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온서

2. 생애

젊을 때 묘를 파헤쳐 도굴을 했다. 훗날 정장(亭長)에 임명되었으나, 여러 차례 면직되었다. 관리가 되어 옥사를 다스리다가 정위의 사(史)가 되었고, 장탕을 섬기다가 어사(御史)로 전임되었다.

이윽고 제와 조에 인접한 광평군의 도위로 승진하여, 부임한 현지에서 수완이 좋은 하급 관리들을, 그들의 발각되지 않은 죄를 잡아 자신에게 거스르지 못하게 하여 자신의 부하로 삼았다. 그리고 도적과 반란자를 단속하여 살해하거나 체포했다. 또한 유능한 부하가 악행을 거듭해도 그것을 묵인하고, 거스르면 잡아두었던 죄로 처형하고 죄인의 일족까지 노예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 수완을 들은 무제는 그를 하내 태수로 승진시켰다.

원수 2년(기원전 121년) 가을 9월에 하내에 부임한 왕온서는 도위 시대에 이미 현지의 토호와 도적을 조사해 두었다고 한다. 부임하자 광평 때와 같이 부하를 사용하여 토호 등 천 가구 이상을 체포했다. 동시에 빠른 말을 준비해 놓고, 도시에 중죄인은 족(族)을 멸하고, 그 외도 사형에 처할 것을 상주하여, 불과 3일 만에 무제의 재가를 받은 사자가 돌아왔기 때문에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었다. 하내의 사람들은 그 속도에 놀라, 12월 말경에는 야간 외출자는 물론 개 짖는 소리조차 전혀 들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처형 기간이 겨울(10월 - 12월)로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체포하지 못하고 다른 군으로 도망쳐 버려, 봄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에는 처형을 집행할 수 없으므로, "겨울이 한 달만 더 있으면 내 일이 완성될 텐데"라고 왕온서는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무제는 왕온서의 공적을 듣고, 이번에는 그를 중위로 승진시켰다. 당시 왕온서는 전 내사로 남양 태수인 의종이나, 과거 상사였던 장탕 등을 두려워하여, 마음대로 호쾌한 솜씨를 발휘할 수 없었다.

원정 2년(기원전 115년)에 장탕이 악행으로 문책을 받고 자결하자, 왕온서는 정위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후임 윤제가 실각하자 다시 왕온서가 중위로 임명되었다. 그는 교양이 부족했기 때문에, 정위의 일에는 열심이지 않았지만, 중위가 되자 다시 열심이 되었다. 관중 출신이므로 관중의 사정에 밝았고, 또한 지금까지처럼 악덕 관료를 부하로 삼았다.

또한, 왕온서는 권력자에게 아첨하고, 범죄 행위가 산더미처럼 있어도 묵인하며, 반대로 세력이 없는 자는 노비처럼 취급하고, 귀인이라도 용서하지 않았다. 그의 부하들은 사악하고 음험한 자가 많아, 철저한 고문으로, 많은 죄인이 옥사했다. 왕온서의 부하들은 "관을 쓴 호랑이"라고 평가받았다.

원정 6년(기원전 111년), 왕온서는 민월 원정에 종군했다. 이윽고 귀환하여, 자신의 제안이 무제의 노여움을 사 면직되었다. 잠시 후, 무제가 감천에 통천대를 지을 때 인부가 부족하여, 그 당시 왕온서가 "중위 관할 하의 도망병을 재조사하여 그 자를 쓰면, 인부는 수만 명으로 불어날 것입니다"라고 상주하여, 이번에는 소부로 임명되었다. 이윽고 우내사로 전임하여, 또한 지금까지와 같은 통치를 행했지만, 후에 법에 저촉되어 면직되었다.

원봉 6년(기원전 105년) 재등용되어, 이번에는 우내사로 임명되었다. 동시에 중위도 겸했다. 이듬해에 무제는 대원 원정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 유능한 관료가 소환되었지만, 왕온서의 측근 화성이 대원 원정을 싫어하여, 상사인 왕온서는 그를 숨겨 보내지 않았다. 그러자 왕온서는 뇌물로 기병의 의무가 있는 자를 숨기거나 공용 자금을 몰래 착복하는 등의 악행을 거듭했다고 고발하는 자가 있어, 이를 들은 무제는 격노했다.

2. 1. 임관

2. 2. 혹독한 정치

2. 3. 전성기

2. 4. 간악한 신하

2. 5. 몰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