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금갑

3. 중세

십자군 이후, 이교도와의 전투는 유럽 내 전투보다 훨씬 가혹했다. 기독교도 간의 전투에서는 목숨을 최대한 빼앗지 않고 포로로 잡거나, 쇠뇌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약속이 있었지만, 이교도와의 전투에서는 그러한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더 안전한 갑옷이 필요했던 것이다.

기병은 보병에게 다리를 공격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먼저 정강이를 보호하기 위해 쇼스(쇄자갑 양말) 위에 판금을 덧대게 되었다. 이윽고 팔, 그리고 몸통으로 판금으로 덮는 부분의 면적이 점차 커져갔다. 14세기부터 15세기에는 이러한 쇄자갑과 판금의 겹쳐 입기가 주류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판금 부분으로 거의 전신을 덮게 되었고, 이 단계에서 플레이트 아머는 그 지위를 되찾았다. 반면에 체인 메일은 관절 부분 등 판금으로 덮을 수 없는 틈새만을 방어하는 용도가 되었다.

북 이탈리아의 밀라노는 이러한 갑옷의 명산지가 되었고, 특히 밀라노에서는 미사글리아(미사리아 ''Misagria'') 가문과 네그롤리 가문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맞이하여, 1395년에는 토마소 미사글리아가 기사 서임을 받기에 이르렀다.

4. 일본

5. 르네상스 시대

독일에서 막시밀리안 갑옷(Maximillian Armour)이라고 부르는 16세기 초의 갑옷은 꼼꼼하게 요철이 있는 형태였다. 이는 장식적인 요소와 방어력을 겸비했다. 일부 산성 부식을 이용한 장식이 된, 그리고 이후의 화려한 갑옷들에 비해 꾸미지 않은 15세기의 백색 갑옷 사이에 위치한 갑주이다. 그 형상은 이탈리아 양식의 영향을 받았다. 이 부류는 샐릿과 바르부트를 사용하였던 15세기와는 대조적으로 폐쇄형 투구(Armet, Closed Helmet)를 사용하고 있다. 16세기 초에 이르러, 투구와 목 가리개(Gorget)의 설계는 뉘른베르크 갑옷의 형태로 바꾸어 생산되었다. 이것의 대부분은 기술과 설계의 걸작이었다.^[20]

화기가 더 발전하고 전장에서 더 흔해지면서, 전신갑주의 유용성은 점차 줄어들었다. 완전한 한 벌의 갑옷은 마상 창 시합을 용도로 한정 생산되었지만, 꾸준히 발전하였다. 훌륭한 갑옷의 장식은 이 시기에 굉장히 증가하는 추세였다. 당시의 모든 기술을 동원하였고, 비용을 더 늘리게 되었다. 정교하게 장식이 된 판금갑은 왕족과 부자들을 위한 것으로 생산되었다.^[21]

고도로 장식된 갑옷은 간혹 가두 행진을 위한 갑옷으로 불린다. 이런 갑옷은 종종 군사 활동에서 사용되었다고 잘못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야전용 갑옷(Field Armour)역시 이러한, 혹은 이에 준하는 장식이 있던 것으로 보아, 장식이 된 것이 반드시 가두 행진을 위한 갑옷이라고 할 수는 없다. 프랑스 앙리 2세를 위한 1555년의 강철 판금갑은 그을림(Blueing), 은도금(Silvering), 금도금(Gilding) 등으로 세심하게 장식되었다.^[50]

이는 예술가들과 함께 갑주장이들에게 상당한 노력을 요구하거나, 그들만의 예술적인 기량을 요구하였다. 다른 대안으로는 종종 장식품이나 그림으로부터 설계를 착안하는 것이 있었다. 다니엘 호퍼는 갑옷의 금속판을 에칭을 통해 장식하는 훈련을 받았다. 한스 홀바인 영거와 필리포 네그롤리 등은 갑옷을 설계하는데 능통한 선구자였는데, 이들은 갑옷에 선명한 장식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유명한 제작자들이었다.

6. 근세

화기의 발달로 판금 갑옷의 효용성이 감소하면서, 17세기 말까지 흉갑기병, 런던 랍스터, 용기병, 데미랜서, 폴란드 후사르와 같은 기병들은 판금 갑옷을 착용했으나, 보병 갑옷은 1600년경 3/4 갑옷인 '사보이아르' 형태로 변화했다.

전신 판금 갑옷은 생산 비용이 비싸 사회 상류층에게만 제한되었고, 머스킷의 등장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감소한 후에도 18세기 귀족과 장군들은 의례용으로 호화롭게 장식된 갑옷을 착용했다.

강력한 화기의 발전은 갑옷을 쓸모없게 만들었고, 화기 위력과 가용성 증가, 대규모 국가 지원 보병 등장으로 인해 더 저렴하고 기동성이 뛰어난 병력을 위해 판금 갑옷의 부위가 점차 제거되었다. 다리 보호구는 가죽 부츠로 대체되었고, 18세기 초에는 원수, 지휘관, 왕족만이 전장에서 완전한 갑옷을 착용했는데, 이는 실용적 목적보다는 계급을 나타내는 상징에 가까웠다. 18세기 전반(후기 바로크 시대)에는 군주들이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었지만, 이 전통조차 사라졌다. 1739년 프리드리히 2세 초상화에는 갑옷을 입은 모습이 나타나지만, 7년 전쟁 (1760년경) 지휘관 모습을 그린 후기 그림에서는 갑옷을 입지 않았다.

7. 근대

19세기 중반, 미국 남북 전쟁에서 방탄복 개념이 등장했다. 양측은 유산탄을 막기 위해 실험했으나, 브루스터 보디 쉴드 같은 자체 탄도 갑옷은 널리 생산되지 않았다.^[52] 흉갑은 제1차 세계 대전 초기까지 일부 기병들이 착용했다. 프랑스 장군 아드리안은 가벼운 복부 보호대를 제공했고,^[52] 많은 영국 장교들은 효과적인 방어구가 있다면 사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인식했다.^[53]

제1차 세계 대전 동안 양측은 파편 갑옷을 실험했고, 일부 병사들은 자체 탄도 갑옷을 사용했지만 널리 생산되지는 않았다. 나폴레옹 전쟁 동안 독일, 영국, 프랑스 제국이 사용한 중기병 갑옷(흉갑)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처음 몇 달 동안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는데, 프랑스 흉갑기병들은 파리 외곽에서 갑옷을 입고 적을 맞이하러 갔다. 흉갑은 후기 중세 시대에서 유래한 판금 갑옷 전통의 마지막 단계이다. 한편, 파편과 초기 형태의 방탄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임시 강철 갑옷이 19세기 중반부터 현재까지 개발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강철판은 곧 인조섬유 조끼로 대체되었고, 1950년대에는 탄화 붕소, 탄화 규소, 산화 알루미늄 등으로 제작된 것이 베트남 전쟁에서 저공비행 항공기 승무원들이 착용했다.^[55][56] 1971년, 인조섬유 케블라가 소개된 후, 대부분 방탄복은 케블라를 주 재료로 사용하며, 둔상 방지를 위해 세라믹, 강철, 티타늄(타이타늄), 인조 재질 방탄판이 사용되기도 한다.

8. 현대

현대에는 방탄복이 판금 갑옷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며, 군인, 경찰 등 특수 직업군에서 주로 사용된다. 방탄복은 총탄, 파편 등으로부터 착용자를 보호하며, 소재와 기술의 발전에 따라 방호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강철 판은 인조섬유로 만든 조끼로 대체되었고, 1950년대에는 탄화 붕소, 탄화 규소, 산화 알루미늄 등으로 제작된 방탄판이 사용되었다. 이러한 방탄판은 베트남 전쟁에서 저공비행을 하는 항공기 조종사들이 착용하였다.^[55][56] 1971년에는 인조섬유인 케블라가 소개되었고, 이후 대부분의 방탄 조끼는 케블라를 주된 재료로 사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충격 흡수와 둔상으로부터 착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세라믹, 강철, 티타늄(타이타늄), 인조 재질로 만들어진 방탄판이 여전히 사용되었다.

과거 판금 갑옷이 전신 장갑을 통해 인체의 방어력을 높이려 한 것처럼, 현대의 방탄 기술도 발전과 함께 무기의 발전을 촉진시키며, 창과 방패의 경쟁은 현대에도 병기와 장갑의 관계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의 방탄복은 포탄 파편이나 권총탄을 막는 수준에서, 소총용 철갑탄(AP탄)까지 막을 수 있는 고성능 제품까지 실용화되었다. 고성능 제품은 세라믹 플레이트나 금속 플레이트를 병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플레이트 아머와는 별개로 발전하여, 성능 향상에 따른 대형화와 경량화 사이에서 발전해왔다. 현대에도 저성능 방탄복은 유연하고 가벼우며, 급소 부위를 중점적으로 방어하는 형식이 주류이다.

전신을 덮는 타입의 갑옷은 현재 실용성을 잃었지만, 방폭복과 같이 전신을 방어하는 장비도 존재한다. 방폭복은 플레이트 아머보다 훨씬 무거워 총 중량이 60kg을 넘지만, 전투용이 아닌 작업용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편, 파워드 슈트와 같은 아이디어도 있으며, 미국 육군에서 군사용으로 진지하게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2010년대 현재, 아직 연구 단계를 벗어나지 못함).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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