오손 웰스는 당시 할리우드에서 제작에 시간과 비용을 많이 들인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 촬영 완료를 목표로 했다.[85] 영화는 약 90만달러의 제작비로 39일 만에 촬영을 완료했는데, 이는 스튜디오의 계획을 약간 초과했지만 거의 근접한 수준이었다.[85] 웰스는 거구의 부패한 경찰 행크 퀸란을 연기하기 위해 정교한 특수 분장을 하고 몸에 솜을 넣었으며, 카메라 앵글을 이용해 몸집을 더 커 보이게 연출했다.[89]
그러나 스튜디오 경영진은 웰스가 편집한 버전에 만족하지 못했고, 플롯 이해를 돕기 위해 해리 켈러 감독을 고용하여 추가 장면 촬영을 지시했다. 이 재촬영 과정에서 촬영 감독은 러셀 메티에서 클리포드 스틴으로 교체되었고,[89] 유니버설의 전속 작가 프랭클린 코언이 쓴 새로운 대본에 따라 바르가스와 아내 사이의 관계, 차 안 로맨스, 멘지스의 퀸란 다리 설명 등 여러 장면이 추가되었다.[89] 퀸란의 차가 바르가스의 차를 모텔로 가는 길에 만나는 장면에서는 웰스 대신 대역 배우가 투입되기도 했다.[89] 주연 배우 찰턴 헤스턴은 계약상 의무로 재촬영에 참여했지만, 일기에 "나는 이 날의 재촬영보다 더 못한 작품을 영화에서 한 적이 있지만, 더 나쁜 기분을 느꼈던 기억은 없다"고 적으며 불만을 표했다.
영화의 독창적인 촬영 기법은 비평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저 이버트는 촬영 기법이 단순한 시각적 과시를 넘어 인물 간의 관계를 드러내고("같은 숏 안에 [등장인물들을] 가두면서") 복잡한 플롯에 깊이를 더한다고 분석했다.[33] 케네스 터란은 러셀 메티가 촬영한 이 영화가 "웰스가 선호했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카메라 작업의 기준"이며, "극도로 표현주의적인 그림자, 각도, 영화적 장식"을 통해 필름 누아르 특유의 악몽 같은 분위기를 탁월하게 구현했다고 평했다.[36] 다른 비평가들 역시 "마법 같은 카메라 움직임", "악몽 같은 각도",[35] "기발한 그림자와 각도, 네온 조명, 완벽하게 안무된 액션 장면의 솜씨 있는 배열"[34] 등을 언급하며 웰스의 독창적인 시각적 스타일과 기술적 기교를 칭찬했다.[1]
4. 3. 후반 작업
웰스는 영화 촬영과 편집을 모두 마친 뒤, 필름을 유니버설 픽처스에 맡기고 다음 영화 제작 자금을 구하기 위해 멕시코로 떠났다. 그러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임원들은 완성된 영화의 플롯이 너무 난해하다고 판단하여 웰스의 동의 없이 각본을 변경하고 추가 촬영과 재편집을 강행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109분짜리 버전은 훗날 '시사회판'으로 불리게 되었다.멕시코에서 돌아온 웰스는 스튜디오의 일방적인 편집에 크게 분노했고, 자신의 편집 의도를 상세히 설명하는 58페이지 분량의 메모를 제출했다. 하지만 스튜디오는 웰스의 의견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영화가 저속하다는 부정적인 반응(한 여성 관객이 영화사 이사를 핸드백으로 때렸다는 일화도 있다[84])이 나오자, 스튜디오는 영화를 96분으로 더 축소했다. 이것이 최종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된 '극장 공개판'이다.
극장 공개판은 1958년 5월 21일에 다른 영화와 함께 2편 동시 상영 방식으로 개봉되었으나, 스튜디오의 기대와 달리 흥행에 크게 실패했고 미국 내 비평가들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해 1958년 브뤼셀 만국 박람회에서는 심사위원이었던 장 뤽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 등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박람회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후 1960년대 젊은 영화 제작자들을 중심으로 재평가 움직임이 일면서 컬트 영화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86].
자신의 작품이 스튜디오에 의해 임의로 수정된 것에 실망한 웰스는 할리우드의 스튜디오 시스템에 등을 돌렸고, 흥행 실패로 인해 그를 지원하려는 영화사도 나서지 않았다. 결국 이 작품은 웰스가 미국에서 감독한 마지막 영화가 되었으며, 이후 그는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시간이 흘러 1992년, 영화 평론가 로버트 로젠바움이 웰스가 남긴 메모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영감을 받은 영화 복원 전문가 릭 슈미드린은 영화의 권리를 가진 유니버설 픽처스와 협상하여 복원 허가를 받았다. 슈미드린은 편집 감독 월터 머치와 함께 현존하는 시사회판과 극장 공개판, 그리고 웰스의 메모를 바탕으로 영화를 재편집했다[86]. 웰스 본인은 1985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감독판은 아니지만, 그의 의도에 최대한 가깝게 재구성된 111분짜리 '복원판'은 큰 호평을 받으며 작품의 평가를 확고히 했다.
복원판은 1998년 9월 11일 북미에서 개봉되어 약 220.00000000000003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87]. 프로듀서 릭 슈미드린은 이 복원 작업의 공로를 인정받아 뉴욕 영화 비평가 협회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월터 머치를 포함한 복원 스태프 역시 전미 영화 비평가 협회상과 로스앤젤레스 영화 비평가 협회상으로부터 특별 표창을 받았다[86]. 2008년 10월에는 복원판과 더불어 시사회판, 극장 공개판까지 모두 수록하고, 그동안 스튜디오에 보관되어 있던 웰스의 58페이지 메모 전문을 담은 소책자가 포함된 50주년 기념 DVD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통해 발매되었다.
5. 평가 및 영향
1958년 1월 31일, 《악의 손길》은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한 극장에서 108분 버전으로 시사회를 가졌으나,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주연 배우 찰턴 헤스턴은 자신의 일기에 "유감스럽게도, 그저 좋은 영화가 아니다. [...] 이야기로서는 일관성이 없다."라고 적었다. 이후 94분으로 편집된 버전이 1958년 2월 헤디 라마 주연의 《암컷 동물》과 함께 더블 빌 형식으로 개봉되었다.[25]
유니버설 픽처스는 엑스포 58 세계 박람회에서 이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막으려 했으나, 결국 유럽 초연이 이루어졌고 오슨 웰스는 초청받아 참석했다. 놀랍게도 영화는 박람회에서 두 개의 최고상을 수상했다. 또한 국제 영화 비평가 연맹(FIPRESCI)으로부터 국제 비평가상을 받았으며, 웰스는 그의 작품 전체에 대한 공로도 인정받았다.[31][32]
개봉 당시 미국 평론가들에게는 외면받았지만, 동시대 누벨바그 감독들은 이 영화를 작가주의의 완벽한 실천 사례로 극찬했다. 작품에 사용된 혁신적인 영화 기법들은 후대 영화 제작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현재는 컬트 영화로서의 지위를 확립하고 있다.[86] 특히 영화 시작 부분에서 폭탄이 설치된 자동차를 카메라가 3분 20초 동안 따라가는 롱 테이크 장면은 유명하다. 촬영 감독 앨런 다비오는 이 작품을 20번 이상 보며 영화 촬영 기술을 배웠다고 밝혔으며,[83] 영국의 영화 평론가 데미안 캐논은 이러한 촬영 기법을 "공간의 안무"라고 칭찬했다.[89]
촬영뿐만 아니라 음향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다. 월터 머치는 영화 《컨버세이션》 후반부의 도청 장면을 연출할 때 이 영화를 참고했다고 밝혔으며, 기존 히트곡을 영화 배경음악(BGM)으로 사용하는 기법은 훗날 조지 루카스가 《청춘 낙서》에서 활용하기도 했다.[86]
1998년, 비평가 로저 이버트는 《악의 손길》을 자신의 '위대한 영화' 목록에 추가하며, 촬영 기법이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인물 간의 관계를 보여주고 복잡한 플롯에 깊이를 더한다고 평했다. 그는 또한 웰스가 연기한 퀸란 캐릭터가 웰스 자신의 삶과 경력을 반영하는 자전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33] 같은 해 공개된 복원판에 대해 ''버라이어티''(Variety)의 토드 맥카시는 플롯이 더 일관성 있어졌고, "새로운 깨끗한 프린트 덕분에 웰스의 기술적 기교와 독창적인 장소 활용이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해졌으며, 영화 전체가 더 부드럽게 흘러간다"고 평가했다.[1]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의 피터 스택은 "웰스의 놀라운 영화적 발상과 스타로서의 설득력 있는 존재감이 주요 누아르적 매력"이라며 "기발한 그림자와 각도, 네온 조명, 완벽하게 안무된 액션 장면" 등을 칭찬했다.[34]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의 마이클 윌밍턴은 "마법 같은 카메라 움직임, 악몽 같은 각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재미있는 연기" 덕분에 "필름 누아르의 정점에 가깝다"고 호평했으며,[35]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의 케네스 터란은 1998년 재편집본을 "웰스가 선호했던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카메라 작업의 기준이 되는 작품 중 하나"이자 "필름 누아르의 흔한 우울한 악몽 분위기를 다른 영화들이 시도한 적이 거의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36]
이처럼 시각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지만, 이야기 자체는 평범하거나 진부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웰스 연구자 로버트 갈리스는 작품의 스릴러적 요소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고 지적했으며,[90] 영화 감독 피터 보그다노비치는 친구인 웰스에게 영화를 여러 번 봤지만 줄거리가 재미없어서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해 웰스를 놀라게 했다고 한다.[83]
리뷰 애그리게이터 웹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79개의 리뷰를 바탕으로 95%의 긍정적인 평가와 평균 8.80/10의 평점을 기록했으며, 비평가 합의는 "예술적으로 혁신적이고 감정적으로 사로잡는, 오슨 웰스의 고전적인 누아르는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어둡고 음산한 스릴러이다"이다.[38] 메타크리틱에서는 22명의 비평가를 기준으로 100점 만점에 99점을 받아 "만장일치 찬사"를 받았다.[39]
여러 매체에서 역대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8년 타임 아웃 선정 역대 위대한 영화 57위,[40] 2000년 ''The Village Voice'' 선정 100대 영화 55위,[41] 2001년 미국 영화 연구소(AFI) 선정 "100년, 100개의 스릴" 목록 64위에 올랐다.[42] 2012년 ''Sight & Sound'' 역대 가장 위대한 영화 투표에서는 감독 선정 26위, 비평가 선정 57위를 기록했으며,[43] 비평가 마놀라 다지스는 이 영화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10편 중 하나로 꼽았다.[37] 2015년에는 BBC가 선정한 "100대 미국 영화" 목록에서 51위를 차지했다.[44]
《악의 손길》은 1993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국립 영화 등록부에 등록되었다.
6. 주제
《악의 손길》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권력 남용, 부패, 인종차별, 정의의 모호성 등 복잡하고 어두운 주제들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영화의 중심에는 오슨 웰스가 직접 연기한 행크 퀸란이라는 부패한 경찰서장이 있다. 퀸란은 과거의 트라우마와 뒤틀린 정의감에 사로잡혀 불법적인 수사 방식을 남용하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비평가 로저 이버트는 퀸란 캐릭터가 "묵은 갈등을 품고 있고 통제에 대한 강박적인 욕구를 보여준다"고 분석하며, 이는 웰스 자신의 삶과 경력을 반영하는 자전적인 모습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33] 퀸란의 이러한 모습은 권력이 어떻게 개인을 타락시키고 정의를 왜곡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인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도시는 인종적 긴장감이 감도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멕시코인 마약 단속반원 미겔 바르가스(찰턴 헤스턴)와 미국의 백인 경찰 퀸란 사이의 대립은 이러한 인종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퀸란으로 대표되는 백인 사회의 편견과 우월 의식은 바르가스와 그의 아내 수잔(재닛 리)을 끊임없이 위협하며, 영화는 당시 미국 사회에 만연했던 인종차별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또한, 영화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퀸란은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증거 조작도 서슴지 않는 인물로, 그에게 정의는 결과만이 중요할 뿐 과정의 정당성은 무시된다. 반면, 바르가스는 원칙과 법 절차를 중시하며 퀸란의 부패를 파헤치려 노력한다. 이 두 인물의 충돌을 통해 영화는 정의의 실현 방식과 그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이러한 무거운 주제들은 오슨 웰스 특유의 혁신적인 영화 기법을 통해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로저 이버트는 영화의 촬영 기법이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인물 간의 관계를 드러내고 복잡한 플롯에 깊이를 더한다고 평가했다.[33] 특히 영화 초반부의 3분 20초에 달하는 롱테이크 장면은 숨 막히는 긴장감을 조성하며, 케네스 터란이 언급했듯 "극도로 표현주의적이며, 그림자, 각도, 영화적 장식으로 가득 찬" 영상은 필름 누아르 특유의 어둡고 불안한 분위기를 극대화하여[36] 영화의 주제 의식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월터 머치가 《컨버세이션》 제작 시 참고했을 정도로 음향 디자인 역시 뛰어나며[86], 이러한 기술적 성취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영화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개봉 당시 미국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유럽의 누벨바그 감독들은 《악의 손길》을 작가주의의 모범 사례로 극찬하며 그 가치를 먼저 알아보았다.[86] 이후 영화는 시대를 앞서간 촬영 기법과 깊이 있는 주제 의식으로 재평가받으며 컬트 영화의 반열에 올랐고, 1993년에는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미국 국립 영화 등록부에 등재되었다. 일부에서는 이야기 자체가 진부하다는 비판도 있지만[90][83], 《악의 손길》이 던지는 권력의 속성, 사회적 차별, 정의의 문제에 대한 질문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7. 기타
- 오손 웰스는 영화에서 거구의 노형사 행크 퀸란을 연기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촬영 당시 실제로는 그다지 비만하지 않았던 웰스는 정교한 특수 분장을 하고 몸 전체에 솜을 넣어 체구를 부풀렸으며, 카메라 앵글 또한 가능한 한 몸이 커 보이도록 잡았다.[89] 어느 날 촬영 후 분장을 지우고 옷을 갈아입을 시간이 없어 그대로 파티에 참석했는데, 솜을 넣고 노인 분장을 한 웰스에게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얼마 전에 만났을 때랑 전혀 안 변했다", "건강해 보인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83]
- 웰스와 이전부터 친분이 있던 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가 술집 마담 타냐 역으로 출연했다. 디트리히는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의 자신의 연기를 배우 경력 중 최고로 꼽았다고 전해진다.[83]
- 여주인공 수잔 바르가스를 연기한 자넷 리는 촬영 시작 전 왼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리는 촬영 내내 깁스를 하고 있었지만, 영화는 깁스를 한 팔이 보이지 않도록 교묘하게 촬영되었다. 모텔 침대 장면 등 불가피하게 깁스를 풀어야 할 때는 촬영이 중단되면 즉시 다시 깁스를 착용했다.[83]
- 영화의 유명한 오프닝 롱테이크 장면 촬영 당시, 국경 경비원 역을 맡은 배우가 계속 실수를 반복했다. 결국 오손 웰스 감독은 그 배우에게 소리 없이 입만 벙긋거리도록 지시했다. 나중에 왜 그 배우를 해고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웰스는 "만약 내가 그랬다면 그는 두 번 다시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답하며 배우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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