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

2. 사적

기원전 196년, 진희가 반란을 일으키자 노관은 고조와 협력하여 진희를 협공했다. 이때 진희와 노관은 각각 흉노에 자기 편을 들어주도록 청했다. 노관의 사신 장승은 흉노에 망명한 옛 연왕 장도의 신하들에게 한나라를 위급하게 해 연나라를 안정시키라는 권유를 받고, 도리어 흉노에게 진희를 편들게 했다.^[11] 노관은 장승이 흉노와 짜고 반란한 줄 알고 장승을 주멸하도록 상주했으나, 장승의 말을 듣고 오히려 이를 옳다고 여겨 흉노와 사신을 교환하고 진희에게도 범제(范齊)를 보내 은밀히 손을 잡았다.

기원전 195년, 진희의 장수가 투항해 노관이 진희와 내통하고 있음을 알리자 고조는 노관을 소환했으나, 노관은 병을 핑계로 나아가지 않았다. 당시 고조는 병들어 고황후가 정치하며 성이 다른 제후왕(한신, 팽월, 경포 등)들을 주멸하고 있었으므로, 노관은 이를 두려워했다.^[11] 고조가 노관에게 보낸 심이기와 흉노에서 투항한 사람들이 각각 노관의 계획을 전하자, 고조는 노관의 반역을 확신하고 분노하여 번쾌를 보내 연나라를 공격했다.

번쾌는 노관의 승상 저(抵)를 계남에서 격파했으나, 모함을 받아 중도에 소환되고^[12] 주발이 번쾌를 대신하여 노관을 공격했다. 주발은 노관의 백관들을 사로잡고 여러 차례 노관의 군사를 격파했으며 장성까지 이르렀다. 노관은 사람들과 함께 성 아래로 나와 고조가 쾌차하면 투항하겠다고 했으나, 고조는 병이 낫지 못하고 4월에 죽어 혜제가 뒤를 이었다. 결국 노관은 흉노에 투항했고, 묵돌은 노관을 동호의 노왕(盧王)으로 삼았으나, 노관은 한나라로 돌아올 생각을 품다가 1년여 후에 죽었다.^[11]

노관의 처자는 고황후 생전에 흉노에서 한나라로 도망쳤다. 고황후는 노관의 처자를 용서하려 했으나 병으로 사망했고, 노관의 아내도 병들어 죽었다. 경제 6년(기원전 144년), 노관의 손자 노타지는 흉노에서 동호왕을 지내다가 한에 항복하여 아곡후가 되었다.^[11] 한편, 노관이 흉노에 투항하자 연나라 사람 위만은 조선으로 망명했고, 이는 위만조선 건국의 기초가 되었다.^[14]

2. 1. 초기 생애와 유방과의 관계

2. 2. 한나라 건국과 연왕 즉위

2. 3. 진희의 난과 흉노와의 관계

2. 4. 유방의 의심과 흉노 망명

2. 5. 흉노에서의 생활과 죽음

2. 6. 한나라로 돌아온 가족들